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Nepal

카투만두의 첫날밤

찰라777 2005. 2. 23. 15:17


카투만두의 첫날밤

 


- 솔티호텔에서 바라본 카투만두의 아침 하늘


어휴! 하루가 길기도 하네. 내팔의 지도처럼.. 네팔은 동서 850km, 남북 250km의 긴 국토모양을 하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중국자치구인 티베트와 접하고, 동.남.서쪽은 인도에 둘러 쌓여 있다. 그 모양이 우리나라 고인돌의 지붕같기도 하고, 세계를 덮고있는 지붕같기도 하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네팔의 전통악기인 마덜모양 같과도 흡사하게 닮았다.

덜덜거리는 버스를 타고 달리는 버스에서 바라보이는 카투만두의 밤거리는 현란하다. 무엇 하나 다듬어 진게 없는 것처럼 보인다. 있는 그대로 널부러져 있는 네팔의 수도 카투만두. 아, 내일 훤한 낮에는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 가슴이 설래인다.

숙소인 솔티호텔(Soltee Hotel)도착하니 생각보다 화려하다. 솔티는 카투만두에서 가장 일류인 5성급 호텔이라고 한다. 테러덕분에 싸고 좋은 호텔에서 잘 수 있게 되었단다. 글세, 남들이 다 웅크리고 있을 때 떠나는 역발상 여행은 이런 행운이 찾아온다니까...^^

 

 
아름다운 네팔의 무희들

 

 

 

로비에 들어서니 네루수상 같은 모자를 쓴 사람들이 무리지어 사진을 찍으며 큰소리로 떠들면서 왁자지껄하다.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니 인도인들이 단합대회겸 관광을 왔단다. 한 50명은 되어보인다. 인도와 네팔은 비자 없이 넘나드는 국가 사이란다.

카투만두에서의 첫날 밤.
"오늘밤 동부인 한 사람들은 히말라야 정기를 받아 잘들 해 보이소."
L닥터의 짓굳은 농담에 미소를 지으며 저녁식사 후 우리는 각자의 방으로 들어 갔다. 솔티호텔 127호실에서 아내와 나는 신혼여행을 떠나온 연인처럼 공항에서 걸어준 환영의 꽃다발을 다시 리바이벌하며 서로의 목에 걸어주는 소동을 벌렸다. 아이구~ 실버웨딩을 지낸 주제에 왠 허니문 흉내...

그러나 언제나 마음은 청춘. 허허하며 젊게 젊게 사는게 즐거운 삶이 아닐까? 인생이 뭔지는 알 수 없지만...
네팔로 걸어 다닐지 다섯팔로 기어 다닐지 어렵게 어렵게 찾아온 카투만두의 밤은 금새 꿈속으로 사라져 간다. 너무 곤해서리...
그냥 코를 골아 떨어저 버렸다. 카투만두에서의 신혼의 첫날밤... 히말라야의 정기는 어디로 가고, 신랑체면이 영 말이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