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한과모양처럼 주렁주렁 달린 귀룽나무 꽃

찰라777 2015. 5. 19. 05:38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나무들에게 배운다

 

 

3~4월은 키 작은 야생화들이 꽃을 피우는 계절이라면, 5월은 키 큰 나무들이 꽃을 피우는 계절이다. 자연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하다. 키 큰 나무들은 키 작은 식물인 야생화들에게 꽃을 피울 기회를 주어 그 꽃들이 생존을 할 기회를 주고 난 다음에야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키 작은 식물들에게 번식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키 작은 식물들에게 번식할 기회를 주고 난 다음에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키 큰 나무 들 그중에서 귀룽나무 꽃은 참으로 묘하게 생겼다.

 

이처럼 자연의 섭리는 서로 양보하며 배려하는 질서가 적나라하다. 침묵 속에 서로 양보하고 사이좋게 공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식물의 세계는 인간세계보다 남을 배려하고 질서를 잘 지키는 조화로운 세계인 것 같다.

 

짙푸른 숲이 우거진 5월에는 아카시나무 꽃을 비롯하여 층층나무, 팥배나무 등 흰색 꽃들이 푸른 숲에 수를 놓는다. 그 모습이 마치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이 고요한 숲 속에 다소곳이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멀리서 보면 아카시나무 꽃처럼 보이는 귀룽나무 꽃

 

흰 꽃들 중에서도 유독 이리저리 뒤틀리며 요란하게 피어나는 꽃이 있다. 멀리서 보면 아카시나무 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가까이 가보면 가지 끝에 총상모형의 꽃차례를 가진 길쭉한 꽃들이 촘촘히 모여 피어 있다.

 

중심축에 꽃대가 하나 있고 그 꽃대에 수많은 꽃송이들이 무리지어 구름처럼 달려있다. 아내와 나는 임진강변을 산책을 하다가 길이 15cm의 내외의 총상꽃차례가 수없이 매달려 있는 귀룽나무 꽃을 발견하였다.

 

 

▲약 15cm의 총상꽃차례에 수없이 달려 있는 꽃이 마치 한과모양처럼 생겼다.

 

 

"에그그, 저건 무슨 꽃이지요? 마치 한과처럼 생겼네요?" 

 

아내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우리가 명절에 먹는 한과(漢菓) 모양처럼 생겼다. 잎보다 꽃이 더 많이 달려 있는 귀룽나무는 멀리서 보면 나무 전체가 하나의 흰 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까이 가보면 앵두꽃 모양처럼 생긴 꽃잎이 수 없이 달려있다 

 

 

▲앵두꽃러럼 생긴 귀룽나무 꽃

 

귀룽나무 종명은 파두스(padus)라는 야생 앵두의 그리스 이름이다. 구룡목(九龍木)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북한에서는 하얀 꽃이 구름처럼 피었다고 하여 '구름나무'라고도 한다 

 

 

▲구름처럼 달려 있다하여 북한에서는 '구름나무'리고 부른다.

 

 

어린 귀룽나무를 가지를 자르면 고약한 냄새가 나서 파리를 쫓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작고 둥근 열매는 앵두처럼 생겼는데 다만 색깔이 검은색이다. 단맛이 나는 열매는 날 것으로 먹기도 한다.

 

 

▲귀룽나무 수피와 잎 

 

약초도감에 의하면 줄기껍질과 가지는 그늘에 말려서 중풍으로 마비된 데, 장염, 기침 가래, 간질환에 달여서 마시고, 열매는 햇볕에 말려 강장제로 쓰인다고 한다.

 

 

▲보면 볼수록 한과처럼 생겨 따 먹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그런데 귀룽나무 꽃을 보면 볼수록 아내의 말처럼 달콤한 한과처럼 생겨서 따먹고 싶은 충동이 저절로 일어난다.

 

"저 꽃 따서 과자처럼 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