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코파카바나 해변-인생은 설탕덩어리

찰라777 2007. 10. 15. 10:55

"인생은 설탕덩어리"

 

 코파카바나 해변-카니발의 아침

 

 

 

 

 

 

"어디로 뫼실깝쇼?"

"팡데아수카르."

"팡데아수카르. 라이프 이즈 슈가로프(인생은 설탕덩어리 같은 것)."

 

 

'인생은 설탕덩어리'라니.... 그는 무슨 시를 읊는 듯하다. 택시운전수가 씩 웃으며 백미러로 우리들을 쳐다보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그는 아주 낙천적인 모습이다.  팡데아수카르를 오르는 케이블 카 정류장에 우리를 내려준다. 택시 정류장 옆에는 마치 우주처럼 생긴 공중전화 박스가 놓여있다.

 

 

"엔조이 유어셀프!"

 

 

손을 흔들며 사라지는 그의 모습이 매우 여유가 있어 보인다. 이른 아침. 케이블카를 타고 팡데아수카르(Sugar Loaf)에 오른다. 바다위에 툭 튀어 오른 바위가 마치 '설탕덩어리'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007문레이커'의 촬영이지기도 한 곳. 그러나 내가 바라보는 슈가로프는 타원형의 럭비공을 연상케 한다. 서울 북한산의 인수봉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슈가로프 아래로 하얀 설탕 같은 해변이 끝 간 데 없이 이어진다. 고급 리조트 들이 발아래 호화롭게 들어 서 있다. 해변에는 순도 높은 태양빛을 튕기며 구릿빛 비키니 차림의 여인들이 바다를 향해 달려간다.

 

 

"인생은 설탕 덩어리…"

 

 

다시 그 운전수의 말이 바람결에 흘러간다. 슈가로프 정상에 서서 리우시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가 말한 의미를 알 것도 같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설탕덩어리처럼 살아가는 카리오카들의 삶을 이해할 것도 같다.

 

 

 

 아침,

내게 다가온 행복한 하루의

너무나 아름다운 아침.

 

 

태양과 하늘은 높이 솟아올라

온갖 색채로 빛났네.

그리고 꿈이 내 마음으로 돌아왔네.

이 행복한 하루가 끝나면

어떤 날이 올지 몰라.

 

우리들의 아침에 너무나 아름다운 끝.

카니발의 아침.

기쁨이 되돌아와

내 마음은 노래하네.

너무나 행복한 이 사랑의 아침

 

 

-카니발의 아침 Morning Of The Carnival중에서-

 

 

영화 '카니발의 아침'이란 보사노바 가사는 카리오카들의 삶을 잘 대변해 주고 있는 듯하다. '이 행복한 하루가 끝나면 어떤 날이 올지 몰라. 우리들의 아침에 너무나 아름다운 끝. 카니발의 아침….' 마치 시를 읊조리듯 부르는 Elizeth Cardoso의 노래는 마치 설탕처럼 달콤하게 들린다.

 

 

 

털릴 것이 없는 자유

 

슈가로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코파카바나 해변으로 걸어간다. 다양한 인종,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흰 설탕 같은 해변의 모래사장에 누워 있다. 해는 이미 머리위로 올라가 눈부시게 내리쪼이고 있다.

 

 

터질듯 탄탄한 몸매, 실오라기 같은 비키니, 손바닥만 한 천 조각으로 아슬아슬하게 요소를 가린 여인들이 하얀 설탕 같은 모래사장에 누워 몸을 좌우로 천천히 돌리면서 생선을 굽듯 살갗을 그을리고 있다.

 

 

그러다가 그녀들은 천천히 일어나 부서지는 파도 속으로 뛰어든다. 하얀 모래가 온 몸에 묻어 있는 그녀들의 몸뚱이는 마치 하얀 설탕덩어리처럼 보인다.

 

"인생은 설탕 덩어리...."

 

그들은 운전수가 말한것 처럼 몸짓으로 그렇게 표현을 하고 있는 듯하다. 맨발로 모래사장을 걸어가는 나는 뭔가에 단단히 홀린 듯 한 느낌이다. 뭔가에…. 가늘디가는 하얀 설탕 모래가 발가락을 간질이며 빠져 나간다. 해변의 물은 차지 않다.

 

 

몸이 나른해지고 어딘가 눕고만 싶다. 아마 나를 간질이고 나른하게 만드는 건 모래가 아니라 폭죽처럼 곧 터질 것만 같은 저 여인네들의 관능적인 몸매일 게다. 그래 눕자. 모래사장에 벌렁 누워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권총강도들이 설치는 리우의 해변에서 '털릴 것이 없는 자유'를 나는 만끽하고 있다. 이미 리마에서 도둑을 맡고, 라파스에서 강도를 만나 주머니를 털린 나는 더 이상 털릴 것도, 털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가난한 카리카오들처럼 내 주머니에는 고작 몇 십 달러의 지폐가 들어 있을 뿐이다.

 

 

'카니발의 아침. 기쁨이 되돌아와 내 마음은 노래하네. 너무나 행복한 이 사랑의 아침…'

 

오늘은 그렇게 보내는 거다.

 

 

"인생은 설탕 덩어리…."

 

 

다시 운전수의 말이 귓전을 때리며 지나간다. 인생은 설탕덩어리…….

해변엔 어느 시인의 동상이 외롭게 벤치에 앉아 있다. 마침 그곳에 앉아 있는 카리오카 가족. 소녀의 모습이 너무 앙증맞고 귀엽다. 몇 백년을 지나오며 피를 섞이고 섞여온 혼혈의 소녀. 저 소녀도 머지않아 아름다운 설탕덩어리가 되겠지.... 인생은 설탕 덩어리...

 

 

 

 

 

 

 

 

 

 

 

 

 

 

 

 

 

 

 

 

 

 

 

 

 

 

 



 


 Manha De Carnaval(Morning Of The Carniv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