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땅을 밀고 나오는 봄의 소리

찰라777 2014. 3. 19. 00:57

쥔장이 한동안~ 집을 비웠는데도...

꽃들은 꽃을 피워주고

땅속에 움츠렸던 새싹들은 푸른 싹을 내밀며

고개를 쳐들고 있군요~

 

 

 

 

아아, 그저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는 세상의 식물들에게

경리로움과 찬탄, 그리고 감사를 드릴뿐입니다.

그동안 내 친구가 쥔장 없는 집에 들려

물을 한 번 주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저 아름다운 님들에게

너무도 미안스러워 고개를 들지도 못할 뻔 했습니다.

 

 

 

 

 

 

아아, 꽃들이 물을 주자 춤을 추며 반기는 군요~~

붉은 꽃, 하얀꽃 연분홍 제라늄.....

그리고 연약한 난초....

저 아름다운 화초들을 나는 한동안 넔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생명들이 존재하는 한

이 세상은 외롭지 않고

지구는 아름다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새삼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붉은 영산홍과 연본홍 영산홍도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아내와 나는 그동안 거실에 갇혀있던 화초들을

하나 둘 밖으로 꺼내 놓았습니다.

 

 

"흠흠~ 이 맑은 공기, 신선한 바람, 따스한 햇볕.... 에궁~ 좋아라!"

 

 

화초들은 밖았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오후의 따스한 햇볕을 한껏 즐기고 있습니다.

문주란, 블루베리, 군자란....

서리에도 견딜 수 있는 모든 화초들을 밖으로 내 놓으니

화초들은 제 세상을 만난듯 깊은 호흡을 내쉬고 있습니다.

 

 

 

 

 

 

 

 

 

 

시금치와 보리도 그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파릇파릇한 잎새를 뻗어내고 있습니다.

저 푸른 잎새에 그저 입맞춤을 하고 싶어집니다!

 

 

 

 

 

 

 

마늘도 무거운 침묵을 깨뜨리며

땅속을 밀고 나와 다소곳이 고개를 쳐들고 있습니다.

왕겨와 억새잎을 덮어 겨울 옷을 입혀두기를 잘 한 것 같습니다.

 

 

 

 

 

 

아아, 산수유도 노란 꽃망울을 머금고

꽃을 필 준비를 하고 있군요!

손대면 톡~하고

저 터질듯한 부끄러운 몸부림...

저 아름다운 몸부림을 그저 안아주고 싶어집니다.

나는 저 아름다운 몸부림에 매년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쥔장이 없는 사이에도

꽃과 나무, 시금치와 마늘, 부추들은 금가락지를 지키며

제 할일을 조용히 해내고 있습니다.

 

 

 

 

 

 

 

나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그저 감탄을 하며

무한한 감사를 드릴뿐입니다.

자연은 이렇게 말없이 침묵하며

제 할일을 조용히 해내고 있습니다.

 

 

언제나 침묵하며 인간에게 모든 것을 되돌려 주는 자연에

우리는 계속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경이로운 자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물을 좀 주는 일입니다.

 

자연을 인위적으로 가꿀 수 없지만

화분에 심은 화초들에게는 물을 공급해 주어야만 합니다.

오랫만에 화초들에게 물을 듬뿍 주고

퇴비도 좀 뿌려 주었습니다.

텃밭에 심어 놓은 시금치과 부추들에게도

물을 흥건히 뿌려주고 퇴비도 뿌려 주었습니다.

요즈음 날씨가 많이 가문것 같습니다.

 

 

 

 

 

오, 자연의 신이여!

오늘을 있게 해준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에게

겸손한 마음으로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이 존재의 기쁨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저  하늘을 바라보고

땅에 입맞추며 감사드릴 뿐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저들이있기에

우리도 이렇게 건재를 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계속하여 자연에게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는데도

그 고마움을 크게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자연으로부터 돌아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을 ....

 

(2014.3.18 금가락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