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콩잎 자르기-적심

찰라777 2012. 7. 20. 11:28
7월 20일 금요일, 흐림

 

 

 

◆콩잎 자르기-적심

 

 

벌써 금요일이다.

세월은 참 화살처럼 빨리도 지나간다.

 

 

자투리 땅 요소요소에 콩을 심었는데 모진 가뭄을 이기고 용케도 잘 자라고 있다. 앞 마당 가운데는 서리태를 심었고, 언덕배기 모서리에는 대두콩을 심었다. 그런데 의외로 콩의 키가 커져서 아랫집 이장님도, 농촌기술센터 연구원들도 콩잎 순을 잘라주어야 한다고 한다.

 

 

 

 

 

 

적심은 이파리가 4~5개쯤 되면 그루의 끝을 꺽어주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그루가 너무 높이 자라지 않게 하여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콩 그루가 단단해지며, 곁가지가 여럿 생겨서 열매가 많이 열린다는 것이다.

 

 

기술원 연구원의 말로는 낫으로 쳐 주거나 많으면 예초기로 잘라주기도 한다고 한다. <찰라의 텃밭>에는 약 30여 평 정도가 콩을 심어 놓았다. 낫으로 자르기도 그렇고 하여 정원 조경가위로 콩을 잘라 주기로 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동이 트자 창고에서 조경가위를 꺼내들고 콩밭으로 갔다. 아침이슬이 콩잎에서 반짝거렸다. 콩 그루 꼭대기를 가위로 자르는데 어쩐지 콩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열매를 많이 열리게 하려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콩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콩들아 미안하다! 너를 더 튼튼하게 자라나게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 주렴."

 

 

나는 콩들에게 미안하다는 인사를 하고 가위질을 시작했다. 잎들이 생각보다 길고 무성하게 자라나 있다. 어떤 콩나무는 쓰러져서 땅바닥에 누워 있다. 2시간 동안 작업을 하고 나니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콩잎이 가위에 잘려 툭툭 떨어진다. 이 콩잎으로 장아찌도 담아 먹는다는데... 그대로 두면 콩 자신에게 거름이 되겠지.

 

 

 

그런데 콩 나무 사이에 잡초들이 너무 많이 자라나 있다. 비가 오기 전에 콩밭을 한 번 메 주었는데도 이렇게 자라나다니 참 잡초란 놈들은 대단한 녀석들이다. 녀석들을 바라보면 강인한 생명력을 느낀다.

 

 

 

◆대추나무 비료주기

 

 

2시간 동안 콩 적심을 다 끝내고 나서 현관 오른쪽에 있는 대추나무에 복합비료를 주었다. 대추나무에는 그야말로 대추가 주렁주렁 열려 있는데 녀석들을 영글게 하려면 비료를 좀 주어야 할 것 같다.

 

 대추나무 주위를 쇠스랑으로 둥글레 파주고 그 사이에 복합비료를 골고루 뿌려 주었다. 대추나무를 올려다 보니 정말로 대추나무에 연걸리듯 대추들이 싱싱하게 열려 있다.

 

"하하, 대추야, 거름도 주고 숨통도 열어 주었으니 마음껏 웃으며 영글어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