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북한 땅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태풍전망대'

찰라777 2012. 6. 27. 10:31

북한 땅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태풍전망대'는

군사분계선까지 불과 800m 떨어져 있어

북한 주민 움직임까지 포착할 수 있는 곳이다.

 

태풍전망대는 천혜의  DMZ 생태계와 분단의 현실을

가장 리얼하게 느낄 수 있는  안보관광 및 교육의 현장이다.

12.06.25 21:25 ㅣ최종 업데이트 12.06.25 21:25 최오균 (challaok)

"UN미국군전사자 36,940명"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혹서의 날씨에 태풍전망대로 올라가는 입구에 세워진 미국군전사자 충혼비에 새겨진 비문이다.

 

  
태풍전망대 앞에 세워진 UN미국군전사자 충혼비
ⓒ 최오균
UN미국군전사자 충혼비

 

"와, 이렇게 많은 미군 병사들이 6.25 전쟁 때 전사를 한 줄은 미처 몰랐네!"

"그러게 말이에요. 모두가 젊은 병사들이었을 텐데…"

"그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무사하게 생존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소."

 

6월 24일 오전 11시,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비끼산 수리봉에 위치한 <태풍전망대>를 찾은 부부사랑 회원 12명은 미군전사자 충혼비 앞에서 매우 놀라는 표정으로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6.25 한국전쟁시 36,940명의 미국군이 전사를 했다는 표시를 한 충혼비
ⓒ 최오균
태풍전망대

 

 

6.25 참전 미군병사들의 전사자가 이렇게 많은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기 때문이다. 충혼비 앞에서 잠시 묵념을 올리고 있는데 어떤 중년 남자가 충혼비 앞을 지나다가 한마디 했다.

 

"미국 사람들은 참 이상해. 왜 이렇게 많은 군인들이 다른 나라에 가서 죽어가지? 한국에서 죽고, 월남에서 죽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죽고…"

 

선글라스를 쓰고 카메라를 어깨에 멘 그의 억양이 다소 비꼬는 말투로 들려왔다. 물론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대를 여러 나라에 파견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하필이면 우리나라의 자유 수호를 위해 피를 흘려간 병사들의 충혼비 앞에서 그런 말을 아무런 생각 없이 내 뱉다니... 세계 수십개국에 파견한 UN군이 이 땅에서 피를 흘리며 전사를 했기에 오늘 우리가 이렇게 살아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참으로 해서는 안 될 소리다.

 

서울에서 약 65km, 평양에서 약 14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태풍전망대는 임진강 휴전선까지는 불과 800m, 북한군 초소까지는 1,600m 거리로 155마일 휴전선상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유명하다.

 

천하무적 태풍부대에서 1991년 12월 3일 건립한 태풍전망대는 당초에는 군사분계선을 기점으로 2km 지점에 남방한계선과 북방 한계선이 설정되어 있었으나, 1968년 북한이 슬그머니 휴전선 가까이 철책을 설치하자, 우리나라도 1978년 가까운 거리에 철책을 설치한 곳이다.

 

 

  
태풍전망대 표지석. 태풍전망대는 1991년 12월 3일 천하무적 태풍부대에서 건립한 곳으로 휴전선까지 불과 800m 떨어져 있으며, 155마일 휴전선중에서 군사분계선이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어 북한초소와 북한 주민의 움직임을 육안으로 포착 할 수 있는 곳이다.
ⓒ 최오균
태풍전망대

 

 

태풍전망대에는 국군 장병들이 종교집회를 가질 수 있는 법당, 성당, 교회, 성모상, 종각 등이 세워져 있고, 실향민의 망향비, 소년전차병기념비, 한국전쟁 전적비 등이 세워져 있다. 

 

또한 전시관에는 전망대에서 2km 떨어진 임진강 필승교에서 수집한 북한의 생활필수품과 일용품, 그리고 휴전 이후 수차례에 걸쳐 침투한 무장간첩들이 사용한 침투 장비가 전시되어 있다.

 

  
태풍전망대에 세워진 성모마리아 상
ⓒ 최오균
태풍전망대

 

 

  
태풍전망대에 세워진 불교 법당
ⓒ 최오균
태풍전망대

 

 

"이곳 GOP는 저기 S자로 흐르는 임진강까지는 불과 800m의 거리로 155마일 휴전선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임진강 넘어 왼쪽에 보이는 야산은 베티고지로 1953년 7월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치렀던 곳입니다.

 

임진강 바로 좌측에 보이는 언덕은 노리고지로 역시 중공군과 전투에서 제10중대 1소대 박관욱 하사의 투혼 등으로 적 2,700명을 사상시키는 전과를 올렸던 곳입니다.

 

임진강을 끼고 있는 36만평에 달하는 넓은 벌판은 북한 주민들이 옥수수, 벼 등을 재배하고 있으며, 산중턱에 보이는 담장은 북한군 초소가 있는 북방한계선입니다. 그 너머에는 귀촌리 마을이 있는데 날씨가 맑은 날은 북한주민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포착 할 수 있습니다…"

 

  
군사분계선인 임진강을 끼고 있는 태풍전망대는 2009년 9월 북한이 황강댐을 방류하여 6명의 사망자를 낸 진원지이기도 하다.
ⓒ 최오균
태풍전망대

 

 

해설을 담당하는 GOP장병은 태풍전망대에 대한 설명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곳은 지난 2009년 9월 6일 새벽 2시경, 북한이 황강댐을 사전 통지없이 방류하여 임진강에서 우리 민간인 6명의 인명피해를 입힌 물줄기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임진강 필승교에서 수집한 북한 주민생활용품
ⓒ 최오균
태풍전망대

 

 

2만2630일. 오늘은 6.25 한국전쟁 비극이 발발한지 만 62년이 되는 날이다. 지금 신세대들은 6.25 한국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과거사이지만 전쟁의 비극과 참화를 잊지는 말도록 상이시켜 줄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척에 북한 땅이 바라보이는 태풍전망대는 안보관광지로 매우 적합한 곳이다. 작년 12월에 연천군 미산면으로 이사를 온 기자는 10번도 넘게 태풍전망대를 찾았다. 우리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곳을 꼭 관람시켜주며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태풍전망대 가는 길
-전곡방향 : 3번국도-전곡-군남면-중면-태풍전망대
-자유로 방향 : 자유로-37번국도-미산면-군남면-태풍전망대
-대중교통 : 경원선 열차 또는 버스-전곡하차-횡산리행 버스 탑승-횡산리-태풍전망대(도보 30분-배차간격, 왕복도보 이용 불편)
-출입시간 : 10:00~16:00/민통초소 신분증제시/출입허가/사진촬영제한/개별행동 삼가 등 준칙 준수 필요

☎관광 문의처 : 연천군청 문화관광팀 031-839-2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