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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 연재를 더 이상 괴롭혀서는 안 된다!

찰라777 2011. 9. 4. 07:40

연재를 더 이상 괴롭혀서는 안 된다!

 

'여인의 향기' 연재와 지욱의 열열한 키스와 베드 신,

그리고 사랑의 듀엣곡까지 부르는 극적인 진전, 그러나...

 

 

 

 

요즈음 아내가 즐겨 보는 드라마는 SBS '여인의 향기'다. 아내의 어깨 너머로 훔쳐보는 어제의 13회 여인의 향기는 극적인 대 진전이었다.

 

넋이 나간 듯 거리를 멍하니 걸어가는 연재는 곧 자동차에 치일 뻔 했다. 이를 우연히 목격한 지욱은 전속력으로 질주하여 자신의 빨간 차로 연재에게 다가오는 차를 연재를 치이기 직전에 막는다. 연재가 무사한 것을 확인한 지욱은 머리에 피를 흘리고 기절을 한다. 지난주 마지막 장면이다.

 

아내는 그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했다. 왜 또 저런 비극을 만들까 하고. 대부분의 드라마가 그러하듯 지욱을 혹시 기억상실증에 걸린 환자로 만들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기도 하며 식상해 했다.

 

그러나 어제 방영된 13회 여인의 향기는 급진전을 일으키고 있다. 지욱은 뇌에 별 이상 없이 잠시 기절해 있었고,. 병원에서 깨어난 지욱은 연재를 보고 말했다.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보고 싶어요. 몇 달이든 며칠이든 사고 나는 순간 확실히 알았어. 당신 없이 난 행복하지 않아."

 

연재는 고등학교 국어선생인 김동명(정동환 분)선생님의 말을 떠올린다. "지금이라면 놓치지 않을 거야." 연재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연재가 거짓말을 한 것을 알고서도 연재의 어머니를 사랑하기를 포기 했다는 것을 알게 된 연재는 괴로워한다. 그리고 김동명 선생님이 자신을 추행했다는 거짓말을 어머니도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란다.

 

연재는 '보고 싶었어'라고 말하는 지욱을 떠올리며 지욱의 집으로 찾아가서 자신의 심정을 솔직히 고백한다. 자신을 속여 더이상 지욱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내가 너무 당신한테 이기적인 거 같아서 너무 괴로웠어요."

 

이 말을 들은 지욱은 대문 앞에 서있는 연재를 향해 말한다.

 

"사고당한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내가 당신보다 먼저 죽을 수도 있겠다. 오늘 저녁 심장마비가 올 수 있고 내일 아침 교통사고를 당할 수 있어요. 그런 순간 후회할 거예요. 난 왜 이연재를 붙잡지 못했을까?"

 

그리고 지욱은 연재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재회를 한 이들은 지욱의 집에서 함께 밤을 보낸다. 시한부 인생 연재와 머리를 다친 지욱은 그날 밤 영영한 키스와 베드 신으로 뜨거운 밤을 보낸다.

 

그러나 연재는 두 사람의 재회를 알고 분노한 임세경(서효림 분)으로부터 물세례를 맞고, 지욱의 아버지 강철만(이정길 분)은 지욱을 미국지사로 발령을 내어 연재와 떨어지게 하려고 한다. 이에 지욱은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연재를 택한다. 그러자 지욱의 아버지는 연재를 찾아가 "내가 누군지는 알겠지?"라고 말하며 연재로 하여금 지욱을 포기하게 하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며 13회 막이 내린다.

 

"사고당한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내가 당신보다 먼저 죽을 수도 있겠다. 오늘 저녁 심장마비가 올 수 있고 내일 아침 교통사고를 당할 수 있어요." 라고 말한 지욱의 깨달음에서 시청자들은 자신의 처지를 한 번쯤 되씹어 보게 한다.

 

비록 드라마이지만 연재를 더 이상 괴롭혀서는 안 된다. 버킷 리스트까지 작성하여 놓고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시한부 순간을 보내는 연재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더 이상 두 사람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생명이 하루를 살더라도 마음 편하게 사랑을 할 수 있게 놓아두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시한부 인생을 살아간다. 다만 그 기간이 짧고 길뿐이다. 사람의 생명은 유한하지가 않다. 글쓴이는 한 때 심장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아야 했던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다행히 아내는 천운으로 장기이식을 받아 덤으로 연장된 생명을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는 이처럼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환자들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한다. 이 드라마는 그런 환자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 주어야 한다. 연재의 초등학교 동창생 의사인 채은석(엄기준 분)이 연재와 함께 탱고를 추어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