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North America

레드우드 국립공원-미스터리 숲의 나무 채플

찰라777 2012. 7. 29. 17:16

미스터리의 숲속의 나무 채플

 

아침에 일어나 밴돈의 한상적인 일출을 바라본 뒤 우리는 캘리포니아로 진입했다. 오리건 주 경계를 넘어 크레센트 시티로 접어들었다. 갑자기 하늘을 찌르는 레드우드(미국 삼나무)가 마치 성벽을 이루듯이 양옆을 둘러싸고 있었다.

클래마스 지역으로 가까이 이 갈수록 주변은 삼나무 숲으로 갑자기 어두움마저 드리우기 시작하였다. 대낮에도 하늘을 가리는 나무들 때문에 자동차의 전조등을 켜야 한다는 말이 실감났다.

“아빠, 도대체 무슨 나무들이 이렇게 커요? 하늘이 안 보여요!”

“과연 단하군! 우린 레드우드 국립공원에 들어 선거야. 자 나무들은 미국 산 붉은 삼나무들이라오.”

레드우드 국립공원은 캘리포니아 최북단의 크레센트 시티와 유레카시티사이에 있는 세계 최대의 레드우드 밀림 지역이다. 이 지역은 세월의 흐름을 알 수 없는 몇 천 년의 수명을 넘은 거목들이 밀림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우리는 윌슨 샛강을 지나 ‘숨겨진 해변(Hidden Beach)’라고 표시 된 해변의 길로 접어들었다. 해변을 끼고 도는 히든 비치는 말 그대로 숨겨진 해변이었다. 포장도 안 된 숲길은 밀림 때문에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를 켜야만 할 정도로 어두웠다.

“아빠. 무서워요! 이제 그만 나가지요.”

비포장도로와 숲길은 인적도 없어 섬 짓한 한기를 느끼게 했다.

“어차피 이 길을 돌아서 나가야 해.”

길을 가다가 몇 번이나 시행착오를 격은 뒤 우리는 겨우 그 숲에서 빠져 나왔다.

“정말 미스터리의 숲 속이군.”

히든 비치 숲 속을 겨우 빠져나와 다시 101번 도로로 나오니 황소 옆에 구레나룻 수염을 기른 거대한 거인이 서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아이들이 그 거대한 인형들 밑에서 놀고 있었다. ‘미스터리의 나무숲(Trees of Mystery)'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자, 저기서 좀 쉬어 가자고. 히든 비치에 미스터리 나무숲이라……. 이상한 기분이 드는군.”

“그러게 말이에요. 우리 저기 한번 들어 가 보지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

미스터리의 나무숲은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나무터널로 된 입구를 들어서니 서늘한 한기가 숲에서 몰려오고 있었다.

“ 이 입구를 지나면 당신은 영원히 돌아 올 수 없습니다.”

미스터리 나무숲의 입구에는 그런 표시가 되어 있었다. 입구를 지나니 몇 천년인줄을 알 수 없는 거목들이 여러 가지 형태를 하고 서 있었다. 그 거대한 나무들 사이로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는데, 나무들의 이름이 매우 재미있었다.

“여보, 저기 교회나무도 있어요!”

과연 교회처럼 생긴 나무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Cathedral Tree(교회)’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그 앞에는 강대상과 성가시설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자, 저 나무들의 영혼에 우리의 소원 기원해볼까?”

“나무들의 영혼에? 거 좋은 생각이네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그 나무 교회 앞에서 합장을 하며 기도를 했다. 우리도 경건한 마음으로 나무에게 고개를 숙이고 기도를 했다. 나무에게도 영혼은 있을 것이다. 소리만 아니 않을 뿐, 생명이 있는 것 들에 겐 모두 영혼이 있으리라!

“아주 좋아 보여요! 사진을 찍어 드릴까요?”

노부부가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베리 굿하면서 말을 걸어 왔다. 그는 싱글거리며 우리 부부가 기도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감사합니다.”

미스터리 숲에는 교회나무 외에도 패밀리 나무, 촛불나무, 형제나무, 곰 나무 등 이상한 이름을 붙인 나무들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아, 이 신선한 공기!”

“그렇게 신선한 기운을 받았으니 이제 아플 일이 없겠네.”

“나, 전혀 아프지 않아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

삼나무 숲에서 뿜어 나오는 공기는 신선하다 못해 신비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우리는 미스터리 숲에서 나와 나무 박물관에는 나무 조각들이 기기묘묘하게 갖은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미스터리 나무숲을 나와 클래마스 강에 이르니 나무속을 통과하는 길이 나왔다. ‘Tour Thru Tree(나무속 여행)’이라고 씌어진 입구에서는 약간의 입장료(2$)를 받고 있었다. 거대한 삼나무의 중간을 뚫어 자동차가 지나 갈수 있게 되어있었고, 그 중간에는 통과하는 자동차 여행자가 사인을 할 수 있도록 사인 대를 비치하고 있었다.

“히야! 별게 다 있군요!”

“돈을 먹는 나무로군!”

자동차를 타고 나무속을 지나가는 기분이 묘했다.

“정말 미스터리야. 나무들이란…….”

나무속을 통과하여 클래마스 강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다가 다시 101번 도로로 빠져 나왔다. 우리는 다시 'Big Tree(큰 나무)라고 표시 된 곳에 자동차를 세우고 오솔길을 따라 올라갔다.

‘지정된 길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면 안 됩니다’란 경고문이 보였다. 자연을 아끼는 표현. 빅 트리는 과연 어마어마하게 컸다.

높이 367.8피트. 둘레 44피트. 과연 빅 트리답게 나무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이 주변에는 이와 비슷한 거대한 나무들이 밀림을 이루고 있었다. 푸른 기가 숲 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느낌.

실제로 이렇게 오래된 나무들 사이에는 어떤 기가 흐른다고 한다. 특수촬영을 하면 파란 기가 감지가 된다는 것.

“당신 저 빅 트리한테서 신선한 기나 듬뿍 받아가시게.”

“그럴 참이에요.”

아내는 마치 어린애처럼 나무 사이를 빙빙 돌며 나무를 안아보기도 하고, 낮은 곳을 올라가 보기도 하였다. 아내에게 나무의 좋은 기가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았다.

나무에게 고마움을 느끼자. 나무에게 감사 기도를 드리자. 이 신비의 미스터리 나무 숲 체험은 지금도 신선한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