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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문화가 숨쉬는 병원문화 공간

찰라777 2008. 7. 11. 12:32

다양한 문화가 숨쉬는 병원문화 공간

이제 병원도 단순한 병치료보다는 문화정서 치료가 필요할 때

 

 

 ▲서울아산병원 사랑의 로비음악회에서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송파구민교향악단.  병원로비음악회는

메마른 환자들의 정서에 신선한 청량제 역할을 하며 환자들의 정서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12시 서울아산병원 로비. 양일오 씨가 지휘하는 송파구립교향악단이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연주를 마치자  환자와 보호자 등 로비를 가득 메운 관객들 틈속에서 K씨 부부는 오랜 병고의 아픔도 잊어버린 듯 환호를 지르며 브라보를 연발한다. ‘사랑의  병원로비음악회’란 타이틀도 이색적이지만 병원 로비에서 50명이 넘는 교향악단이 품어내는 오케스트라는 병고로 지친 환자들에게 뭔가 알 수 없는 힘을 솟아나게 해준다.

 

장기간 입원하여 투병을 하고 있는 환자들은 외롭고, 고독하며, 지루하고 고통스럽다. 그나마 입원 초기에는 친척이나 친구들의 방문으로 다소 외로움을 면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 홀로 고독한 투병 생활이 계속되며, 마지막까지 환자를 간호하고 지켜보아주는 것은 가족의 몫으로 남는다.

 

아내가 중병으로 3개월째 병원에 입원을 하여 아내를 간병하며 함께 병원생활을 하고 있는 K씨. 그는 입원 초기에는 손바닥 크기만 한 병실 간이침대에서 기숙을 하며 아내를 간호하는 것이 여간 답답하고 힘들기만 했지만, 최근에는 병원 곳곳에 스며있는 문화공간생활에 젖어들면서 차츰 지루함을 달랠 수 있었다.

 

 

 

▲다양한 문화가 숨쉬는 병원은 이제 단순한 병치료보다는 환자들의 문화정서 치료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열린 송파구립교향악단의 사랑의 로비음악회는 예술의 전당에서 관람하는 것보다도 훨씬 감동을 주는 연주회였다. 아산병원은 한 달에 두세번 열리는 로비음악회 외에도 매일 12시에는 서관과 신관 로비에서 피아노 연주 등 실내악 연주를 한다. 아산병원은 곳곳에 다양한 문화 공간이 자리매김을 해 나가고 있다. K씨는 틈나는 대로 아산갤러리로 가서 매주 바뀌는 미술전시회를 감상을 하고, 분수 정원과 옥외휴게실을 거닐기도 한다. 

 

또한 K씨는 병원 강당에서 수시로 상영하는 영화감상은 물론 저명인사의 교양강좌와 건강강좌에 참석하여 소양을 넓힌다. 물론 병원의 모든 문화시설 이용은 무료로 제공된다. 그는 마음이 산란할 때에는 6층에 마련된 법당에 가서 명상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기도 한다.

 

 

  

 

 ▲병원 내에는 휴식과 운동을 위한 병동, 옥외휴식공간, 웬만한 백화점을 능가하는 쇼핑점, 은행, 우체국, 여행사, 보험회사, 세탁실, 이발소, 미용실, 커피숍, 서점, 안경점, 한식, 양식, 중식, 스낵바, 24시간편의점이 있으며, 심지어는 구두수선점과 물품보관함까지 있다.

 

 

K씨는 아침 저녁으로 짬이 나면  한강 고수부지나 올림픽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걸으면서 부족한 운동량을 채운다. 이른 아침에는 남한산성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하고, 석양에는 한강 건너 도시의 빌딩뒤로 사라지는 일몰을 바라보며 지나온 인생을 반추해 보기도 한다. 병원의 문화생활에 익숙해지면서부터 그는 이제 외롭다거나 고독한 마음이 훨씬 덜해지고 있다.

 

연건평 8만 평의 매머드 건물에 2,200여 병상, 하루 3만 명이 넘는 이용자와 7천여 명의 직원이 운집해 있는 서울아산병원은 웬만한 도시를 능가하는 하나의 거대한 병원타운이다. 병원 안에는 쇼핑, 음식점 등 거의 모든 문화시설이 다 구비되어 있어 이용자들은 집에서 생활을 하는 것 못지않게 편리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

 

 

  

▲서울 아산병원에서 바라본 서울도심의 황홀한 일몰. 환자들은 도심의 빌딩뒤로 사라져가는 황혼을 바라보며 고단한 정서를 달래기도 한다. 

 

 

병원 내에는 휴식과 운동을 위한 병동, 옥외휴식공간, 웬만한 백화점을 능가하는 쇼핑점, 은행, 우체국, 여행사, 보험회사, 세탁실, 이발소, 미용실, 커피숍, 서점, 안경점, 한식, 양식, 중식, 스낵바, 24시간편의점이 있으며, 심지어는 구두수선점과 물품보관함까지 있다. 최근에 개관한 신관에는 고 정주영 회장의 '아산기념관'이 개관되어 우리나라의 근대 경제개발 역사를 한눈에 볼 수도 있다. 

 

한편, 병원내에는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종교생활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2만여 권의 장서가 보관된 도서열람실, 장기간 입원을 하는 어린이 학생들을 위한 간이학교와 놀이터까지 구비되어 있다. 이제 병원은 단순히 병을 치료를 뛰어넘어, 다양안 문화공간을 이용한 문화정서치료와 내 집처럼 편안하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2008. 7. 11 서울아산병원에서  글/사진 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