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마르타와 미히노아 모녀

찰라777 2008. 1. 13. 08:04
 

웃음이 가득 넘치는 집

마르타와 미히노아 모녀

 

 

 

마르타의 딸 미히노아는 하루 종일 웃는 소녀였다. 우리들을 보기만 하면 미히노아는 까르르 까르르 소리를 내며 웃었다. 건강한 웃음, 티 없는 웃음, 재롱 넘치는 웃음, 행복한 웃음… 검게 탄 얼굴이었지만 아이는 너무도 귀엽고 순진무구했다. 순진무구란 이런 아이를 두고 한 말일 게다.


언제나 웃음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마르타도 로저도 우리와 마주치면 그저 씩 웃었다. 웃음이 가득찬 바닷가의 오막살이 집 한 채, 행복이 가득찬 집.... 그들은 가난했지만 언제나 웃음이 넘쳐 흘렀고, 행복의 파도가 넘실거렸다. 어찌나 웃어대던지 바람소리도 파도소리도 때론 웃음소리로 들릴 지경이었다.


마르타가 헬멧을 쓰고 완전무장을 한 차림으로 모터사이클을 탔다. 시장을 보러 간다는 것. 모터사이클을 탄 그녀는 전혀 다른사람처럼 보였다. 검정 바지에 하얀 헬멧을 쓴 마르타. 그러나 표정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와우, 언더우먼!"


아내가 그런 마르타를 보고 외치자 그녀는 그저 씩 웃기만 했다. 그녀는 외출을 할 때면 늘 모터사이클을 타고 나갔다. 마르타네 집 한구석에는 자전거가 한대 넘어진 채로 누워있는데, 녹이 쓸어 거의 탈 수 없는 상태였다. 아마 전에는 이 자전거가 마르타네 교통수단이었을 것이다.

 

 

 

마르타네 집 앞으로 난 좁은 도로에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이 부릉거리며 기름냄새를 풍긴면서 달려가곤했다. 이곳 이스터 섬에도 문명의 이기가 점점 편리하게 다가오고 있지만 그만큼 오염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저 순진한 라파누이도 머지않아 자동차를 구입하겠지. 미히노아가 마르타의 모터사이클 뒤에 타며 까르르 웃었다.


"올라, 올라(안녕, 안녕)"


미히노아는 계속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모터사이클은 하얀 연기를 품으며 사라져갔다. 누렁이가 힘껏 달리며 모터사이클 뒤를 따라 나섰다. 행복한 풍경이다. 웃음이 사라진 자리에는 파도소리가 이어졌고, 드디어 태양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으며 붉은 물감을 바다에 풀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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