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찰라의농사일지] 두포리 풀베기-야생콩의 무서운 목조르기

찰라777 2013. 9. 3. 22:22

지난 7월 4일 두포리 농장에 풀을 베어주고 들깨를 심은지 두 달종안 너무 바뻐서 들리지를 못했다. 어제 친구와 함께 짬을 내어 들러버니 완전히 야생콩이 오갈피나무를 감싸고 있다. 그사이에 이렇게 변하다니 놀랍다. 하기야 긴 장마 기간 동안 풀이 얼마나 자랐겠는가.

 

나무 곁에 있는 풀은 낫으로 일일이 베어내고 예초기를 풀을 베어내기 시작했는데 너무나 많은 야생콩들이 나무를 꽁꽁 동여매고 있어 참으로 작업을 하기가 어려웠다. 수백개의 야생콩 덩굴이 오갈피나무를 칭칭 감고 목을 조르고 있다. 실로 무서운 현상이다.

 

 

 

 

 

줄기식물은 정말 나무나 작물을 힘들게 한다. 야생콩, 메꽃 유영초, 날팔꽃 류, 한삼덩굴, 가시박... 이런 식물은 농사를 짓는 농부들에게는 제일 귀찮고 힘든 식물이다. 야생콩이 무더기를 이루고 있어 오갈피나무들이 햇볕을 보지 못해 희놀놀하다. 나무를 심었으면 잘 가꾸어야 하는데 오갈피나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해마다 식생이 변해가고 있다. 작년에는 억새풀류가 엄청나게 자라나 있었는데, 금년에는 야생콩류 일색이다. 돌돌 말린 줄기를 베어내느라 나무를 뱅뱅 돌다 보니 어지럽다. 이래서 농부들이 제초제를 뿌린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결국 어제 다 하지 못하고. 오늘 다시 오전에 가서 오후 2시까지 겨우 풀을 다 베어 냈다.

 

 

 

7월 4일 날 심어놓았던 들께는 자라다 말고 있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주지않는 맨땅에 심은 들께다. 그런데 들께를 심은 곳에는 풀이 그렇게 많지가 않고, 야생콩 대신 강아지풀 류의 식물이 자라나 있다. 들께 향이 식물의 성장을 억제해서일까? 항상 어려울 때마다 농사일을 도와주는 친구 응규가 너무 고맙기만 하다. 그는 몸을 사리지 않고 일을 한다.

 

친구가 아니라면 나 혼자 어찌 이 일을 해낼 수 있겠는가. 그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일을 도와준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하지만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무려 3시간이나 걸려 이곳 연천까지 와서 이런 저런 농사일을 도와주곤 한다. 그는 선인이자 도를 이룬 사람처럼 보인다. 친구이지만 그에게서 배울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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