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텃밭일기

호박밭을 작살낸 멧돼지

찰라777 2013. 6. 18. 21:32

심각한 멧돼지 피해

 

"엇, 멧돼지가 호박을 난도질을 해 놓았네!"

 

산밭에 풀을 베기 위해 갔더니 멧돼지가 단호박과 마디호박을 파헤쳐 난장판을 쳐놓고 있었다. 지난 5월 달에 멧돼지가 망사구멍을 뚫고 들어와 돼지감자를 여기 저기 파먹었다. 그래서 멧돼지가 뚫고 들어온 자리에 망사를 이중으로 쳐서 보수를 하고, 다른 곳도 나무 말뚝을 더 박고 망사를 이중으로 쳐서 보수를 했다.

  

 

 

 

 

 

 

 

잣나무 숲 아래 있는 1000여 평의 밭에는 아래쪽에 적양배추와 고추, 곰취, 잔대, 영아자를 재배하고 있고, 위쪽에는 산마늘과 단호박과 마디호박을 심어 놓고 있다.

  

이 산밭에 서 있으면 멧돼지나 노루, 고라니가 출현 할 것만 같은 불안한 생각도 지울 수가 없다. 튼튼한 나무 말뚝을 2m 간격으로 박아 놓고 거기에다가 질긴 망사를 쳐서 있어 아직까지는 고라니나 노루가 방어망을 뚫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6월 14일 밭에 가보니 멧돼지가 망사를 밀고 들어와 호박 밭을 작살내놓고 있었다. 호박을 파헤쳐 놓거나, 밑동을 잘라서 여기저기 흩어 놓고 있다. 멧돼지 피해는 심각하다. 이러다가는 아래쪽에 고추밭과 배추밭도 성하지가 못할 것 같다.

  

"일단 군청에 신고를 해 놓기는 했는데, 이대로 두었다간 밭 전체의 농작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 같군요."

"산밭에 갈 때마다 멧돼지에게 제발 좀 오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어요."

"글쎄요. 아마 녀석들도 농약을 치지 않는 맛있는 채소나 작물을 먹고 싶은 모양입니다. 허허허."

 

 홍 선생님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듯 하늘을 바라보며 너털웃음을 웃었다. 그러나 웃을 일이 아니다. 멧돼지가 일단 맛을 본 곡물은 그냥 두지를 않기 때문이다. 천적이 없어진 멧돼지는 그 개체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농가의 피해는 심각하다.

 

 

 

 

그런데다가 사람도 해칠 우려가 있어 방비책을 세워야 한다. 사모님이 가끔 이 밭에서 일을 하는데 연약한 여자 혼자 있을 대는 순간적으로 멧돼지의 공격을 막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멧돼지를 퇴치하는 방법은 멧돼지를 포획을 하거나, 아니면 전기철책선을 쳐서 멧돼지가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멧돼지를 포획을 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주로 밤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기울타리를 설치하여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있지만 설치비용의 40%를 농가에서 부담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영세농가에서는 설치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멧돼지는 서식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농가의 피해는 점점 커가고 있다. 이곳 해땅물농장도 그대로 두면 밭 전체가 난장판이 될 우려가 많아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멧돼지님, 자주 나타나게 되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님을 포획하는 수단을 강구해야만 합니다. 이제 출입을 좀 멈추어 주소서."

  

 

 

▲적양배추와 고추를 심어 놓은 아래쪽은 아직 무사하지만 언제 멧돼지가 닥칠지 몰라 불안하기만 하다

 

나는 잣나무 숲을 향하여 혼잣말로 멧돼지에게 부탁을 했다. 망사를 재 보수 한 후 오늘(6월 18일)까지 멧돼지는 아직 나나타지 않고 있다. 군청에 신고를 했더니 덫을 놓던지, 사냥을 하던지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무책임한 행정 처리다. 사냥꾼을 동원하기도 어렵거니와 덫을 놓는 문제도 기술적으로 쉽지가 않다. 그러다가 사람이라도 다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꼭 사람이 다치고 문제를 일으켜야만 대책을 강구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