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물과의 전쟁-특단의 가뭄대책이 필요하다!

찰라777 2015. 6. 12. 07:45

거북등처럼 갈라진 연천군 동이리 천수답

 

 

 

 

 

오늘(611) 아침에도 태양이 이글이글 타오르며 떠올랐다. 기상청의 일기예보 의하면 오늘 비 소식이 있다고 하는데, 저 태양을 보면 과연 비가 내릴까 하는 의심이 든다. 제발 비가 좀 내렸으면 좋으련만

 

 

 

 

텃밭에서 땅을 파면 돌덩이처럼 딱딱한 땅이 굳을 대로 굳어서 삽도 곡괭이도 들어가지를 않는다. 아무리 땅을 파도 축축한 기미가 없는 메마른 흙뿐이다.

 

 

 

 

양동이로 물을 길러다 뿌려주지만 역부족이다. 아무리 길러다 부어줘도 대지는 곧 마르고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만다. 생각 끝에 작물 옆에 홈을 파고 물을 조금씩 부어주고 있다. 그래야 물의 유실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은 지금 물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 이곳 연천도 예외는 아니다. 잡초는 말라비틀어지고 논밭의 작물은 애타게 비를 기다리며 타오르고 있다. 

 

"해도 해도 너무해요. 금굴산 개천이 이렇게 제가 마르기는 태어나서 처음 봐요." 

 

동이리마을 이응렬 이장님의 말씀이다. 동이리마을 위쪽 금굴산 밑에는 상당히 넓은 천수답이 있다. 이 천수답은 여태까지 금굴산에서 흘러온 개천 물로 모내기를 해왔다. 그런데 금년에는 그 개천마저 말라버려 아직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장님은 임진강 물을 양수기로 끌어올려야 모내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모내기시기를 놓친 농민들은 거북등처럼 갈라진 논바닥보다 더 애가 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임진강 급수 탱크에서 동이리 천수답까지 물을 끌어 올리려면 약 3km의 호스를 연결하여 양수기로 품어 올려야 한다. 급수용 호스를 길게 연결하여 들을 건너고 산을 넘겨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중간에 변압기를 새로 달아야 한다. 이장님은 몇 주 전부터 한전에 변압기를 달아 달라고 요청을 하였는데 한전 측의 늑장 대응으로 오늘(611)에서야 겨우 변압기를 다는 공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부터 물을 끌어들여 거북등처럼 갈라진 논에 물을 채우려면 시간이 걸린다.

 

 

 

 

 

 

지금 우리는 메르스라는 초유의 전염병 사태에 밀려 가뭄대책에 소홀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 못지않게 가뭄이 심각한데도 말이다. 전 행정력이 메르스 사태에 집중되면서 가뭄대책은 자연히 뒷전으로 몰려 있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는 7월에나 시작될 것이라고 예보를 하고 있다. 강수량도 예년에 비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40여년 만에 찾아온 중부지방의 가뭄은 심각하다. 이렇게 가뭄이 지속 될 경우 내년 농사에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가뭄을 극복하지 못하면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여 서민경제에 주름살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 9일 한국물가협회에 의하면 2.5kg 봄배추 평균가격은 268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나 폭등했다. 배추뿐만 아니라 다른 농산물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에 물가마저 오르면 인심이 흉흉해지고 서민경제에 직격탄을 맞게 되어 사회가 여러 가지 면에서 혼란해진다. 메르스 사태 해결도 중요하지만 정부는 가뭄을 극복하기 위한 특별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