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찰라의농사일지]퇴비, 블루베리 거름, 쑥차 만들기

찰라777 2013. 4. 6. 09:34

4월 5일 목요일, 흐림

 

오늘은 식목일, 무척 바쁜 하루였다.

오전 내내 임진강 쑥차를 덖으며 시간을 보냈다. 작년에는 4월 18일 날 만들었는데 금년은 계절이 조금 빨리 가는 모양이다. 벌써 여린 쑥이 여기저기에 쑥쑥 돋아나 있다. 쑥차는 늦기전에 여린 것을 캐서 덖어야 한다. 정성들여 아홉번을 덖는라 진 땀을 뺐다. 금가락지를 찾는 분들에게 1년 내내 제공할 귀한 숙차다. 내일은 비가 온다는데, 아내는  비가 온 뒤에는 좀 더 캐서 쑥국재료를 만들자고 한다.

 

 

 

 

블루베리에 <완효성 비료>를 뿌려 주었다. 1년에 한 번 주는 비료다. 작년에 귀농교육을 받을 때 농촌기술센터에서 좀 얻은 것이 남아 있어 블루베리 화분네 골고루 뿌려주었다. 블루베리는 이제 막 잎들이 움터 나오고 있다.

 

 

 

 

 

오후 4시에는 아내와 함께  산책을 나섰다. 하루에 한번 산책은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임진강변을 따라 야생화를 구경하며 걷는 산책은 보약 중의 보약이다.

 

퇴비 추가분 30포가 배달되었다. 땅이  워낙 박토인지라 퇴비가 많이 필요하다. 지난번에 이장님ㄴ으로부터 50포를 구해왔는데, 그래도 부족하여 신청을 하였더니 30포가 추가로 배달되었다. 오늘 만든 퇴비라서 그런지 뜨겁다. 퇴비공장에서 친절하게 배달을 해주었는데 너무나 고맙다.

 

 

 

 

잔디정원에 내려 놓은 퇴비를 우측 창고 옆으로 옮겼다. 20kg이 넘는 퇴비를 등에 하나씩 지고 1기간여 동안 낑낑대며 가대기를 하였다. 뜨거운 퇴비가 등에 붙어 비지땀이 나게 한다. 그래도 퇴비를 옮겨 놓고 보니 부자가 된 기분이다. 조금씩 아껴서 요긴하게 쓸 퇴비다. 지난번에 연이 할머니에 집에서 꾸어온 퇴비 3포를 갔다주었다. 퇴비를 꾸어 쓸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너무나 감사하다.

 

내일은 비가 내린다고 한다. 그래서 퇴비가 온 김에 부추와 시금치에 웃거름을 뿌려 주었다. 뜨거운 퇴비는 가스가 빠져 나간 다음에 시비를 해야 하지만 웬만큼 큰 작물은 괜찮다고 연이 할머니가 말해 조금씩 부려 주었다.

 

 

 

 

온 몸에 퇴비 냄새가 쩔어 들었지만 농부의 냄새가 아닌가? 샤워를 하고 나니 저녁 7시다. 땀을 흘리는 노고가 있지만 샤워를 하는 즐거움도 있다. 아내가 차려준 밥상이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저녁을 먹고나니 금세 졸음이 온다. 어디선가 포소리가 들려온다. 포성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드는 38선, 이곳 연천은 그런 곳이다.

 

"내일 지구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한 찰학자 스피노자의 말이 생각하며 스르르 잠이 들었다.

 

(201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