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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찰내용을 깨알처럼 일일이 기록하는 심장내과 명의, 김재중 교수님

찰라777 2014. 11. 14. 22:51

검사내용과 진단, 처방 내용을  깨알처럼 기록하며

환자의 상태를 낱낱이 파악하는 김재중 교수님

 

 

새벽 5부터 검사를 시작하여 오후 1시가 되어서야 드디어 검사 결과가 나와 진찰을 받게 되었다. 심장내과 13번 진찰실로 들어서자 눈에 촉기가 서린 김재중 교수님(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센터 센터장)의 모습이 마치 혜성처럼 돋보였다. 아내를 앞에 앉혀두고 교수님은 예의 풀스캡을 펼쳐들었다. A4용지 두 장을 잇댄 길이의 긴 풀스캡에는 아내가 지난 2008630일 심장이식을 한 이후부터 검사기록, 진단 및 처방기록이 깨알처럼 촘촘히 적혀져 있다.

 

▲환자의 진단기록을 일일이 풀스캡에 깨알처럼 기록하며

환자의 상태를 꼼꼼하게 파악을 하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님

*사진출처 : 아산의 향기

 

 

물론 컴퓨터에도 그 기록들이 다 기록되어 있지만 김재중 교수님은 자신이 진단하여 심장이식을 한 환자는 일일이 그날그날 검사기록과 진단 및 처방을 손수 기록을 하여 환자의 상태를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 교수님의 기억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지만 컴퓨터에 수록된 기록을 다시 한 번 되새김질하며 환자의 상태를 완전하게 파악을 하는 것이다.

 

오늘 초음파 결과 아주 좋고요, 심장 가동상태도 양호하네요, 요산 수치 정상, 신장 수치도 1.4로 정상입니다. 다만 혈압수치와 당뇨수치가 약간 높은데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그런데 다리 붓는 것은 좀 어떠세요?”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으면 더 붓고요, 오후에는 더 많이 부어요.”

아침에는 좀 더 낫지않은가요?

. 아침에는 좀 나아요.”

"그런데 주로 무릎아래가 붓지요?"

"네, 무릎 아래와 발목이 많이 부어요."

그건 혈압약 때문에 부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에 혈압 약 한 알을 줄이고, 산디문도 한 알 줄이겠습니다. 반면에 이뇨제를 조금 더 추가를 할게요. 다만 오래 서 있거나 긴 여행을 할 때에는 꼭 압축 양말을 신으세요. 그러면 훨씬 덜할 겁니다. 그리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세요.”

, 선생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내는 일단 가장 큰 문제인 심장 초음파 검사에 큰 이상이 없어 합격점을 받았지만감기에 걸린 것은 불합격점이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던 6년 전의 일이 스크린처럼 섬뜩하게 지나갔다. 주치의인 김재중교수조차 머리를 좌우로 흔들 정도로 수술전 아내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같은 병실에 입원을 했던 환자들도 모두가 우려를 했다.   

 

그랬던 아내가 다시 뛰는 심장으로 드라마 같은 인생을 덤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쾌유가 된 이후 아내가 입원을 했던 환우들이 다시 살아난 아내를 보고 용기를 내서 심장이식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아서 결심을 못했던 사람들인데, 아내의 되찾은 건강을 보고 용기를 내서 심장이식에 성공을 하여 감사 전화를 온 환우도 몇 분이나 었다.  아내는 덤으로 되찾은 생명을 가능하면 남을 위해 봉사를 하려고 하고, 매사에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환자들에게 자상하게 설명을 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님 

*사진출처 : 서울아산병원

 

 

 

환자의 상태를 하나하나 정확히 파악을 하고 계시는 교수님은 변경된 약처방 기록을 다시 풀스캡에 깨알처럼 적어 넣으셨다. 그리고 그 처방 내용을 김인옥 코디에게 다시 한 번 확인하여 착오가 없도록 재검토를 하도록 한다.

 

남의장기로 심장 이식을 한 환자에게 약 처방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지나치면 독이 되고, 너무 적으면 효과가 떨어져 감염 등 부작용이 일어나기 쉽다. ‘감염거부반응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심장이식환자에게 적절한 약 처방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환자모임에도 적극 참여하여 대화는 나누는 김재중 교수님의 열정

 

김재중 교수님은 환자들 모임에도 적극 참여하여 심장이식을 한 환자들과 진솔하게 대화를 한다, 진료실에서의 진찰시간은 너무나 짧아서 일일이 환자의 질의에 응답을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18일 밤 곤지암에서 열린 다시 뛰는 심장으로(http://cafe.daum.net/ASANheart)’ 카페 심장이식환자 모임에도 교수님은 바쁜 일정 중에도 시간을 내어 참석했다. 그리고 무려 4시간여 동안이나 환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지난 11월 8일 경기도 곤지암에서 열린 심장이식환자 정모에서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재중 교수님

 

교수님의 진찰을 한 번 받으려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심장내과 명의가 이렇게 시간을 내어 환자들 모임에 참석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간한 성의와 마음을 내지 않으면 환우들을 위해 시간을 낼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자상하고 따뜻한 열정으로 환자들을 일일이 보살펴 주시는 김재중 교수님을 주치의로 모시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환자들은 더 없이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살아 숨 쉬고 있음에 항상 감사를 드리며...

 

심장내과를 나와 이비인후과, 내분비과 외래 진찰을 마치고 약국에서 처방된 약을 받고 나니 오후 5시다. 이 시간은 오늘 수능생들이 시험을 마치는 날이다. 벌써 땅거미가 어둑어둑해진다. 아내는 마치 움직이는 종합병원이나 마찬가지다, 항상 여러가지 병을 달고 다니고 있다. 그러면서도 매사에 긍정작이고 적극적이다.

 

인생은 짧다.

재산과 명예는 물거품 같은 것. 우리가 살아가는데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것은 영원하지는 않다. 언젠가는 다 놓고 갈 것들이다. 아무리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있더라도 그것이 꺼져가는 생명을 영원히 살려주지는 못한다. 그러니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며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항상 노력해야 한다.

 

휴우~ 긴 하루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이렇게 살아서 숨 쉬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한강에는 명멸하는 자동차의 불빛이 드리워지며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다. 아름답다! 아내와 나는 한 아름이나 되는 약봉지를 들고 이 세상의 모든 존재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