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텃밭 30평 넘으면 노동이다?

찰라777 2015. 7. 9. 14:37

모처럼 시간을 내어 컴 앞에 앉아본다.

요즈음 한창 텃밭을 가꾸느라 여념이 없는데,

몇 년 전 지리산에 살 대에 어느 원예가를 맞난 적이 있는데

그는 미국에서 한국인 최초로 원예치료사 자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그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텃밭이 30평 이상이면 노동을 해야 합니다."

 

 

 

 

그의 이 말은 맞다.

이곳 연천으로 이사를 온 후 매년 텃밭을 한 평, 두 평 늘리다 보니 200평이 넘게 되었다.

나는 요즈음 200여평의 텃밭을 가꾸느라 정신이 없다.

아침 5시부터 일을 시작하여 아내가 아침 밥 먹으라고 부를 때까지 텃밭에 엎어 있다.

 

 

 

 

아침식사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오전 10시까지 다시 일을 한다.

비지땀을 흘리며 일을 하다가

샤워를 하고나면 점심 먹을 시간이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너무 곤하여 낮잠을 잠시 잔다.

그리고 4시 경 다시 텃밭에 나가

아내가 저녁밤 먹으라고 부를 때까지 다시 텃밭에 엎어져 있다.

 

 

 

 

해가 질 무렵 텃밭에서 나와 저녁을 먹고 잠시 마을을 30여 분 산책을 하고 지벵 돌아오면

9시 뉴스를 보기 전에 졸음이 와서 견딜 수가 없어져 곧 바로 골아 떨어진다.

적어도 봄부터 가을까지는 이런 생활이 계속된다.

그러니 컴퓨터 앞에 앉을 시간도 없다.

 

모든 일을 농기계의 도움이 없이 손과 발로 원시농사를 짓고 있으니

일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찰라야, 텃밭을 줄여라!"

 

그런데 웬걸, 텃밭은 자꾸만 늘어만 간다.

농사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나가는 과정이다.

결과물이 주는 기쁨은 말할 것도 없이 크지만

농사를 짓는 과정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씨를 뿌리고

이식을 하고

물을 주고

가꾸어서

드디어...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채소와 농작물을 바라보며 먹는 즐거움을 그 어디에 비기겠는가!

 

 

그러기에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백악관 잔디를 일부 갈아 엎고 텃밭을 6년 째 가꾸고 있다.

'Kitcken Garden'이라 명명한 미셸의 텃밭은 1,100평방피트(약 30평)이다.

 

 

 

 

그곳에 2백 달러를 들여 사들인 상추, 당근, 무, 감자, 완두콩, 토마토, 호박, 해바라기, 브러콜리 등

55종의 씨앗을 심어 무공해 영농방식으로 재배하고 있다.

해충은 살충제 대신 무당벌레 등 자연 천적을 이용해 없애고 있다.

 

 

 

 

그냥 바라만 보는 정원보다는 “먹을 수 있는 정원(Edible Garden)"이

집안에 가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작은 텃밭에서 농약을 치지 않고 유기농으로 손수 땀방울을 흘리며 지은 야채를 먹는 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나는 내 마음 속으로 내가 손수 가꾸는 정원을 <찰라의 텃밭>으로 명명했다. 

허지만,

백악관의 텃밭도 30평인데

찰라의 텃밭은 200평이 넘다니...

 이건 노동이 나이될 수 없다.

 

그러나 노동이라고 해도 좋다.

텃밭에 푹 빠져 있는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 지

해보지 않는 사람은 모를 것이다.

 

 

 

 

 

 

씨를 뿌리는 기쁨

쑥쑥 자라는 기쁨

매일 가꾸는 기쁨

노동을 하는 기쁨

샤워를 하는 기쁨

수확이 주는 기쁨

무공해 채소를 먹는 기쁨

이웃과 나누어 먹는 기쁨....

 

 

 

텃밭 농사의 기쁨은 많다,

그래서 찰라의 텃밭은 줄어 들지 않을 것 같다.

ㅋㅋㅋ ... 이도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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