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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행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광화문

찰라777 2009. 12. 8. 11:42

 

누구를 위한 광화문인가? 

 

▲세종대왕 동상 뒤에 괴물처럼 설치된 높이 34미터, 길이 100의 스노보드 점프대

 

 

도대체 저게 뭘까? 세종대왕님 뒤에 웬 괴물이?  

지나가는 사람마다 스노보드 점프대를 보고  저마다 의아해 하며 한마디씩 한다. 높이 34m, 길이 100m의 스노보드 점프대가 거대한 괴물처럼 북한산을 가리고 있다. 스노보드 대회를 꼭 서울의 심장인 광화문에서 치러야 할까? 

 

지금 광화문엔 스노보드 점프대에 눈을 뿌리는 공사를 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아름다운 '플라워 카펫'을 걷어낸 자리에 7억 여원을 들여 점프대를 설치하고 있단다. 그리고 이곳에서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대회 등 각종 겨울축제 행사를 11일과 13일 사이에 열린다고 한다. 또한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오는 11일부터 내년 2월 15일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정도 600년의 고도 경복궁 앞에 기상천외의 놀이시설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당초 조선왕조 역사성 회복이라는 설립취지와는 무관한 행사들이 아닐까? 역사성 회복을 위해 조선총독부였던 구 중앙청 청사를 철거하고, 북한산을 가린다는 이유로 100여년 된 아름드리 은행나무마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광화문은 삭막하기 그지없다. 

 

광화문은 남대문, 세종로, 경복궁, 청화대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심장이다. 이 길은 민족의 혼이 깃든 역사의 길로 정숙하고 조용해야 한다. 그 중요한 자리에 저렇게 요란한 전시효과성 놀이시설을 꼭 설치해야만 하는지 보통사람들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행사도 좋지만 정숙해야할 대한민국의 심장부에 저런 놀이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하며, 의식이 있는 시민들은 괴물 같은 점프대를 바라보며 혀를 끌끌 차면서 지나간다.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서 있었던 광화문광장에 흉물스런 스노보드 점프대가 들어서며 아름다운 북한산의 경관을 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