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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을 훈훈하게 달군 사랑의 음악회

찰라777 2009. 12. 1. 11:11

세밑을 훈훈하게 달군 바리톤 김동규의 노래

 

벌써 12월,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2009년 마지막 달이다. 오늘부터 전국의 거리에서는 구세군의 자선냄비소리가 울려 퍼지고 각 자선단체에서 개최하는 불우이웃돕기 행사가 연달아 열릴 것이다.

 

 

이상기온 현상으로 날씨는 그다지 춥지 않은데, 사람들의 모습이 춥게 보이는 것은 왜일까? 세계적인 경제 불황여파로 사람들의 마음이 움츠러들어 체감온도는 더욱 춥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사랑의 음악회가 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사단법인 루푸스를 이기는 사람들 협회(이사장 이경훈, http://www.luisa.or.kr, 이하 루이사)에서는 지난 11월 28일 하얏트 호텔 그랜드 볼륨에서 '여성가장 루푸스 환우 돕기'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개최했다.

 

이 날 자선음악회에는 불황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었다. 조순 전 부총리 부부와 정운찬 국무총리 부인 최선주 여사의 모습도 보였다. 음악회가 시작될 즈음에는 사회각계 각층의 인사들 600여명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올해로 11번째 맞이하는 루이사 자선음악회에는 10년 넘게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참석을 한 사람들도 상당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작년에는 불황으로 한 해를 걸렀는데, 이처럼 경제상황이 어려운 시기에도 시간을 내어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정미홍(루이사 상임이사, 사진)씨는 객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에게 감동되어 눈시울을 붉히며 인사말을 잇지 못했다.

 

정미홍씨는 KBS방송국 앵커시절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갑자기 루푸스라는 병이 발병하여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난 루푸스 환자이다. 루푸스는 자신의 면역체계가 몸에 이로운 세포도 파괴를 하여 안면 홍반 등 여러 가지 증상을 유발시키는데, 11가지 증상 중에서 4가지 이상이 되어야 루푸스로 진단을 내리는 까다로운 병이다.

 

더욱이 이 증상이 모두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어서 루푸스로 진단을 받기까지 환자들은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고통을 당하게 된다. 정미홍씨는 병명도 모른 채 고통을 받는 루푸스환자들을 위해 1997년에 루이사란 단체를 발족시키고, 환자 상담, 교육, 지원 등을 통해 루푸스 환자들을 돕고 있다. 우리나라의 루푸스 환자는 약15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이중 약 90%가 여성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방송인 김승현 씨가 사회를 맡아, 1부는 후원사들이 기증한 각종 물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매 행사가 진행되었다. 경매물품은 시중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시작되었으나 어떤 물품은 시중가격을 30~40% 웃도는 가격에 낙찰되기도 하여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참여자들의 뜨거운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바리톤 김동규 교수와 챔버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클래식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김동규 교수는 루이사 자선음악회에 이번이 3번째 출연이다.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에 인터뷰에서 그는 "루푸스 환자를 위해 내년에는 내 콧수염도 경매에 붙여야 할 것 같다"라고 조크를 해 관중들을 웃겼다. 과연 김동규 교수의 트레드 마크인 콧수염을 경매에 붙인다면 얼마에 낙찰될까?

 

바리톤 김동규 교수는 1989년 이태리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입학, 1991년 베르디 국제성악 콩쿠르에서 1위로 입상하는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진 실력파 성악가이다. "무정한 마음(Coren' grato)"으로 첫 곡을 시원하게 부른 김동규 교수는 중간 중간 유머와 곡을 해설하며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음악회를 이끌어 갔다.

 

이 날 음악회에는 소프라노 한예진이 김동규 교수와 함께한 오페레타 메리위도우 중 "입술은 침묵하고(Lippen Schweigen)", 오보이스트 이미성의 "미션", 탤런트 강석우의 "오 대니보이" 색소폰 연주 등 특별 출연이 있었는데, 김동규 교수의 유머와 함께 관중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특히 방송촬영중에도 잠시 짬을 내어 출연을 한 강석우의 색소폰 연주는 관중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김동규 교수와 팝페라 손준호가 함께 부른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관중들을 매료시키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꺼야" 그의 노래처럼 이렇게 훈훈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한 세상은 따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