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잊지못할 그 맛, 콜드록 아이스크림

찰라777 2009. 2. 8. 10:03

잊지 못할 그 맛!  콜드 록 아이스크림

 

 

▲다윈의 미첼거리에 있는 Cold Rock Icecream 가게(by challa)

 

 

 

다윈을 여행 하면서 가장 기억에 오래도록 남아있는 것은 찰스 다윈도, 카카두의 악어도 아닌 '콜드 록(Cold Rock)'이라는 아이스크림이다. 어찌나 달콤하고 맛이 있는 아이스크림인지 먹어보지 않고서는 도대체 그 맛의 느낌을 알 수가 없다.

 

우리는 카카두 국립공원에 다녀와서도, 리치필드 국립공원에 다녀와서도 다윈에 돌아오면 어김없이 콜드 록 아이스크림을 핥아 먹었다. 다윈에 도착 했던 첫날, 우리는 덥고 습한 다운타운을 배회하다가 미첼 스트리트에서 우연히 콜드 록이라고 쓰인 간판을 발견하였다.

 

그 간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리창 속에 비친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유리창 안에 앉아 있는 아이들은 모두 한결 같이 아이스크림을 핥아 먹고 있었던 것.

 

"아이고 더워, 우리도 저 아이스크림이나 먹을까?"

"그거 좋지요."

 

더 놀란 것은 콜드 록 아이스크림 가게를 들어서면서부터였다. 카운터에는 끌처럼 생긴 주걱을 든 종업원들이 요란하게 아이스크림을 짓이기고 있었다.

 

Choose it (기호에 맞는 재료를 고르고)

  

 

Mix it (골고루 잘  섞어서) 

 

 

 

Smash it(요리저리 짓이기면) 

 

 

드디어... 요로코롬 맛좋은 아이스크림이 탄생한다.

 

 

 

완성된 아이스크림은 맛이 그만이었다.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재료만 해도 수십 가지에 달했다. 애플파이, 바나나, 캐러멜, 망고, 쿠키, 커피, 초콜릿… 그러나 새겨 두어야 할 것은 재료를 여러가지 선택 할수록 값이 올라간다는 사실이다.

 

고르는 재미

짓이기는 재미

보는 재미

먹는 재미....

 

말하자면 아이스크림에 시청각 효과를 톡톡히 불어 넣은 샘이다. 자신이 고른 아이스크림이 섞어서 짓이겨 나오는 쇼를 바라보면서 아이들은 침을 잴잴 흐르게 된다. 아이스크림을 짓이기는 종업원들의 동작도 요란하고 재미가 있다. 마치 우리나라 '난타'의 쇼를 보는 것처럼 흥미롭다.

 

"아이스크림에 영혼을 불어 넣는 것처럼 보이는 군."

"그러게 말이에요."

"귀국하면 콜드록 아이스크림점이나 하나 낼까?"

"아서요,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잖아요."

"안 팔리면 까짓거 우리식구들이나 실 컷 먹으면 될 거 아니요. 하하하."

"에그그..누구망하는 꼴 보고 싶지 않아요."

 

우리는 거리를 걷다가 더워지면 콜드 록 아이스크림 집을 찾았다. 그러나 아내는 당뇨 때문에 그 맛있는 아이스크림조차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하도 더워서 인슐린을 적게 주입을 하고 아이스크림을 하나를 다 먹었다. 그러나 혈당수치가 높게 올라가는 바람에 다음부터는 하나만 시켜놓고 아내는 맛만 보았고 나는 미안하지만 그런 아내 앞에서 초콜릿이 든 아이스크림을 어린아이처럼 핥아 먹곤 했다. 그림의 떡이란 게 이런 것이 아닐까?

쯔쯔쯔... 아내여, 마안하오!

 

호주의 톱 앤드(Top End)라고 불리는 다윈은 덥고 습하다. 140년 전 찰스 다윈의 방문을 기념하여 '다윈' 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이름인 것 같다. 차라리 '톱 앤드'나 '콜드 록'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여간 다윈에서 브리즈번으로 떠나는 날에도 나는 콜드 록 아이스크림이 눈에 어른거렸다.

  (호주 다윈에서 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