국내여행/텃밭일기

감자를 심으며...

찰라777 2014. 3. 25. 07:00

 

아침에 일어나니 서리가 하얗게 내려있습니다.

이곳 연천은 5월 중순까지도 서리가 내리는 곳입니다.

그래서 봄에도 아침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때가 많습니다.

서리가 내리고 있음에도 봄은 말릴수 없나 봄니다.

울밑에는 꽃잔디를 비롯하여, 꽃다지, 냉이꽃 산수유 등이 무서리를 머금은 채 함초롬히 피어나 있습니다.

 

 

 

역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꽃들의 합창입니다.

꽃이 항상 피어 있다면 아름운 줄을 모르고 지내겠지요?

꽃은 지기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만약 꽃이 지지않고 항상 피어있다면 귀한줄도 아름다운 줄도 모르겠지요.

꽃들은 피어나서 시들기 때문에 더욱 애틋한 아름다움을 간작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 노란 생명처럼 피어나는 고운 산수유를 보세요~~

얼마나 고운 빛깔을 뽐내고 있는지...

그저 입맞춤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일어납니다.

그러나 저 아름다운 꽃도 시간이 지나면 이내 시들고 말겠이요.

그러기에 더욱 그리운 마음으로 꽃이 피어나기를 기다리게 됩니다.

 

 

 

 

 

 

냉이도 하얀 꽃을 쌀밥처럼 피어내고 있습니다.

냉이꽃을 보면 저절로 입에 침이 고인답니다.

뭐랄까요?

그 쌉스름하고 고소한 냉이국맛이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봄의 맛이 아니겠습니까?

 

 

 

 

마늘도 하얀서리를 머금고 힘차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봄꽃을 바라보며 오후엔 감자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엔 4월 1일날 심었는데

금년에는 일주일 당겨서 심기로 했습니다.

감자를 수확하고 나서 그 자리에 콩을 심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곡 남작이란 씨감자 10kg(2만원)를 사왔습니다.

내가 땅을 파고 퇴비를 주는 사이 아내는 감가즐 반으로 쪼개 심을 준비를 했습니다.

작년에 심은 남작 맛이 매우 좋았기에 금년에는 양을 배로 늘려서 심기로 했습니다.

 

 

 

 

 

 

대신 금년에는 땅콩과 완두콩을 심지않기로 했습니다.

땅콩을 심다보니 매년 너구리와 싸움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금년에는 농작물을 보다 단순화해서 가지수를 줄이기로 했습니다.

현관앞 텃밭에는 감자, 고구마, 당근 정도만 심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옆 텃밭에는 상치류, 야채, 수박, 참외, 고추, 오이 등을 심기로 했습니다.

농작물의 배치를 단둔화해서 잘 되는 것만 골라서 심기로 한 것입니다.

 

먼저 오전에 쇠스랑으로 땅을 파서 일구고 퇴비를 주는 작업을 했습니다.

다음에는 멀칭을 입혔습니다.

멀칭을 하지않을까 하다가 이곳은 5월까지 서리가 내리기 때문에 하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해땅물자연농장에서 자연농사 실습을 했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해땅물자연농장은 자연농사를 짓기위해 10여년간을 기다리며 토질을 변경시킨 땅입니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농사를 짓기에는 세월이 너무 지나간버린 것 같습니다.

앞으로 10년을 기다려 할텐데...

대신 화학비료와 농약을 살포를 하지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늦은 오후에 씨감자를 30cm 간격으로 파종을 했습니다.

미리 30cm 간격으로 씨감자를 배열해 놓고 그 다음에 15cm 정도의 구멍을 파서 감자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감자를 심는 작업은 오후 6시에야 끝났습니다.

하지가 되면 감자가 주렁주렁 달리기를 기대하며^^

 

 

 

 

 

감자밭을 산수유가 핀 사이로 바라보자니

기분이 매우 상쾌해 집니다.

비록 팔다리가 아프고 허리가 결리지만

마음만은 아주 상쾌합니다.

땀을려 일을 하고 석양노을을 바라보는 농부의 마음은 경건하기 그지없습니다.

 

자연의 신이시여!

님의 윤허로 마른 땅에 감자를 심었나이다.

내 온 정성을 들여 감자씨를 흙속에 심었습니다.

부디 많은 열매가 열려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보살펴 주소서

 

(2014.3.24 감자를 심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