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장마가 오기전에 형수님의 지혜로 미리 예방책을 세우다

찰라777 2012. 6. 29. 11:44

 

그토록 타는 가뭄이 계속 되더니, 곧 장마전선이 북상을 한다고 한다. 도심의 아파트에 살 때에는 아무리 장마가 오더라도 별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농촌에 살다보니 여러 가지로 손을 볼 곳이 많다.

 

“아제, 장마가 오기 전에 뒤꼍을 먼저 손 보아야 할 것 같아요. 아마 파리가 많은 것도 뒤안 하수구 때문인 것 같은 디.”

“네, 그래야 할 것 같군요.”

 

 

형수님은 뒤꼍에 잡초가 우거져 있고 하수구에 뭔가 잔뜩 끼어 있어 파리모기 등이 서식하기 좋은 온상이라고 하며 장마가 오기 전에 말끔하게 치워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형수님의 지적은 전적으로 옳다. 그렇지 않아도 항상 뒤꼍이 마음에 걸렸는데 오늘은 마음  먹고 뒤뜰을 정리하기로 했다.

 

뒤꼍으로 돌아가 살펴보니, 물이 흘러가도록 홈을 파 놓은 하수구에는 낙엽과 토사가 잔뜩 끼어 있었다. 수로를 덮어 놓은 철망을 벗겨내고 하수구를 쳐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하수구 수로에는 아마 몇 년을 묵었을 토사와 낙엽, 그리고 쓰레기들이 꽉 차 있었다. 지난겨울 얼음이 꽁꽁 얼었던 것도 물이 빠지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어서일 것이다.

 

시궁창으로 변한 수로에는 지렁이들이 꿈틀거리고, 파리와 모기들이 윙윙 거리며 날아 다녔다. 그렇다면 필시 파리 모기들의 성충도 이곳에 서식하고 있을 것이다. 형수님은 내가 토사를 치워 내는 동안 호미로 잡초를 뽑아냈다.

 

 

 

“아제, 이 흙으로 뒤엄을 만들어 퇴비와 섞어 거름을 만들어 쓰면 아주 좋겠네요.”

“그렇군요. 마침 잔디와 잡초를 깎아 놓은 것이 있으니 섞어서 퇴비를 만들어야겠어요.”

 

농촌에서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보신 형수님은 말씀은 하나하나 틀림이 없었다. 호미와 삽, 괭이를 동원하여 시궁창으로 변한 흙과 쓰레기를 파내어 양동이에 담아 마당건너 담장 밑에 쌓아 놓은 잡초더미로 옮겨 섞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도 백악관의 잔디를 깎아낸 풀로 퇴비를 만들었다고 하지 않았다던가?

 

 

 

토사를 제거하고, 빗자루로 배수로를 깨끗이 쓸어 낸 다음 물을 부어 말끔하게 청소를 하고나니 뒤꼍이 훤해졌다. 배수로는 땡볕에 금방 말랐다. 이 정도면 파리모기가 서식을 하기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법 긴 수로에 쌓인 토사를 한나절을 쳐내고 나니 허리가 뻐근했다.

 

“이젠 장마가 와도 물이 잘 내려가고, 파리모기도 훨씬 적어지겠네 잉~.”

“이게 다 형수님 덕분입니다.”

 

 

 

 

앞마당 텃밭에도 몇 군데 골을 깊게 파서 물이 잘 흘러가도록 하고, 오이와 가지, 토마토에도 지주 대를 깊게 박고 줄로 서로 연결하여 단단하여 묶어 놓았다.

 

지난번 소낙비가 올 때 처마에 물이 새는 홈통도 곧게 펴서 철사로 동여매 두었다. 배전반의 누전차단기도 버튼을 눌러 고장 여부를 확인했다. 침수로 누전 시에는 배전반의 전원스위치를 내려 감전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화장실에 작은 흑나방과 파리가 많아졌다. 형수님은 큰 주전자에 물을 끓여 부어서 나방과 파리의 성충을 죽여야 한다고 했다. 형수님의 말씀대로 큰 주전자에 물을 펄펄 끓여 하수구에 붓고 뚜껑을 비닐로 막아두었다.

 

“형수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이제 장마가 와도 끄떡없겠어요.”

“미리미리 예방을 해두면 사고도 방지하고 집안도 깨끗해져 좋제 잉~”

“그렇고말고요.”

 

 

 

더운 날씨에 비지땀을 흘리며 한동안 작업을 하고 나니 허리와 팔다리가 뻐근했다. 그러나 형수님의 지혜 덕분에 집안 파리모기도 박멸하고, 장마철에 침수가 되는 것도 사전에 예방책을 세워 놓으니 기분이 상쾌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