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섬진강일기

배추농사, 절반의 성공

찰라777 2011. 9. 16. 05:43

배추농사, 절반의 성공

농사는 역시 경험이다!

 

이곳 지리산 자락 섬진강변에 터를 잡고 살면서 가장 즐거운 일은 무엇보다도 작은 텃밭을 가꾸는 재미입니다. 맑은 공기, 아름다운 산수도 우리를 즐겁게 해주지만 작은 텃밭에 야채를 심어 손수 가꾸어가는 재미란 이루 말 할 수가 없습니다.

 

▲텃밭을 가꾸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건강하게하고 정서를 함양시킨다

 

 

한 원예치료사의 말에 의하면, 텃밭을 가꾸면서 사람들의 정서는 함양이 되고 마음의 치료가 된다는 것입니다. 땅 속에서 자라나는 생명을 바라보며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를 느끼게되고, 그 과정에서 시람의 마음이 건강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여간 텃밭을 가꾸는 재미는 여러가지로 이득을 갔다주는 것 같습니다.

 

 

▲여름내 식탁을 즐겁게 해주었던 과일과 야채들

(블루베리, 토마토, 오이, 가지)

 

 

봄에 심은 상치, 고추나무 4그루, 가지 4그루, 호박 2그루, 오이 2그루, 토마토 4그루에서 여름 내내 매일 아침 조금씩 수확을 하여 싱싱한 야채들을 밥상에 올려 먹는 그 느낌이란 이루 말로는 다 할 수가 없습니다.

 

호박과 가지는 지금까지도 열려주고 있고, 오이도 끝물이지만 종종 열려주어 우리들의 밥상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도심의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싱그러운 기쁨을 줍니다.

 

 

▲아직도 열리고 있는 호박

 

 

여름 농사가 끝나고 이제 배추와 무 농사를 지을 때가 되어 지난 8월 28일 구례 장에 가서 배추모종을 사왔습니다. 작년에는 씨를 뿌렸는데 씨를 뿌리는 것보다 모종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잘 자라고, 병해도 없다는 이웃집 혜경이 엄마의 말을 따른 것이지요.

 

작년에는 배추씨와 무씨를 뿌려서 배추 40포기 무 50포기를 수확하여 김장을 해결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무는 예년처럼 그냥 씨를 뿌리고, 배추만 모종을 하기로 했습니다.

 

 

▲배추모종 50포기를 사와 물을 주고 배추를 심엇는데... (8월 28일)

 

 

 

8월 28일 구례장에 가서 배추모종을 사왔습니다. 작년에는 씨를 뿌렸는데 씨를 뿌리는 것보다 모종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잘 자라고, 병해도 없다는 이웃집 혜경이 엄마의 말을 따른 것이지요.

 

 

50포기 모종 한판을 사와서 그날 오후에 텃밭에 심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보니 비닐을 씌워주면 병해도 없고 훨씬 더 잘 큰다고 하였더군요. 그래서 비닐을 수평상회에서 좀 얻어왔어요. 혜경이 엄마는 "햇볕이 작란이 아닌데, 견디어낼지모르겠내요." 하면서 굳이 비닐을 씌우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인터넷 말을 믿고 내가 우겨서 절반은 씌우고 절반(비닐이 모자라서)은 그냥 심었어요.

 

 

 

▲절반은 비닐을 씌우고, 절반은 그냥 심었더니(8월 28일)...

 

 

그런데 이틀이 지난 날 아침 텃밭에 나가보니 비닐을 씌운 쪽은 배추모종이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었어요. 씌우지 않는 쪽은 생생하게 잘 자라는 데 말입니다. 그 원인을 생각해보니 날씨가 워낙 뜨거워 비닐을 씌운 쪽은 배추모종이 익어버린 것이었어요. 불볕더위가 작란이 아니더군요.

 

 

▲절반은 불볕더위에 시들고(우측), 절반은 싱싱하게 자라났다(9월 2일).

 

 

혜경이 엄마가 아니었더라면 모종 전체가 망조가 들 뻔했는데, 그래도 덕분에 절반은 건진 셈이지요. "그러기에 내가 뭐랬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닐을 씌우며 요란을 떨더니 배추모종만 죽였지 않아요." 각하한테 혼나가며 우리는 배추모종을 얻어 와서 그 반쪽을 다시 심었습니다. 혼나도 싸지요. ㅎㅎ

 

 

▲비닐을 씌워 시들어 버린 배추를 다시 심었다(9월 9일).

 

▲비닐을 씌우지 안는 쪽은 싱싱하게 자란다(9월 9일)

 

▲9월 14일 현재 작황 비교

 

▲비닐 씌우지 않았던 곳

▲비닐 씌워 시든 후 다시 심은 배추

 

 

보시다 시피 비닐을 씌우지 않는 쪽은 배추가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어요. 나머지 절반은 이제 겨우 고개를 내밀고 있지만. 허지만 절반의 성공 그 자체로 만족해야겠지요? 요즈음은 아침마다 핀셋을 들고 벌레를 잡느라 법석을 떨고 있습니다. 벌레들이 배추를 어찌나 잘 갉아 먹던지.

 

여러분, 나머지 절반의 배추도 잘 자라주도록 응원해 주세요!

 

▲벌레 먹은 배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