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삼시세끼 믿반찬-고추장을 담다

찰라777 2015. 9. 14. 06:38

911일 금요일

 

고추장 담기

 

*고추장 레시피

 

고추 8근

물엿

엿기름가루

메주가루

매실엑기스

찹쌀죽

 

 

 

 

고추장을 담가 주기 위해 서울에서 오신 형수님과 함께 방앗간으로 찹쌀을 빻으러 갔다.

방앗간은 우리 집에서 10km 떨어진 진상리 방앗간에 가려면 임진교를 지나야 한다.

방앗간에는 고추를 빻으러 온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 집 고추는 구례 혜경이 엄마한테서 8근을 이미 주문을 하여 확보를 해 놓았다.

찹쌀을 빻고, 엿기름가루와 매주가루를 샀다.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와서 고추장에 담글 찹쌀죽을 쓰기 위해 야외 화덕에 불을 지폈다.

찹쌀과 엿기름가루, 메주가루를 넣고 장작불을 지피니 금방 김이 모락모락 난다.

죽이 끓기 시작하자 형수님께서 주걱으로 찹쌀죽을 휘저었다.

휘저으니 않으면 금방 눌어버리기 때문이다.

 

 

 

 

한참 찹쌀죽을 끓이고 있는데 병용아우가 P박사님과 함께 왔다. 반가웠다.

103일 날 함께 중국 황과수폭포에 가기로 했는데 가기 전에 미리 한 번 미팅을 하기 위해 왔다고 한다.

심리학을 전공한 P박사님은 아우에게도 여러 가지로 조언을 해주고 있는데 이번 여행에 합류하기로 한 것이다.

원래 아우부부와 함께 가려고 했는데 새로 시작한 <모퉁이>커피숍이 너무 바빠서 시간을 내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P박사님을 끌어드려 병용아우와 내가 한 방을 쓰고, 아내와 P박사가 한방을 쓰기로 한 것인데

여행을 떠나기 전에 서로 인사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모시고 왔다고 한다.

 

사실 여행을 워낙 좋아하는 아우가 룸메이트를 구하지 않으면 우리 부부와 함께 트리풀룸을 사용하려고 했다.

우리 부부는 배낭여행을 하면서 유스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수십 명과 함께 숙박을 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트리풀 룸을 쓰더라도 별 불편이 없다.

1인용 룸을 쓰면 하루에 12만원의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그런데 마침 P박사가 합류를 하여 해결이 된 것이다.  

 

마침 점심때가 되어 집에서 마련한 반찬으로 함께 식사를 했다.

모든 반찬이 손수 내 손으로 농사를 지은 것들이다.

상추쌈, 들깨잎장아치, 김치, 오이, 풋고추 등

거기에 매실주가 마침 담근지 100일이 되어 한잔씩 곁들였다.

 

P박사님은 처음에는 밥이 너무 많다고 절반을 덜어놓더니 반찬이 너무 맛이 있다며 덜어놓은 밥을 다 먹었다.

아우도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밥통에 가서 조금 더 덜어다 먹었다.

모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먹으니 마도 식욕이 더 났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커피 한잔을 하며 담소를 했다.

 

"형님, 저는 금가락지만 오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허허, 그래 그럼 자주 오시게나."

 

그는 금가락지에 머무는 동안 내내 싱글벙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사실 아우님 덕분에 나도 전원생활을 즐기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그가 언젠가는 이 집에서 전원생활을 하겠지만 그가 올 때까지 금가락지를 명가로 만들어 놓고 싶다.

사계절 꽃이 피고 새들이 노래를 하며 벌과 나비들이 춤을 추는 그런 자연미 넘치는 집을 만드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삼시세끼는 텃밭에서 지은 무공해 채소와 농산물로 지어먹고…….

 

 

 

아우는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곡우정 동산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P박사를 모시고 서울로 떠나갔다.

나는 아우에게 늘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아우의 품성이 너무나 티가 없고 언제나 다정다감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서로간의 관계에서 온다.

내 일생에 병용 아우를 만난 것은 큰 행운이다.

이는 그 무엇과도 바굴 수 없는 귀한 인연이다!

 

아우가 떠난 뒤 고추장 담는 일을 계속하였다.

찹쌀 죽에 물엿, 매실액기스를 첨가를 했다.

맛을 보니 기가 막히다.

 

 

▲완성된 고추장

 

 

▲항아리에 담아놓은 1년 동안 먹을 고추장

 

 

 

 

고추장을 완성을 하여 작은 항아리에 담았다.

1년 동안 삼시세끼에 먹을 고추장을 항아리에 담고 나니 부자가 부럽지 않다

아내 혼자서는 하기 힘든 고추장 담기를 돕기 위해 오신 형수님께 감사를 드린다.

 

 

 

▲남대문시장 서울식품에서 사온 물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