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80일간의티벳일주

판즈화로 가는 길-아슬아슬한 협곡과 목가적인 풍경

찰라777 2010. 3. 26. 10:01

리장-판즈화

 

쓰촨성의 오지 판즈화로 가는 

 

리장에서 판즈화까지는 해발 3000m가 넘는 300km의 험한 여정이 이어진다.

창자가 뒤틀리는 아슬아슬한 협곡과 고원의 목가적인 풍경이 동시에 펼쳐진다.

 

 

리장의 흥인객잔 다락방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이했다. 다락방에서 잠을 자나 별 다섯 개의 호텔방에서 잠을 자나 여행자에게 아침 햇살은 똑 같이 비추인다. 아니 오히려 어두운 다락방에서 바라보는 아침햇살이 더 눈부시다.

 

7시 30분 발 판즈화 행 버스를 타기 위해 택시를 탔다. 터미널까지는 8위안을 받는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국수집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국수 두 그릇에 계란 두 개, 죽 한 그릇 모두 해서 13위안이다. 뜨거운 국물을 훌훌 마시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하다.

 

 

 ▲리장에서 판즈화로 가는 미니버스

 

 ▲승객에게 인사를 하는 터미널 직원들

 

 

판즈화로 가는 미니버스는 7시 30분 정각에 출발했다. 웬걸? 오늘 따라 터미널 직원들이 버스를 향해 인사를 했다. 아마 친절 교육을 시키는 모양이다. 그들은 모두 공무원으로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큰 소리를 치면 민초들은 머리를 조아린다.

 

버스표를 미리 사놓은 지라 모처럼 앞좌석에 앉았다. 사진을 찍기에 아주 좋은 좌석이다. 상고머리를 한 기사가 아주 야무지게 생겼다. 거의 일주일간 오가며 머물렀던 리장을 떠나려고 하니 고향을 떠나는 것처럼 아쉽다.

 

윈난 성 리장에서 판즈화까지는 300km가 넘는 험한 길이다. 첫 번째 고개를 넘으니 곧 쓰촨 성이다. 길이 어찌나 구불구불하고 험하던지 버스는 속력을 내지 못한다. 해발 3000m가 넘는 고갯길을 몇 개나 넘었는지 모른다.

 

 

 ▲아슬아슬한 협곡을 달려가는 미니버스

 

 ▲해발 3000m고원에 갑자기 펼쳐지는 평원

 

▲평원의 산비탈에 들어선 농가

 

 

샹그리라에서 더친 가는 길 못지않게 험한 협곡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정말 길이 작란이 아니다. 버스가 어찌나 흔들거리던지 창자가 뒤틀려 아침에 먹었던 국수발이 튀어 나올 것만 같다. 유리창에 어께를 계속 부딪치고 머리를 몇 번이나 찧어 박았는지 모른다.

 

험한 고개를 넘어가니 상상도 못했던 평원이 펼쳐진다. 고원에 이렇게 넓은 평원이 있다니 믿을 수가 없다. 중국은 워낙 넓은 땅인지라 지형을 예측하기 어렵다. 어떤 마을은 신작로에 콩을 널어놓고 있다. 콩 위를 자동차가 지나가며 툭툭 콩을 터트려 자동으로 타작을 해준다.

 

 

▲쟁기를 타고 쟁기질을 하는 농부

 

 

 ▲사고와 산사태로 시도때도 없이 멈추는 자동차들

 

 ▲산비탈에 끝없이 펼쳐진 다랑이 논

 

 

10시 30분, 버스는 산중턱의 어느 주점에 멈춘다. 승객들이 모두 내려 식사를 했다. 아마 아침 겸 점심을 먹는 모양이다. 아침에 먹은 국수가 아직 든든해서 차만 한잔 마셨다. 들에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한 농부가 쟁기질을 한다. 우리네 쟁기질 하고 비슷하다. 다른 점은 우리는 쟁기 뒤를 걸어가는데, 이곳 중국의 농부는 쟁기위에 타고 소를 몰고 있었다. 소가 얼마나 힘들까?

 

버스가 갑자기 멈춰 섰다. 아마 사고가 난 모양이다. 버스기사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우리나라 같으면 버스가 멈춘 사유를 당연히 설명 할 텐데… 그러나 승객들은 한마디 불평도 없이 묵묵히 기다리기만 한다. 아마 이런 일에 익숙해져 있기도 하겠지만 불평을 해 보았자 혼만 나기 때문이다. 버스는 30분 동안이나 그냥 서 있다가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곡과 다랑이 논이 끝없이 이어진다. 오후 3시 30분, 버스는 판즈화 시내에 접어들었다. 무려 8시간을 달려온 셈이다. 진사 강을 따라 공업도시가 길게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