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섬진강일기

뽀뽀를 해주고 싶을 정도로 앙증맞네!

찰라777 2011. 4. 21. 14:31

 

 

맞만 좋은 줄 알았더니 꽃도 앙증맞네! 

 

 

 

 ▲금붕어 입처럼 앙증맞은 블루베리 꽃

 

 

 

블루베리의 꿈

 

 

나의 메마른 영혼에

블루베리의 하나 심었더니

이렇게 어여쁘게 피어나다니...

 

너의 보랏빛 영혼이

꿈속에 나타나더니

 

분홍꽃 피어

가슴을 촉촉히 적셔주는구나

 

 

붕어 입처럼 앙증맞은

너의 영혼에 입맞추고 싶구나

 

(2011.4.14 블루베리를 바라보며)

 

 

장모님 생일잔치에 갔다가 이틀 만에 집에 돌아오니 작은 텃밭에서 봄꽃들이 우리를 반긴다. 아내는 화초들을 바라보며 녀석들이 마치 자식인 듯 대화를 한다.

 

“그간 잘 있었지? 너희들이 보고 싶어 어디 멀리 가지를 못한다니까”

“어? 여보, 이리 좀 빨랑 와 봐요!”

“왜, 무슨 일 있소?”

“글쎄, 어서 이 귀엽고 앙증맞은 꽃을 좀 보라니까요.”

 

자동차에서 짐을 내리다가 하도 급한 소리에 달려가 보니 블루베리 꽃이 피어 있질 않은가? 이틀 전에 꽃망울이 맺혀 있긴 했었는데 막상 꽃을 보니 마음이 설렌다.

 

 

▲그 추운 엄동설한의 시련을 이겨내고 저렇게 어여쁘게 피어나다니...

 

 

선샤인 블루베리는 그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신비하고 앙증맞다. 실내로 들여놓으려다가 깨비농장 주인의 말로는 영하 10도까지 견디는 식물이므로 볕이 잘 드는 곳에 놓아두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여 그냥 그대로 베란다에 두었었다.

 

그러면서도 동사될까봐 내심 걱정을 했는데 이렇게 꽃을 피어주다니 그저 신기하고 고맙기 만하다. 블루베리 꽃을 처음으로 본데다가 그것도 우리들이 키운 녀석들이 꽃을 피워주니 참으로 신비하고 기쁘다.

 

원래는 2월에 가지를 전정을 해주어야 한다는데, 블루베리를 키우는 것이 처음이라서 그대로 두었더니 홀쭉한 가지마다 꽃망울이 부풀어 올라 연분홍빛 꽃을 수줍게 내밀고 있다. 보통 블루베리는 흰 꽃이 대부분이라는데, 이 선샤인 블루베리는 연분홍색으로 피어난다.

 

 

▲달콤하게 생긴 블루베리 꽃술

 

 

작은 병꽃처럼 생긴 블루베리는 약 1cm의 아주 작은 꽃이다. 붕어 입처럼 생긴 귀여운 꽃잎 통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노란 꽃술이 나팔처럼 쑥 튀어나와 있다. 코끝에 은은한 향기가 감돈다.

 

블루베리향기에 취해있는데 어디선가 벌이 윙윙하고 날아와 꽃술에 앉은 바람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연의 섭리란 참으로 오묘하다. 저 벌 녀석은 꽃의 꿀을 빨아가고, 대신 꽃가루를 발에 묻혀 꽃들의 종족을 퍼뜨려 주다니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상기온인지, 전염병인지, 무근이유인지는 몰라도 벌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니 뭔가 자연의 순리에 역행을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저 작은 꽃에서 과연 보라색 블루베리가 열릴 것인가? 이제 2년차인 작은 묘목은 작년에 정읍의 어느 블루베리 농장에서 분양을 받아 온 것이다. 저 연약한 가지에 꽃이 피다니 그저 감동스럽고 고맙기만 하다.

 

 

시력보호에도 뛰어난 효능을 발휘한다는 블루베리

 

 ▲블루베리 식단, 저절로 군침이 흘러나오네...

 

 

최근 들어 블루베리는 뛰어난 항산화 효과와 시력보호 효과가 알려지면서 재배와 소비에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블루베리의 보랏빛을 색깔을 내게 하는 플라보노이드계의 ‘안토시아닌’이란 성분은 빛의 자극을 전달하는 작용을 돕는 ‘로돕신’이라는 색소체의 재합성을 촉진하여 시력회복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블루베리는 시력 저하나 망막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어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장인이나 학생, 노안으로 눈이 침침한 노년층의 시력보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블루베리 주스 한잔에는 안토시아닌이 140~150mg 정도가 들어 있어 암과 노화 관련 질병 치유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 농무부 산하 인간영양연구센터에서 블루베리를 비롯한 40여 가지의 과일 및 야채를 비교 연구한 결과 블루베리의 효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대중화 되지 않은 블루베리는 가격이 너무 비싸 귀공자 대접을 받고 있다. 요즈음 너도 나도 블루베리 재배에 뛰어들고 있지만 다른 과수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다른 과수에 비해 키우기도 만만치가 않다.

 

우리가 관상용으로 키우고 있는 블루베리 일곱 그루도 꽤 상당한 투자비용이 들어갔다. 묘목, 화분, 토양, 거름 등 모두를 농장에서 가져왔다. 그런데 녀석들은 가을에 단풍도 붉게 물들어 아름답고, 추위에게 강하여 지난겨울처럼 혹한에도 견디어 주고 이렇게 앙증맞고 귀여운 꽃을 보여 주니 관상용으로 몇 그루 키워볼만하다.

 

엄동설한의 시련을 견뎌낸 블루베리에게 배운다.

 

 

▲분홍빛 선샤인 꽃망울

 

 

그러나 블루베리의 여러가지 효능보다도 이 나무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인내심에 더 매력을 느낀다. 블루베리는 영하 10도까지 월동을 해주는 것만으로 더 많은 열매를 맺혀준다니 참으로 신기한 나무가 아닌가. 아마 종족번식의 본능이 아닐까?

 

혹한의 추위를 견디며 꽃을 피워주는 블루베리를 바라보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어찌나 추웠던지 우리집 화분에 심은 동백나무도 얼어버렸고, 개울건너 김씨네 집은 큰 무화과 나무가 동사를 했다. 그런데도 이 어린 2년생 블루베리 묘목은 엄동설한의 시련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다니 그저 신통하기만 하다. 

 

밖에서 키워도 괜찮다는 깨비농장 주인의 말을 듣고 처음에는 믿어지지가 않았다. 날씨가 하도 추워 수도와 난방이 동파가 되어 우리는 한달 정도 서울에 피신을 하여 살고 왔는데, 녀석들은 꿋꿋하게 추위를 견뎌내고 있었다.  

 

 

▲혹한을 견뎌내고 아름답게 피어난 블루베리에게 배운다

 

 

인간도 저 블루베리처럼 혹독한 시련을 이겨내야 만이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것 같아 블루베리라 자못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니 꽃을 피워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고 영양이 듬뿍 든 열매를 선물하는 블루베리에게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아내와 나는 앙증맞은 블루베리 꽃을 한동안 감탄을 하며 바라보았다. 오늘은 섬진강변에 귀농을 하여 가장 기쁜 날이다. 블루베리는 우리들의 꿈나무다. 깨비농장에서 분양받은 4년생인 마그노리아에도 수많은 꽃망울이 맺혀 있지만 아직 꽃은 피지 않고 있다. 녀석의 꽃 모양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4년생 마그노리아 블루베리

 

 

어쨌든 서울 생활을 접고 섬진강변으로 귀농을 한 우리에게 블루베리 일곱그루는 우리들의 보랏빛 꿈을 주고 있다. 경제적인 이익을 떠나서 녀석들과 함께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삶은 매우 고귀하며 하루하루가 값진 시간의 연속이다.

 

저 나무에 튼실하고 건강한 보랏빛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주기를 기원해본다.

 

 

 

(2011.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