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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 벚꽃]꽃들의 치유가 필요하다

찰라777 2010. 4. 21. 09:47

우리는 꽃들의 치유가 필요하다 

 

 

갈라진 벽 틈 사이로 피어난 꽃

나는 그 틈 사이에서 너를 뽑는다.

너는 여기 내 손에 뿌리째 잡혀 있다.

작은 꽃, 만일 네가 누구인지

뿌리째 이해할 수만 있다면,

나는 하느님이 무엇이고, 인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리라.

 

-앨프레드 테니슨-

 

 

 

우리는 꽃이 아름답다는 사실은 안다.

하지만 꽃이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사실은 종종 잊어버린다.

 

 

 

 

 

꽃은 지구의 모든 풍경을 지배한다. 

 아마 꽃이 없다면 지구는 얼마나 삭막할까?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식물은 민감한 촉각의 소유자다.

그러나 사람들은 꽃을 보고 즐길줄만 알지

꽃들의 촉감을 무시한다.

저 꽃 밑에서 서성거리는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꽃들의 세계는 그 자체로 언제나 완벽하다.

어쩌면 저렇게도 완벽하게 피어 있을까?

아직은 꽃잎이 단 하나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사선으로 빛그림자를 드리우는 언덕에도

꽃은 완벽하게 피어 있다.

 

 

 

 숲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꽃들은

아름다운 감탄 그 자체이다.

꽃들은 전체가 하나의 감동덩어리이다.

 

 

 

꽃을 잡고자 하는 여심(女心)도

꽃들과 한 덩어리가 되어 감동한다.

 

 

 

그러나 아무리 붙잡으려고 해도 꽃은 진다.

허지만 꽃은 영원히 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피어날 것을 전제로 스스로

땅에 떨어져 거름이 거름이 되는 것이다.

 

 

 

꽃의 여신이 하늘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인간들은 이상한 조형물을 설치하여

그들만의 꽃의 제국을 건설하려고 한다.

 

 

 

그러나 조형물은 어떤 이유라할지라도

꽃들의 자유와 성장 발아을 방해할뿐이다.

 

 

 

매연을 풍기는 자동차는

나무의 신경에 공해를 불어넣고

소음 음파를 전달하여 꽃들을 성가시게 한다.

 

 

 

꽃을 빙자한 그 어떤 축제와 설치물도

꽃과 나무들에겐 반갑지 못한 것들이다.

냄새와 공해가 그들의 발육과 발아를 방해할 뿐...

 

 

 

 

 

 

꽃들은 언제나 벌거벗은 체

온 몸을 우주에 드러내고 있다.

우리에겐 꽃들의 치유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꽃들의 치유를 받기 위해서는

우리도 온 몸을 벌거벗고 꽃들에게 맨발로 다가서야 한다.

 

그 어떤 것도 몸에 지니지 않고 맨몸으로 꽃들에게 다가설 때

꽃들은 당신을 치료해 주리라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워커힐 벚꽃나무 길을 산책하며 2010.4.20 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