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Nepal

카필라성지순례[4]-찬타카와 칸타카

찰라777 2011. 1. 21. 11:42

 

싯다르타 태자의 애마 칸타카의 죽음

 


▲싯다르타의 애마 칸타카가 태자를 그리다가 죽은 장소

 

 

카필라성에서 싯다르타 태자가 칸타카Kanthaka는 말을 타고 찬타카와 함께 출가를 한 동문 쪽으로 걸어갔다. 싯다르타 태자는 승마의 달인이었다. 태자의 애마 칸타카는 왕궁 내에 있는 모든 말 중에서 가장 명석하고 빠른 준마로 태자의 총애를 받았다.


칸타카는 태자가 야소다라를 아내로 맞이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반왕이 자꾸만 출가하려는 생각만 하고 있는 태자를 이웃나라 선각왕의 딸 야소다라에게 장가를 보내려고 청혼을 하였다.


그러나 선각왕은 여러 국왕들이 이미 청혼을 하였지만 거절을 한 터라 쉽게 허락을 할 수 없어 근심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야소다라는 선각왕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걱정하십니까?”

“정반왕이 태자를 위하여 너에게 청혼을 하였다. 만약 허락을 하게 되면 여러 나라 와 원한이 맺힐 것이다. 그 때문에 근심하고 있느니라.”

“아버지께서는 너무 심려하지 마십시오. 이 일은 쉽습니다. 제가 칠일 후에 스스로 결정을 하러 문으로 나가겠습니다. 나가서 무용과 기술이 가장 뛰어난 사람을 배필로 맞이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칠일 후에 승마, 기마궁술, 씨름 시합을 하게 되었다. 싯다르타는 자신의 애마 칸타카를 타고 스마시합에서 사촌 아누루타를 이겼고, 기마궁술에서 데바닷다를 이겼다. 이 승리 뒤에는 명마 칸타카의 활약이 컸다.

 

 

▲인도 아마라바티 불탑에 새겨진 칸타카 부조

 


태자는 출가를 하기 위해 찬타카로 하여금 애마 칸타카를 데리고 오라고 하였다. 찬타카가 칸타카를 끌고 나오려고 하자 갑자기 말이 날뛰어 가까이 할 수 없자, 태자가 몸소 말 등을 어루만지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고 죽음에 윤회하던 것

이제야 끊으련다

칸타카야, 나를 도와 다오

도를 얻으면 너를 잊지 않으리라


칸타카는 태자의 말을 알아듣고 다리가 땅에 닿지 않게 소리를 내지 않으며 성문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태자는 칸타카를 타고 날이 새기까지 사백팔십 리를 달려 아노마국에 이르렀다.


그리고 찬타카로 하여금 칸타카를 끌고 카필라 성으로 돌아가라고 명하였다. 그러자 태자의 심복 찬타카는 "저는 떠나지 않고 곁에서 도와 드릴 것입ㄴ다. 말이나 놓아서 떠나가게 하소서..." 그러자 애마 칸타카는 길게 꿇어 앉아 눈물을 흘리면서 태자의 발을 핥고는 물을 보면서도 마시지 않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러자 태자는 게송으로 타일렀다.

 

몸이 강하여도 병이 들면 꺾이고

기운이 왕성하여도 늙음이 오면 쇠하며

죽어지면 살아서 이별이거늘

어찌하여 세간을 즐기겠느냐


이에 찬타카는 스피울며 태자의 발에 예배를 하고 칸타카를 끌고 성으로 돌아갔다. 카필라성에 돌아와서도 칸타카는 태자를 그리워하며 성에 들어가지 않고 태자를 태우고 출가를 한 동문 앞에서 죽었다.


경전에 의하면 칸타카는 나중에 브라만 계급으로 인간으로 환생을 하여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싯다르타의 애마 칸타카는 불교미술에 자주 등장을 한다.

 

 

▲태국 Veggmalerier 사원의 칸타카 탱화

 


인도 아마라바티에 가면 싯다르타가 칸타카를 타고 출가를 하는 장면이 부조로 새겨져 있다. 태국의 베그마러리아Veggmalerier fra Thailand 사원에 가면 칸타카를 타고 달리는 싯다르타의 탱화가 그려져 있다. 또한 경마경기에서도 말의 이름을 “칸타카”로 지은 경우가 흔하다. 그만큼 칸타카는 명마였으며, 싯다르타 태자는 승마의 달인이었다.


칸타카의 수투파가 있었다는 동문을 지나가는데 맨발에 허름한 옷을 입은 사문이 논두렁길을 걸어오다가 합장을 한다. 그는 합장을 한 채 사방을 돌아보더니 카필라 성을 향하여 참배를 한다.


그 모습이 너무나 신성하고 마치 싯다르타를 그리워한 칸타카처럼 보인다. 아아, 칸타카는 아직도 싯다르타 태자를 잊지 못하여 카필라성을 배회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