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Australia

인연의 고리-멜버른 존과의 만남

찰라777 2011. 9. 21. 13:07

인연의 고리 

 

지나 엄마와 존과 만남


▲멜버른시에 있는 존의 집


 

입국심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밤 10시반이 넘었다. 무려 2시간 동안 입국심사에 시달린 것이다.

그런데 환영인파중에 내 이름을 쓴 동양인이 아주머니가 보인다.

지나 엄마다!

 

지나 엄마는 서울에서 아내의 심장병으로 알게된 수유리 향운사의 스님과의 인연으로 알게된 멜버른 거주 교민이다. 또한 지나 엄마는 지상스님이 멜버른에서 2년 동안 포교활동을 할때에 인연을 맺은 불자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멜버른을 간다고 하니 지상스님께서 지나엄마에게 연락을 하였고, 지나엄마는 고맙게도 그의 남편 존과 함께 픽업을 나와 주었다. 이렇게 고마울데가 없다.

 

▲존과 지나엄마, 존의 부모. 그리고 존의 어머니가 가족처럼 여기는 검은 푸들


그런데 존은 또 인도에서 지나 엄마가 수행을 할때에 같은 수행자의 인연으로 만나 결혼까지 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존은 앞으로 더 이야기를 하겠지만 호주에서 모든 성공의 보장을 뿌리치고 젊은 나이에 인도로 건너가 15년간 수행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돈과 명예가 마음의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아서란다. 그래서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하는 화두를 들고 인도로 건너가 긴 수행생활을 하게되었다.

하여튼 인연의 고리는 이렇게 지중하고, 묘하고, 심오하다.

 

주차장으로 나가니  2미터가 족히 될듯한  큰 키의 거인 호주 신사가 볼보 세단 옆에 서 있다.

존이다.

그 옆에 존 허리에 찰듯한 작은 키의 지나엄마가 지성의 해맑은 미소를 짓고 우리를 반긴다.

존은 그저 빙그레 웃으며 우리부부를 맞이한다.

멜버른에 이미 호텔을 예약을 하고 있는데, 두분은 무조건 자기집으로 가자고 하며 차를 그들의 집으로 몰았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멜버른 의 첫날밤을 지나 엄마집에서 머물게 되었다.

아, 지중한 인연이여!

 

 

 

▲존의 집 정원에 있는 부처상

 

60을 넘은 존은 유명광고회사에 간부로 일을 하고 있는데, 지금도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고 지속하고 있다. 매일 향을 사르고 가부좌를 틀고 명상을 한다. 그의 수행은 철저하다. 우직할 정도로 의식을 지키며 참선을 한다. 수행 속에서 새로운 광고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있단다.

 

존의 집 분위기는 서양과 동양의 조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존의 거실에는 서양식 중절모자가 난간에 걸려 있다.

그런가 하면 곳곳에 부처상이 그윽한 동양의 분위기를 품어내고 있다.

정원에는 봄이라 꽃들의 향기가 한창이고 곳곳에 부처상과 힌두의 신들에 대한 조각이

동어양의 중간에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고 있다.

아무튼 우리는 행운아다.

이렇게 부처님의 향기가 그윽한 주택에서 편하게 머물게 되었으니 말이다.

 



▲동서양의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존의 집.

부처상과 모자가 특이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

인연!

맹구우목!

그렇다. 눈먼 거북이가 망망대해에서 풍랑에 밀려 헤엄을 치다가 뗏목을 만난 것이나 다름없는

무상심심 미묘한 인연의 고리가 우리를 따뜻하게 영접하고 있는 것이다.

긴 항해 끝에 만난 존과 지나엄마-그들은 망망대해에서 만난 뗏목과 다름없다.

70억의 인구중에 호주의 멜버른에서 이렇게 만나다니...

 

아,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