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보름만에 돌아온 금가락지
요즈음 아내가 감기에 걸려 주로 남양주 아파트에 머물고 있는데
나홀로 화초에 물주러 간다니 부득부득 따라 나서네.
늦은 오후에 금가락지에 도착하니 해가 저물고
목마른 화초에 작은 조로로 물을 천천히 적셔 준다.
화초들이 춤을 추며 생기를 찾는다.
나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물을 주다보니
무려 3시간이나 걸린다.
겨울 화초에 물을 주는 것은
월동 수행중 가장 정신을 집중하는 고도의 수행이다.
지칫 잘못하면 물이 바닥으로 흘러내리기 쉽상이고
너무 많이 주어서도 안 된다.
흙이 적실 정도만 팽팽하게 주어야 한다.
하잘 것이 없이 보이는 난도 나와 함께 20년을 동거 동락을 했다.
가끔식 꽃을 피우며 향기를 선사하는 난이다.
아내는 그동안 부엌에서 냉장고 정리를 했다.
저녁 늦게 일이 끝나 잠자리에 들려고 하니
갑자기 아내가 한기를 느끼며 온 몸을 떨며 정신을 잃는다.
밤 12시
타이레놀 두알 복용시키고
서울로 차를 몰았다.
새벽 2시
남양주에 도착을 하니 아내가 정신이 든다.
명원 응급실로 가려고 하다가 아침까지 상태를 살펴보기로 했다.
다행이 열도 내리고 점점 컨디션을 되 찾았다.
20일 날 아산병원 외래가 잡혀 있어 갔더니 다행히 별일이 없다.
아내를 보는 시선이 늘 아슬아슬하고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다.
폐렴으로 한달간 입원을 했다가 퇴원을 한지 일주일도 채 지자가지 않았지 않는가.
그래도 근근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내가 고맙다.
"여보, 다음엔 연천에 오지 날아요. 나홀로 갈테니..."
"밥은 누가 해주고요?"
"밥 걱정 하들들 말아요. 혼자 사는 법을 터득해 놓았으니..."
정말 추운 겨울에는 홀로 연천에 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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