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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장미정원]장미 가시에 찔려 죽다니....

찰라777 2010. 6. 1. 19:34

 

 

 

 

 

 

"장미,

오, 순수한 모순, 그렇게

많은 눈꺼풀 아래 누구의 잠도 되지 않는 기쁨."

 

-라이너 마리아 릴케 묘비명-

 

 

장미 가시에 찔려 죽다니…….

얼핏 듣기엔 매우 낭만적인 이야기입니다.

릴케는 죽기 1년 전인 1925년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듯이

유언장을 작성하고, 아름다운 장미에 대하여

"순수한 모순, 누구의 잠도 되지 않는 기쁨"이라고

묘비명까지 직접지어 놓았습니다.

 

 

 

 

 

묘비명만이 아니고, 릴케는 자신의 시에

수도 없을 만큼 장미를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장미를 사랑하고 장미에 심취했던 그는

실제로 장미를 심고 가꾸는데 많은 기쁨을 느꼈다고 합니다.

 

 

 

 

장미를 가꾸고,

장미 향기에 취해 사색하고,

장미를 찬미하는 시를 짓고,

아, 그러고도 모자랐는지

장미 가시에 찔려 생을 마감하다니…….

 

 

 

 

 

6월은 장미의 계절입니다.

아무리 돌아보아도 세상에는 장미꽃만큼 아름답고 화려한 꽃은 없는 듯 합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만큼 우리는 장미를 조심해야 합니다.

 

아름다운 것은 소중한 것이며

두고두고 사랑하고 보아주어야 할 것이므로

더욱 아끼고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장미가시에 찔려 화농이 심해 결국 지병인 백혈병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난 릴케는 <사랑>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어려운 것에 집착하여야 합니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어려운 것을 극복해야 자신의 고유함을 지닐 수 있습니다.

고독한 것은 어렵기 때문에 좋은 것입니다.

 

 

한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좋은 것입니다.

 

아마도 내가 알기에 그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고

다른 모든 행위는 그 준비과정에 불과합니다.

젊은이 들은 모든 일에 초보자이기 때문에 아직 제대로 사랑 할 줄 모릅니다.

그러나 배워야 합니다.

 

 

 

 

 

 

모든 존재를 바쳐 외롭고 수줍고

두근대는 가슴으로 사랑을 배워야 합니다.

사랑은 초기 단계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합일, 조화가 아닙니다.

 

 

사랑은 우선 홀로 성숙해지고 나서 자기 스스로를 위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하나의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장미를 조심하세요!

싱그러운 6월 초하루

 

 

찰라

*사진 : 서울대공원 장미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