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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캐롤

찰라777 2008. 12. 25. 21:38

 

오늘은 2008번째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날입니다. 즐거워해야할 성탄을 맞이했지만 세상은 모두가 우울해 보입니다.  들려오는 소식은 재빛 하늘처럼 우울한 소식들 뿐입니다. 거리엔 크리스마스 캐롤조차 들을수가 없어 마치 죽은 자의 거리처럼 더욱 삭막하게만 느껴집니다. 음반가게가 문을 닫거나 도산을 하여 거리의 캐롤조차 사라져 버렸다고합니다.

 

이런 날 작은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불우이웃돕기나 거창한 일이 아닌 그냥 손쉬운 일 같은 것. 마침 아내가 한가지 생각을 말했습니다. 

"우리집에서 가까운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비바님의 병문안이나 가요?"

"그거 참 좋은 생각이네."

 

우리는 롤 케익 하나를 사들고 아산병원으로 갔습니다. 비바라는 분은 1년 반전에 심장이식수술을 한 부산에 살고 계시는 분인데 갑자기 폐렴이 생겨 중환자실에 입원을 했다가 다행히 회복이 잘되어 일반 병실로 옮겼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144 심장병동의 병실로 가니 비바님이 활짝 웃으며 우리를 맞해 주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병원에는 병문안을 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집에서 쉬시지 않고 여기까지 오시다니요?"

"상태는 좀 어떤가요?

"다행히 회복이 빨라 연말에는 퇴원을 할 수 있다는군요."

"그것참 다행입니다."

 

비바님은 아내가 장기간 입원을 했을 때 부산에서 병원에 진료를 올적마다 아내의 병실에 들려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분입니다. 병원에가면 언제나 느끼는 것은  "초심"을 잃지말자는 것입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고 무리를 하지 말자는 것이지요.

 

"크리스마스날 병원에서 먹는 케익 맛이 참 특별하군요."

"그래요? 많이 드세요."

"찰라님 덕분에 훈훈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되었군요. 감사합니다."

"빨리 완쾌하여 퇴원해야지요." 

 

우리는 그렇게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의 쾌유를 기원하며 병실을 나왔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로비로 나오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크리마스 캐롤이 울려퍼져왔습니다. 멜로디를 따라 가보니 신관 병원 로비에는 환자들로 가득차 있었고, 온누리 교회 자원봉사단원들이 크리마스캐롤을 연주하며 열창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리에서조차 듣지못했던 크리스마스캐롤을 여기에서 듣다니... 병문안이 우리에게 준 축복이었습니다. 로비에는 휠체어를 타고 온 사람, 링거를 꼽은 환자, 목발을 짚은 환자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크리스마스 캐롤을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어린이 들을 위하여 곰돌이 인형 옷을 입은 산타 할아버지들이 풍선을 나누어주며 기념촬영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마음이 훈훈해지는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따뜻한 커피와 음료도 서비스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마침 카메라를 들고 가지않았던 터라 그 아름다운 광경을 디카로 몇 장 담아보았습니다. 지금 이곳에 펼쳐 놓고 보니 그 어떤 성능좋은 카메라보다도 멋진 풍경을 담은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합니다. 그것은 참으로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캐롤이었습니다.

병원 로비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행복!

병원 문을 나서는 데 괜히 마음이 훈훈해지고 행복해졌습니다.

 

(▲사진 : 폰카로 찍은아산병원 크리스마스 캐롤 연주 실황)

 

(크리스마스날에 ..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