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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처럼 살아난 사람들, 눈물의 힐링캠프

찰라777 2016. 5. 2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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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병 주치의인 김재중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장-우측 두번째)와 심장이식환자회 모임인 <다시뛰는 심장으로> 회원들이 가야산 용기골 탐방로를 산책하고 있다. 이들은 1박 2일 동안 주치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치유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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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고맙소! 그리고 미안하오…."

지난 21일 오후 8시, 경북 성주군 포천파크에 모인 '다시 뛰는 심장으로'의 1박 2일 심장이식환자들의 힐링캠프. 우연히 '부부의 날'이기도 한 이날, 결혼 41주년을 맞이한 강정균(전남 완도 거주)씨 부부는 함께한 환우들이 축하 케이크에 촛불을 밝히고 축복의 노래를 부르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뜻밖에 환우들의 뜨거운 축하를 받고 감사의 말을 전하다가 아내와 함께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확장성심근병증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생사를 넘나들며 투병을 하다가 2014년 5월 4일 심장이식수술을 받고 극적으로 새로운 삶은 되찾은 강정균씨는 "내 생애에 이렇게 고마운 아내를 만난 것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아내의 정성스러운 간호와 뒷바라지가 없었다면 결코 오늘이 삶이 없었을 것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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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부부의 날>인 5월 21일 결혼 41주년을 맞이한 강정균 씨 부부. 뜻밖에 함게한 환우들의 축하를 받고, 아내의 정성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삶을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짓고 있다. 시한부 인생을 살아온 심장이식환자들은 모두 저마다 드라마처럼 기적 같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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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강씨의 아내는 생업전선을 동분서주 뛰면서도 완도에서 강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아산병원까지 일주일이 멀다하고 왕래하며 남편을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그 어떤 것보다도 아내의 정성 덕분에 건강을 되찾아 오늘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씨가 고백을 하며 눈물짓자 숙연해진 회원들도 모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비단 강씨뿐만이 아니다. 심장이식환자들의 투병생활을 들어보면 모두가 하나같이 기적과도 같은 극적인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심장이식은 고난도의 의술이 필요하기도하지만 시한부 인생이란 선고를 받고 남의 장기를 이식받기위해서 피를 말리는 인고의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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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1일 경북 성주에서 심장이식환우회 모임인 <다시뛰는 심장으로> 회원들이 모여 주치의와 함께 그 동안에 쌓인 정담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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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이나 간 등 다른 장기는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 일부를 떼어서 이식을 받을 수도 있지만, 사람에게 단 하나뿐인 심장은 뇌사 상태에 있는 사람의 심장을 통째로 이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한 사람의 생명이 죽어야만 이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은 장기이식등록을 한 후 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 생사를 넘나들면서 피를 말리는, 길고 험난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어떤 환자는 입원상태에서 6개월이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또 이식을 받은 후에도 감염과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조직검사를 받아야 하고, 두세 가지 정도의 면역 억제제와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는 등 병원을 왕래하면서 평생 동안 관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심장이식환자들은 이식수술에 거액의 수술비용이 필요하지만, 이식 후에 들어가는 경제적인 부담도 만만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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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들과 1문 1답을 나무고 있는 김재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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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생명을 얻은 이들은 동료 환우들을 대하는 태도 또한 각별하다. 이들은 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을 한 환자를 중심으로 환우회 모임을 결성해 카페나 밴드 등 SNS를 통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안부를 묻고 있다. 

이들이 만든 '밴드' 모임이름도 특이하다. '다시 뛰는 심장으로'라는 이름을 가진 밴드에는 현재 300명이 넘는  환우들이 가입해 매일 동병상련의 아픔과 정보를 나누고 있다. 물론 이 밴드에는 주치의도 가입돼 있다. 주치의와 환자는 SNS를 통해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온라인으로 실시간 애로사항을 주고받는다. 

또한 이들은 1년에 두 번 오프라인 모임도 갖고 있다. 오프라인 모임은 각지부별로 돌아가면서 봄, 가을 두 차례 열고 있다. 이번 모임은 경상지부 주최로 경북 성주에서 열렸는데,  전국에서 온 60여 명의 환우들이 주치의인 김재중(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장) 교수와 함께 1박 2일 동안 힐링캠프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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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이식환자들의 모임인 <다시뛰는 심장으로>회원들은 현재 302명이 밴드에 가입하여 SNS를 통하여 정보를 나누고 있으며, 매년 본 가을 두 차례 정기 오프라인모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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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외래에서는 짧은 시간에 주치의와 충분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 그러나 1박 2일 동안 환우들은 주치의와 함께 숙식을 함께하며 투병생활에 따르는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일대일 대화로 상세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  

지난 21일 오후 2시부터 시작한 이번 모임은 서로 안부를 묻는 자연스런 대화를 시작으로 오후 9시가 넘게 계속되었다. 건강한 사람들과는 나눌 수 없는 그들만의 아픔을 서로 이해하고 대화를 하다 보니 날이 새는 줄도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다음 날은 가야산으로 이동하여 '용기골 탐방로'를 산책하고 '가야산야생화식물원'을 관람했다. 물론 산책시간에도 주치의와 환자들은 계속 대화를 나눴다. 산책을 마친 이들은 인근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이별이 아쉬운 듯 서로 석별의 정을 나눴다. 

환자들은 주치의와 함께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치유가 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주치의와 함께한 1박 2일은 심장이식환자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이들이 1박 2일 동안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지 밴드에 올라온 글을 보면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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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별의 정을 나누고 있는 환자와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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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뵙겠습니다. 낮과 밤의 기온차이가 많은 날씨입니다. 바람막이 옷을 가져오시면 체온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보고픈 얼굴들, 양지바르고 시원한 계곡에서 하고픈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것도 먹고... 부푼 꿈에 혹 서두르지 마시고 찬찬이 오이소!"(부산 이정렬)

"살려주신 교수님과 다시 살아난 우리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한 시간들이 무엇보다 행복하고 값진 이틀이었습니다."(부산 장운규)

"먼길 마다하지 않고 참석해주신 회원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있어서 가슴 따뜻한 1박2일 이었습니다. 댁에 돌아가실 때까지 안전하게 가시고 다음에 만날 때까지 건강하길 기대합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전주 최태호-현 환우회 회장)

"사랑하는 회원 여러분.  편히 귀가하셨는지요? 행사 후 집으로 돌아와서도 집사람과 함께 밴드에 올려진 사진을 보면서 한참동안이나 행사 이야기 나누며 잠을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부산 류봉식)

"한결같으신 회원님들 만남은 늘 반갑고 즐겁습니다. 건강들 챙기는 거 잊지 마시고 담 모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길 바라 봅니다~~~"(전주 허미애)

"돌아서는데 가슴이 싸하다. 가을이면 또 보는데도 수고하고 욕보신 분들 무거운 맘 가볍게 해주신 교수님 고맙습니다. 따뜻한 회원님 마음 담아 두겠습니다."(구미 김현섭)

"약 5시간정도 운전하고 오느라 고생했지만 모두들 베풀어주신 은혜  감사드리고 저희 부부 결혼기념일 챙겨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더 고맙다는 인사드립니다."(완도 강정균)

"남의 심장을 기증받아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살고 있어 나도 죽은 후에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고 찾아갔더니 너무 늙어서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죽은 후에 내 시신을 기증하겠다고 서약을 하고 왔습니다."(대전 홍선표) 

"벌써 그리움으로 담그고 멋진 추억이 되네요~ 교수님 감사합니다."(청주 박상순)

"헤어지기 싫어질까봐 경상도 지부장님과 교수님께 인사만 드리고 왔어요~담에는 충청도에서 만나요~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한해순)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이하 운영진 여러분에게 감사 드립니다."(대구 김승현)

"경상지부장님 이하 좋은 일정의 1박 2일 수고 많으셨어요. 서울 팀은 이제 판교를 지나고 있습니다. 30분내 집에 도착 예정입니다."(김재중 교수) 

"기적 같은 행복이었어요. 그것도 교수님과 함께한…"(연천 찰라)

"우와~ ♡ 참석 못 해서 느므 아쉽습니다~ㅠㅠ."(이경희) 

"와~~ 완전 부럽~ 날짜가 겹쳐서 못 갔는데. 담 기회 있음 꼭 갈게요~~^^"(김영희)

"저도요..^^~다리 안 아프면 갈수있는데.."(이은주)

"가실 때 맞춰 저희가족도 꼭 갈께용~~^^"(최영화)


이들의 대화내용을 보면 아픔 속에서도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간절한 심정이 엿보인다. 또한 주치의와 함께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환우들과  만남을 얼마나 간절하게 갈구하고 있는지를 이해 할 수 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아픔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를 나누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간절한 마음이 우리가 찾는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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