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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대접 받으려면 축제를 피해서 가라?

찰라777 2013. 3. 4. 20:52

불친절하고, 무질서하고, 푸대접 받는 축제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었다. 동해안의 겨울바다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연휴 때에는 가족들과 함께 동해안으로 가기로 했다. '바다열차'를 타고 출렁거리는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스트레스도 풀고, 새봄을 맞이하여 에너지를 재충전하기로 했다.

 

마침 텔레비젼에서는 울진대게축제 현장을 소개하고 있었다. 붉은 대게 속에 살이 꽉찬 게맛살과 대게비빔국수가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울진으로 가서 살이 꽉찬 대게로 점심을 먹고 삼척으로 가서 바다열차를 타기로 했다.

 

 

 

3월 1일, 아침 9시 서울을 출발했다. 그러나 출발부터 문제가 생겼다. 고속도로는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그래도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교통방송에서는 영동고속도로는 원주까지 밀린다고 했다.

 

여주 휴게서까지 3시간이 걸렸다. 여주 휴게소에서 라면과 우동,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방향을 틀었다. 풍기-영주-봉화로 우회를 하여 울진 후포항에 도착하니 오

후 5시였다. 서울에서 9시에 출발하여 무려 8시간이나 걸렸다.

 

 

 

 

 

 

후포항으로 들어가는 길은 더욱 막혔다. 좁은 도로에다가 길 양편에 세워 놓은 자동차들이 교통체증을 더욱 유발시키고 있었다. 불과 2km에 달하는 거리를 1시간 정도 걸려서 후포항에 도착했다. 후포항에서 주차를 하는데 30분, 겨우 주차를 하고 축제현장으로 갔다.

 

아름다운 울진 바다... 푸대접 받는 대게축제

 

그래도 바다는 아름다웠다! 푸른 파도, 하늘을 나는 자유로운 갈매기, 풋풋한 바다냄새, 어머니의 품 같은 바다는 언제나 좋다. 그러나 축제현장은 더욱 아수라 장이었다. 불친절하고, 무질서하고, 더러웠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축제현장을 가서 한번도 마음에 든적이 없었는데, 역시 울진대게축제도 실망을 안겨주었다.

 

 

 

 

축제는 그 지방의 자랑이다. 축제는 귀한 손님을 블러들여 그 지방의 풍물과 문화를 보여주고 손님을 대접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부분 축제현장은 불친절하고, 바가지 요금을 물리며, 무질서하고 지저분하다. 특색이 없는 축제는 그게 그거다.

 

울진대게축제 현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로등에 대게 모형을 장식하고, 프랑카드도 달아 놓았지만 들어가는 입구부터 교통이 전혀 통제가 안 되고, 축제현장은 무질서 했다. 텔레비젼에 비추이던 모습과는 영 딴판이다. <대게비빔국수>는 바쁘다는 핑게로 아예 주문을 받지 않았다.

 

 

 

 

 

 

 손님대접 받으려면 축제를 피해서 가라?

 

전화로 문의를 할 때에는 5만 원 정도면 3인분을 먹을 수 있다던 대게는 15만 원으로 둔갑을 했다. 식당 종업원들은 불친절하고, 바가지를 씌웠다. 여기저기 너저분한 쓰레들이 뒹굴었다. 이래가지고야 어찌 손님을 맞이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종업원들은 바쁘다고 짜증을 내고, 빈그릇과 물컵을 땡그렁  첨벙첨벙 치우며 신경을 자극한다. 손님이 주눅이 들릴 정도다. 이래가지고야 어디 손님을 접대하는 축제라고 할 수 있겠는가? 축제는 축제를 주도 하는 사람과 주민이 즐거운 마음으로 혼연일체가 되어야 찾아가는 손님도 덩달아 즐거운 것이다.

 

대게가 코로 들어 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 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축제 현장을 빠져 나왔다. 그 지방의 축제는 그 지방의 인심과 문화를 보여 주는 얼굴이다. 그러나 지자체를 하면서 너도나도 우후죽순처럼 축제를 개최하고 있지만 말만 무성한 축제이지 알맹이는 전혀 없다.

 

 

 

 

 

축제란 적어도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불친절하고, 지저분하며 무질서한, 알맹이가 없는 축제는 사라져야 한다. 보다 치밀하고, 참여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있는 축제를 만들어 가기위해서는 그 고장의 모든 사람들이 우선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대여!

대한민국에서는

손님대접 제대로 받으려면 축제를 피해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