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손 대면 톡하고 후드득 떨어지는 오디

찰라777 2012. 6. 4. 05:17

  바야흐로 오디의 계절이 돌아왔다.

  동이리 텃밭에는 작은 오디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언젠가부터 오디가 열리기 시작하더니

  뽕나무 가지가 휘어지도록 오디가 무르익었다.

  

 

 

정말이지 "무르익었다"는 표현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

  바라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오디송이다.

  그런데 오디 익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요즈음 가뭄이 들어 햇볕이 워낙 강하게 내리쪼여서인지

  오디는 하루가 다르게 익어간다.

  이제 오디는 무르익다 못해 쳐져서

  그만 제풀에 떨어지고 만다.

  이걸 그냥 두어서는 안 되지…….

 

 

 

그런데 오디를 따려고 하니

  손만 대면 톡 하고 떨어져 버린다.

  떨어져 버린 오디는 흙이나 먼지가 묻어

  먹기에 곤란하다.

  이걸 어쩌지?

  궁리 끝에 창고에서 모기장을 꺼내왔다.

 

 

 

 

오디나무 밑에 모기장을 깔아 놓고

  오디나무를 살짝 흔들기만 해도

  오디가 후드득 떨어진다.

  이런 횡재가 어디 있남... ㅋㅋㅋ^^^

  모기장에 수북이 쌓이는 오디를 바라보자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작은 오디나무에서

  삽시간에 한 광주리 오디가 떨어져 내린다.

  오디를 수확하고 나니

  어쩐지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임도 따고 뽕도 따고…….

 

 

 

 

나는 요즈음 홀로 동이리에 오곤 한다.

아내가 다리를 다쳐 기브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홀로 밥을 해먹고

  홀로 텃밭에 물을 주며

  홀로 잠을 잔다.

 

 

 

 

동이리는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오는데

텃밭에 물을 주지않으면

워낙 타는 가뭄에

채소들이 다 말라 죽고 말것이다.

 

그러나 나는 홀로 있는 것이 아니다.

  텃밭에는 채소들이 미소를 짓고 있고

  뒷산에는 새들이 노래를 들려준다.

 

 

 

  까치가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고

  이름 모를 새들이 교향곡을 들려준다.

홀로 있으니 자연이 들려주는 교향곡이

너무도 적나라하게 들려온다.

 

 

깡마른 대지에 물을 뿌려 주면

  채소들은 또 얼마나 좋아하는지…….

  녀석들은 바람에 흔들거리며

  비틀비틀 춤을 춘다.

  

 

 

식물이나 동물이나 사람이나

  홀로 살수는 없다.

  나는 오디를 타파그릇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을 하며

  고소하게 미소를 짓는다.

  자연이 주는 혜택이란

  참으로 위대하다. 

 

 

(2012.6.4 동이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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