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아름다운 이웃-표고버섯 원목을 옮기며

찰라777 2014. 3. 24. 07:44

썩어서도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참나무

-표고버섯 원목을 옮기며...

 

 

 

말을 할 필요도 없지만 나무는 참으로 인간에게 이로운 존재입니다. 살아서 인간에가 가장 필요한 산소를 공급해주고, 목재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기도 하지만, 죽어서 썩어가면서도 버섯의 자양이 되어 인간에게 먹 거리를 제공해주고 있으니 나무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입니다.

 

마침 윗집 장 선생님 산에서 작년에 참나무를 벌목을 하였는데 그 중에서 버섯 재배를 위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등 참나무 원목을 얻어 놓은 것이 있었습니다. 작년 11월 참나무를 토막을 내어 산에 말려 놓았는데 오늘 종균을 사와 참나무에 표고버섯을 심기위해 준비 작업을 했습니다.

 

버섯 종균은 초성리에 있는 <열두 개울 버섯마을>(연천군 청산면 초성 4리 8-4 전화 031-835-7004)에서 구입을 하였습니다. 7판을 구입을 하였는데 한 판에 610개가 들어 있군요. 종균 한판에 6000원, 7판에 42,000원, 참나무에 버섯천공을 뚫기위한 드라이브 1개 18,000원 거금(?)을 투자해서 종균을 심을 준비를 했습니다.

 

▲버섯종균 천공용 드라이브

 

첫날(3월 23일)은 내 친구 응규와 함께 종균을 사와 먼저 참나무 원목을 집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습니다. 마침 장 선생님이 와 계서서 작업을 함께 했습니다. 원목을 잘 말라 있었는데도 무척 무겁군요. 산에서 일부는 장 선생님 댁에 일부는 우리 집으로 나누어서 옮겼습니다. 장 선생님은 참으로 좋은 이웃입니다.  

 

원목을 나누어 주어서가 아니라 항상 예의가 바르시고 무언가를 서로 나눌 줄을 아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고, 뭔가 먹 거리가 있으면 그 먹 거리를 나누고… 뭔가를 나눈다는 것은 참으로 가장 아름다운 일입니다.

 

 

 

 

사실은 오늘 향운사에서 자비공덕회 기도법회를 하고 오후 늦게 연천에 도착을 했습니다. ‘남을 위해 기도하는 모임’인 자비공덕회는 누군가에게 나눔을 실천하자는 작은 모입이지요. 모임을 마치고 도봉산역에서 내 친구 응규를 픽업을 해서 함께 연천으로 왔습니다.

 

내 친구 야말로 남을 위해 몸으로 봉사를 하는 드물게 보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나는 그가 없었더라면 무척 외롭고 힘들었을 겁니다. 내가 어려울 때마다 그가 항상 함께 해주어서 늘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둑해질 때까지 우리는 원목을 옮기는 작업을 했습니다. 응규는 지게로, 그리고 장 선생님과 나는 어께에 하나씩 메고 원목을 옮기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 풍경이 마치 먼 원시시대로 돌아간 듯한 모습입니다. 어쩐지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인간은 본래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갈 때에 가장 순수해지는 가 봅니다.

 

 

 

 

 

 

  

원목을 옮기는 작업을 마치고 우리는 장 선생님과 함께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으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아내가 준비한 밥상에 앉아 장 선생님이 가져온 포도주를 한잔씩 마시며 저녁밥을 먹는데 밥맛이 꿀맛입니다.

 

자연에서의 노동은 이렇게 밥을 보약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군요. 노동은 신성한 것이며, 인간을 보다 서로 가깝게 만들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합니다. 주로 서울에 계시며 사업을 하시는 장 사장님도 오랜만에 가대기 일을 했다며 즐거워하시는 군요.

 

▲참나무 표고버섯 종균 

 

장 선생님은 젊은 시절에 등산겸 산나물을 캐러 다니며 산에 흠뻑 빠졌다거 합니다. 그러나다 더덕은 물론 산삼까지도 캐는 행운을 갖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 시절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술회를 하시는 군요. 산에 다녔던 추억담을 마치 무용담을 이야기하듯 시간이 가는 줄도 빠지다 보니 밤 10시가 훌쩍 지나고 말았습니다. 내일은 참나무에 버섯종균을 심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