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우박폭탄을 맞아 쑥대밭이 되어버린 텃밭

찰라777 2012. 6. 20. 07:21

기관총처럼 쏟아져 내린 우박으로

벌집이 되어버린 텃밭...

 

 

6월 19일 오후 4시부터 돌풍을 수반한 우박이 내렸습니다. 처음에는 천둥번개와 함께 소낙비가 내리더니, 점차 구슬 같은 우박으로 변해 마치 폭탄처럼 쏟아져 내렸습니다.

 

 

창문과 지붕에서는 기관총으로 난타를 하듯 한동안 우박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이렇게 우박이 심하게 쏟아져 내리는 건 내 생애 처음 보는 현상입니다.

 

 

 


강한 돌풍과 함께 20여 분간 쏟아져 내리던 우박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고요해지며 다시 햇볕이 쨍쨍 내리쪼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박이 그치자 텃밭으로 나가보니 텃밭이 그만 쑥대밭이 되어 있었습니다.

 

오이 넝쿨은 갈기갈기 찢어져 헝클어져 있고,

 

 

 

 

 


고추 대는 마디마디가 부러져 넘어져 있으며,

 

 

 

 

 

상추는 여기 구멍이 뚫려 일그러져 있습니다.

 

 

 

고구마는 여린 순이 찢겨지며 뒤집혀져 있고,

 

 

 

 

수박도 갈기갈기 난도질을 당한 채 뒤엉겨 있습니다.

 

 

 

싹을 틔우며 머리를 내밀던 대두콩은 우박을 맞아 뇌진탕을 당한 듯 땅에 엎드려 있습니다.

 

 

 

가지와 토마토도 여기저기 마디가 부러지고 한창 커가던 토마토 알갱이가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들깨와 호박잎은 마치 벌집을 쑤신 듯 구멍이 뻥뻥 뚫려 있습니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난 자연의 재해입니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땡볕이 내리쪼이다가 갑자기 내린 우박은 농민들한테는 청천벽력 같은 날벼락입니다.

 

 

 

 

한동안 망연자실하며 쑥대밭이 되어버린 텃밭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동안 정성을 들여 일구어낸 텃밭이 일순에 심각하게 망가져 버린 것입니다. 작은 텃밭의 피해가 이러할진대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마음은 어떠하겠습니까?

 

"하늘도 원망스럽제. 원 이렇게 망가지다니. 쯔쯔."

 

 

 

 

형수님은 망가진 농작물과 하늘을 번갈아 바라보며 혀를 끌끌 찼습니다. 무너진 고추대를 세우고, 헝클어진 오이넝쿨과 수박, 호박넝쿨을 풀어서 바로 잡아 주었습니다. 상처투성이가 되어 처참하게 일그러져 버린 녀석들을 바라보자니 가슴이 아픕니다. 자식처럼 정성을 들여 키워오던 녀석들인데…

 

 

 

이장내 집과 연희 할머니네 집도 피해가 심각한 모양입니다. 걱정이 되어 전화를 했더니 늦게까지 넘어진 고추대를 세우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합니다. 우박으로 망가진 농산물은 이미 상품으로서 가치가 없어지고 만 것입니다.

 

이상기온이 확산되면서 농가의 피해는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자연재해에 대하여 철저하게 대비를 하여야겠지만 우박처럼 속수무책으로 쏟아지는 돌발 사고에 대비하여서는 손해보험이라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돌발적인 기상이변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2012.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