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하와이 자유여행

버벅거리는 렌터카 운전, 그리고 호놀룰루의 첫날밤

찰라777 2016. 5. 31. 07:53

버벅되는 렌터카 운전, 그리고 호놀룰루의 첫날 밤



 

카우아이 리후에 공항에서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을 하니 오후 540분이다. 비행기로 30여분 거리다. 카우아이에 비하면 호놀룰루는 번화하다. 제주도에서 서울에 온 느낌이랄까? 우선 자동차를 렌트하는 것부터 번거롭다. 공항에 내려 셔틀버스를 타고 한 참을 가야 알라모 렌터카 회사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고가도로 밑을 기어가 도착한 알라모 렌터카 센터에서 카우아이에서 렌터를 했던 똑 같은 쉐보레 임팔라를 렌트를 했다. 며칠운전을 했으니 운전을 하기에 익숙한 같은 차종을 고르는 것이 좋을 것 같어였다.

 

렌트를 하고나니 곧 날이 어두워졌다. 공항에서 와이키키 해변에 있는 와이키키 비치사이드 호스텔까지는 거리가 꽤 멀다. 다운타운을 가로질러 다이아몬드 해드가 가까운 거리까지 가야 한다. 더구나 한국말을 하는 내비게이션이 제대로 길을 안내해 주지 못해 애를 먹어야 했다. 하와이의 내비게이션 아가씨는 한국의 아가씨들처럼 그리 친절하지가 않다. "좌회전", "우회전" "목적지 도착" 등 끝말은 잘라먹고 모두가 반말을 한다. 그것도 핸들 액션을 취해야 하는 시기보다 말의 속도가 늦어 방향을 놓치기 쉽상이다. 이거야 정말, 충청도가 고향인 아가씨인가? 그러다보니 방향이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어 한 참을 헤맨 뒤에 겨우 숙소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몇 번 위험한 경우도 있었다. 호놀룰루는 하와이 파이브 오(Hawaii Five-O)란 드라마에서 익히 보았던 거리다. 카우아이와는 달리 자동차도 씽씽 달리고 부자 소리도 요란하다. 내가 길이 서툴러 좀 천천히 가며 버벅거렸더니 뒤에서 빵빵 소리를 지르며 요란하다.

 

그런데 하와이의 교통법규중에 좌회전을 하는 것이 가장 헷갈렸다. 비보호 좌회전을 한 곳이 많은데 건널목에 파란 신호등이 떨어졌어도 건너는 사람이 없으면 좌회전 화살표가 있으면 좌회전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건널목 신호등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뒤에서 빵빵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리고 건널목 신호등이 끝나면 직진신호등으로 바뀌어 좌회전을 할 수가 없었다. 몇 번을 시행착오를 한 끝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와이키키 비치사이드 호스텔은 호놀룰루 동물원 근처에 있다. 골목길을 더듬거리며 겨우 찾아갔는데 추자공간이 없으니 동물원으로 가서 주차를 하라고 했다. 예약을 할 때는 분명이 주차를 할 수 있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이 하와이에서 슈퍼볼 게임을 하는 날이라 만원이라는 것. 문제는 동물원 주차장에 가서도 만원이어서 주차를 할 수 없었다. 호놀룰루는 도착 한 날 주차부터가 애를 먹였다.


아내와 영이는 먼저 숙소로 들어가고 경이와 나는 동물원으로 가서 주차 공간을 찾다가 결국 찾지 못하고 호스텔로 다시 돌아왔다. 호스텔 프런트에 가서 다른 유료 주차장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동물원 근처 길가에 무료주차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다시 가보라고 했다. 나는 홀로 주차 공간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길가 주차장도 만원이었다. 길거리를 헤매다가 혹시나 하고 다시 동물원 주차장으로 가보았더니 웬걸 차 한 대가 내 앞에서 빠져 나갔다. 나는 웬 떡이냐 하고 그곳에 재빨리 주차를 하였다.

무려 2시간 이상을 헤매다가 겨우 추차를 하고 나는 속으로 야호! 하고 쾌재를 불렀다. 고생은 했지만 무수히 주차를 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나를 기쁘게 한 것이다. 사람은 생각하기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다. 내가 계속 화를 내고 성질을 부렸다면 나만 손해가 아닌가? 행복은 위급하고 어려운 상황에도 찾아오는 것이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운좋게 주차를 하고나서 주차요금 박스에 주차요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 방법을 몰라 쩔쩔매고 있는데, 어떤 동양인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지나가다가 다가오더니 친절하게 사용방법을 알려주었다. 주차요금은 1시간당 1달러다. 내일 아침까지 주차를 하려면 적어도 10달러 이상은 세이브를 시켜야 한다. 돈 먹는 박스는 잔돈을 토해내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다. 마침 잔돈이 없다고 했더니 신용카드로 지불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서 일단 주차요금은 지불을 할 수가 있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동물원에 운 좋게 주차를 하고 나는 걸어서 호스텔로 갔다. 그리고 프런트에 가서 다소 거칠게 항의를 하였다. 밤이라 그런지 나이가 50대를 듬직한 털보가 프런트를 지키고 있었다.

 

이보세요. 인터넷에 공지는 분명히 주차를 할 수 있다고 광고를 해 놓고 이렇게 게스트를 애를 먹이면 되겠느냐. 이건 말이 아니다. 내일은 호스텔 주차장에 주차를 해 주시요.”

 

미안합니다. 가능한 한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가능한 한이 아이라 꼭 그렇게 해주시오. 내일은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에 갔다가 늦게 돌아온단 말이오, 밤늦게 주차장을 찾아 헤맬 수는 없어요.”

 

호놀룰루의 첫날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그래도 우리는 네 가족이 함께 잘 수 있는 침대를 확보했다. 룸에는 콘도 식으로 취사를 할 수 있는 간이 부엌이 딸려있었다. 호스텔에 짐을 풀고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저녁 식사를 했다. 그리고 와이키키 해변을 거닐었다. 거리는 내일 슈퍼볼 게임을 해서인지 인파로 넘쳐흘렀다. 해변에서는 슈퍼볼 전야제까지 하고 있었다. 경찰들이 여기저기 쫙 갈려 있었다. 슈퍼볼이 그렇게도 대단하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