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North America

블랙푸트 인디언과 버펄로 점프

찰라777 2012. 7. 29. 16:49

 

블랙푸트 인디언과 버펄로 점프

 

 

▪ 블랙푸트 인디언의 슬픈 역사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평원!

워터톤 레이크에서 출발하여 6번 도로를 타고 캐나다 앨버타 주 북동쪽으로 달려가는 로키의 고원은 푸른 초목이 끝없이 펼쳐진 대 평원지대였다.

버스는 '세계 최고의 비프 페스티벌 The World's Best Beef Festival' 로 유명한 핀처 크리크를 지나, 3번 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향했다. 불어와 버스의 속도를 늦추게 할 정도로 일말의 강한 바람이 초원에서 불어 왔다.

초원위에 풍차들의 군락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바람을 이용하여 터빈을 돌리고 거기에서 풍력을 얻어내는 풍력 발전소였다. 버스가 거의 2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 왔는데도 평원은 끝날 줄을 몰랐다.

어디선가 인디언이 말을 타고 까르르 소리를 지르며, 질풍처럼 달려 올 것만 같은 앨버타의 광활한 로키의 고원지대는 무언가 사슴 뭉클한 사연이 다가 올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 지역은 블랙피트(검은 발) 인디언들의 고향이다. 이들은 캐나다 앨버타 주와 미국의 몬태나 주에 걸쳐 버펄로, 사슴 등을 사냥을 하며 유목 생활을 해왔던 아메리카 원주민이다. 사실상의 아메리카 땅의 주인들인 셈. 이들은 인디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고 공격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던 인디언 종족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백인들이 이 지역에 개발을 시작하면서 개발이익금을 인디언들에게 나누어 주겠다고 속이고 이들을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몰아넣어 버렸다. 그리고 백인들의 무차별적인 개발로 환경은 파괴되자 들소들은 사라져 버렸고, 보상을 받지 못한 인디언들은 굶주리며 죽어 가게 되었다.

“차 암, 백인들은 나쁜 사람들이군요.”

“사실 아메리카 인디언은 우리들과 같은 종족이야. 우리들의 조상일지도 모르지.”

“그런 증거라도 있나요?”

“몽고족들이 지각변동이 있기 전에 알라스카로 건너가 북미를 거쳐 계속 남하를 하여 중미와 남미까지 연구 자료들이 알려지고 있어.”

“몽고 인들은 참으로 대단 한 것 같아요.”

 

아메리카 원주민은 우리와 같은 피가 흐르고 있는 민족이다. 이곳의 블랙푸트 인디언들도 몽고족의 피가 흐르고 있는 우리와 같은 종족의 혈통이다. 그들은 이 넓은 평원에서 평화롭게 말을 달리며 사냥을 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자유롭게 살아왔다.

사냥을 해서 얻은 제물로 밤이면 모닥불을 피워 놓고 신에게 감사 기도를 올리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그들의 율법대로 살아온 자유롭고, 평화로운 생활. 적어도 백인들이 이 땅에 발을 들여 놓기 전까지는 신의 이름으로 축복을 받은 추장이 그들을 평화롭게 다스리며 아무런 문제없이 행복한 삶을 누려 왔던 것.

그런데 어느 날 유럽에서 종교의 박해를 피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나선 파란 눈과 흰 피부를 가진 백여 명의 청교도 인들이 이 땅에 상륙을 하면서부터 인디언들의 수난은 시작되었다.

인디언들은 이 몰골이 초췌한 백여 명의 침입자들을 일순간에 모두 죽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천성이 선하고 소박한 인디언들은 이 이방인들을 가상히 여겨 따뜻하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계속적으로 이민의 러시를 이룬 백인들은 개발이라는 음모 하에 총을 들고 인디언들을 무차별로 사살하며 급기야는 인디언 보호구역이라는 것을 설정하여 그들의 자유를 박탈하고 말살을 하기에 이르렀으니……. 적반하장이란 이럴 때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오직 신과 대화를 하며 사냥의 수단으로 활과 칼만을 사용하던 인디언들은 그들의 속임수와 무차별한 살육의 제물로 이제 멸종위기에 처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이 블랙푸트 인디언도 그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모든 걸 내 주었는데, 결과는 굶주림과 죽음뿐이었다. 1996년 부시행정부를 상대로 이곳 몬태나 주 출신의 한 인디언 소녀가 낸 "정부는 1천3백70억 달러(약 1백 64조원)를 인디언 후손들에게 돌려 달라"는 소송은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순박하고 인정 많은 인디언들의 슬픈 영혼을 그 누가 달래 줄 것인가? 아마 우리의 삶에 윤회와 부활이 존재한다면 이 땅에 침략한 백인들은 모두 인간이하의 축생으로 떨어져 그 죄 값을 톡톡히 치르지 않을까? 인간의 죄는 영원히 속일 수도 지울 수도 없다. 신과 영혼이 지켜보고 있으므로…….

 

“여보, 저기 언덕이 오랜만에 보여요!”

평원에 불어오는 강한 바람의 힘에 헉헉대며 달려온 버스는 2번 도로를 잠시 타다가 다시 농노처럼 생긴 785번이라고 적혀진 좁은 도로를 지나 좀처럼 보이지 않던 어느 언덕에 우리들을 내려놓았다.

헤드 스매쉬드 인 버펄로 점프(Head-Smashed-In Buffalo Jump)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 버펄로 점프의 전설

 

멀리서 보면 들판으로 보이는데 가까이 다가가보니 높이 20여 미터의 벼랑이 띠를 두르듯 초원의 중간에 펼쳐져있었다.

“여긴 버펄로 박물관인가 봐요?”

“유네스코가 지정한 버펄로에 대한 세계문화 유산이이래.”

전시관은 절벽에 계단식으로 세워져 있었다. 위에서부터 버펄로 사냥에 대한 인디언들의 사냥과 생활을 보여주는 극장이 있고, 인디언들의 생활, 사냥방법들이 자세히 전시되어 있었다.

북미 대륙의 서부 대평원에서는 버펄로가 달리는 관성에 의하여 절벽으로 굴러 떨어지게 하여 한번에 수천마리를 대량 도살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사냥꾼들은 버펄로 떼를 절벽으로 유인하여 뒤에서 몰아친다. 그중 어느 한 마리가 앞으로 돌진을 하면, 버펄로들은 떼를 지어 맹렬하게 앞으로 전진을 하게 되고, 그 달리는 관성을 멈추지 못한 체 순식간에 절벽으로 굴러 떨어져 죽고 만다. 버펄로들은 계속 자기 동료들의 시체위로 굴러 떨어져 죽음의 무덤을 만들게 된다.

이곳은 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곳. 헤드 스매쉬드 인 버펄로 점프(Head-Smashed-In Buffalo Jump)란 이름은 절벽 아래 도살장에서 한 젊은이의 유골을 발견하면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한 젊은이가 도살 광경을 구경하려고 절벽 아래에 가서 버펄로가 점프하여 떨어지는 광경을 바라보다가 그만 버펄로가 절벽에서 떨어지면서 생기는 시체더미에 깔려 죽게 되어 버렸다는 것. 나중에 죽은 버펄로를 가지러 가게 된 사람들이 그의 부서진 해골을 발견하게 되면서부터 이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

버펄로는 그 몸무게가 보통 700kg정도나 된다. 이렇게 살육된 버펄로는 그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고 모두 인간에게 이롭게 이용된다. 식육, 털옷, 바늘, 그릇, 각종 공예품 등.

“죽어서 인간들에 이렇게 이로운 보시를 하고 가는 데, 필요한 만큼만 잡아야 할 것 아닌가요?”

버펄로 기념품점을 돌아보면서 버펄로의 다양한 활용에 놀라워하며 아내는 계속 혀를 끌끌 찼다. 버펄로는 죽어서 하나도 버릴게 없다고 한다. 버펄로는 목숨을 버린 후 그 모든 것을 인간들을 위하여 이용된다.

 

“버펄로들이 너무 불쌍해요!”

“인간들이 너무 잔인 한 거지.”

버펄로가 떨어져 죽은 언덕을 산책하며 우리는 수많은 버펄로들의 행진을 보는 듯했다. 아직도 버펄로들의 영혼이 이 언덕에 맴돌고 있는 것 같았다.

“블랙푸트 인디언들과 버펄로들의 영혼을 위하여 푸닥거리라도 해주워야 하지 않을까?”

“그러게 말이에요.”

버펄로 점프 언덕에는 이름모를 들꽃이 피어 있었고, 그 위를 산새들이 짹짹거리며 들락 달락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