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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사성암]단애의 암벽에 매달려 있는 사성암

찰라777 2010. 4. 5. 08:22

단애의 절벽에 매달려 있는 사성암

 

  

 ▲절벽에 매달려 있는 것 같은 사성암. 원효, 의상, 도선, 진각 명의 도인이 이곳에서 도를 닦았다고 하여 사성암이라고 한다.

 

 

 

섬진강 하면 아련한 그리움이 배어 오른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낳은 수려한 자연경관! 봄이 오는 길목에서부터 피어난 동백과 매화, 산수유, 화사한 벚꽃, 진달래와 철쭉, 여름의 짙은 신록과 가을의 불타는 만산홍엽, 순백의 하얀 눈꽃……

 

그래서 섬진강과 지리산 자락엔 고금을 통하여 명산대찰과 도를 구하려는 구도자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명산대찰 중에서도 여기, 천애의 절벽에 매달린 듯 자리하고 있는 사성암은 과연 道를 수도하기에 압권인 명당자리처럼 보인다.

 

사성암은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 오산(531m) 꼭대기 절벽에 매미처럼 붙어 있다. 연기조사가 창건 한 것으로 전해지는 사성암(四聖庵)은 원효대사, 도선국사, 의상대사, 진각국사 등 네명의 성인이 수도를 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섬진강 변 사성암 입구에 도착하니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전에는 자동차로 올라갔었는데, 지형이 워낙 가파르다 보니 사고가 속출하여 작년부터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곡예를 하듯 급경사를 오르면 사성암의 턱밑에 도달한다. 주차장 입구에서 10여분 정도 올라가면 바로 사성암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위절벽 사이로 기둥을 덧대어 암자가 절묘하게 박혀 있다. 단애의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붙어있는 약사전과 대웅전이 산과 하나인 것처럼 배치되어 있다.

 

저만치 섬진강이 휘돌아 굽이쳐 흐르고, 강 너머로는 지리산이 품은 들녘과 구례읍 시가지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구례읍에서 약 2km 떨어진 문척면 죽마리 오산(傲山)에 오만하게 우뚝 서 있는 사성암은 544년 (성왕 22년) 연기조사가 처음 건립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원효와 의상, 도선, 진각 등 4명의 성인이 수도하였다고 하여 원래 오산암이었던 암자가 사성암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구례를 삼대삼미(三大三美)의 땅으로 소개하는데, 이는 섬진강과 지리산, 너른 들판을 말한다. 사성암은 그 삼대삼미를 제대로 조망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리다. 사성암 주위의 기암괴석은 워낙 수려해 예부터 <오산 12대>라 불렀다. 사람이 쉬어가는 평평한 <쉬얼대>, 거센 바람이 불어대는 <풍월대>, 화엄사를 향해 절하는 <배석대>, 향을 피우는 <향로대>, 진각 혜심이 참선을 했다는 <좌선대>와 <우선대>, 석양을 감상하는 <낙조대>,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 <병풍대>, 선녀가 비단을 짰다는 <신선대>, 하늘을 향해 있는 <앙천대>, 연기조사가 마애불로 화했다는 <관음대>가 그것이다.

 

<신중도국여지승람>의 기록에 의하면 "산마루 바위 하나가 있고, 바위에 빈틈이 있어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고 하였는데, 산신각 옆에 있는 <도선굴>이 그것이다. 도선국사가 이 굴에서 수행을 하여 천하의 지리를 간파하였다고 전해진다.

 

거대한 기둥으로 받쳐 단애의 암벽에 걸쳐진 듯 세워진 약사전에는 천연 바위에 암각 된 약사여래불이 모셔져 있다. 원효대사가 선정에 든 상태에서 손톱으로 새겼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약사여래불은 중생의 병을 치료한다고 한다.

 

약사전을 내려와 다시 108계단을 헐떡이며 고바위에 오르면 사성암이 나온다. 단애의 절벽에서 섬진강을 내려다보면 오금이 저리며 십년 묵은 체증이 확 씻어 내려간 듯 시원해진다. 사방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해의 경승지다. <봉성지(鳳城誌)>에는 " 그 바위의 형상이 빼어나 금강산과 같으며, 예부터 부르기를 소금강"이라 하였다.

 

사성암을 돌아 좁다란 바윗길을 조심스럽게 올라가면 산신각이 나온다. 산신각 우측 도선굴에 들어서면 서늘한 바람이 오장육부를 시원하게 씻어내리 듯 불어온다. 속세에 찌든 티끌마저 날려버릴 듯 기분이 상쾌해진다. 오산 꼭대기까지는 최근에 나무 사다리를 놓아서 올라갈 수 있게 해 놓았다. 정상에는 누각이 전망대 역할을 하며 세워져 있다. 누각에서는 지리산과 섬진강 일대의 파노라마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사성암 앞에는 페러글라이딩 출발 장소가 있는데 여기서 페러글라이딩을 하면 섬진강을 날아가는 기분이 최고조에 달한다고한다. 한편 사성암은 최근에 방영된 MBC 사극 <추노>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또 한가지 사성암에서 특이한 것은 대웅전 앞에 있는 귀목나무이다. 이 나무는 수령이 800년으로 추정되어 사성암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 귀목나무는 느티나무를 말한다. 이 절에서 수행한 도인들을 낱낱히 보아왔을 귀목나무는 사성암의 산증인이다.

 

 사성암으로 가는 셔틀버스

 

 사성암 가는 길. 바로 옆에 페러글라이딩 출발장소가 있다.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섬진강과 지리산

 

 

  시주를 기와

 

대웅전 

 

 

대웅전 앞 기와로 쌓은 담 

 

산신각. 바위속에 박혀 있는 것 같다.

 

도선국사가 도를 닦았다는 도선굴

 

 

오산 표시석 

 

 오산 정상의 전망대. 지리산과 섬진강 일대의 파노라마를 조망할 수 있다.

 

정상의 소나무 사이로 섬진강이 은은하게 흐른다.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새겼다는 약사여래불

  

 

수령 800년 된 귀목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