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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기행①]설악산은 언제나 오르고 싶은 나의 로망

찰라777 2014. 6. 10. 14:33

일곱 번째 오르는 설악산 등정기①

 

설악산은 언제나 오르고 싶은 나의 로망

 

 

☞ 이 설악산 여행기는 지난 5월 26일부터~28일까지 설악동- 천불동계곡-희운각-소청-중청-대청봉-서북능선-한계령으로 등반을 한 기록입니다.오랫만에 오른 설악산은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제 설악산을 오르는 것도 상당이 힘이 듭니다. 뒤늦게 사진과 함께 설악산 등반 여행기를 올립니다

 

 

 

▲소청으로 오르며 담은 공룡능선

 

 

설악산은 크고 웅장하며 깊은 산이다. 때문에 설악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설악산(1708m)은 남한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산으로 제2의 금강산이라고 불린다.

 

 

동국여지승람(조선시대 지리지)에 의하면 한가위에 덮이기 시작한 눈이 하지에 이르러야 녹는다고하여 설악()’이라 불린다고 하였다. 또한 <증보문헌비고에서는 산마루에 오래도록 눈이 덮이고 암석이 희다고 하여 설악이라 이름 짓게 되었다고 하였다. 또 설악산은 숭고한 산이라는 뜻에서 예로부터 설산(), 설봉산(), 설화산()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려왔다.

 

 

▲데청봉에서 바라본 천불동 계곡. 좌측에 울산바위가 보이고, 멀리 동해가 펼쳐져 있다.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있는 설악산은 최고봉인 대청봉과 그 북쪽의 마등령, 미시령, 서쪽의 한계령에 이르는 능선을 설악산맥이라 하며, 그 동부를 외설악, 서부를 내설악이라 한다. 또한 한계령, 주전골, 점봉산에 이르는 오색지구를 추가하여 남설악이라 덧붙이기도 한다.

 

양양군에 속하는 외설악에는 천불동계곡, 울산바위, 권금성, 금강굴, 비룡폭포, 토왕성폭포, 귀면암, 와선대, 비선대 등 기암괴석과 깊은 계곡이 절경을 이룬다. 인제군에 속하는 내설악에는 백담계곡, 수렴동계곡, 가야동계곡, 구곡담계곡, 대승폭포, 와룡폭포, 쌍폭을 비롯하여 탕수동계곡의 독탕, 북탕, 무지개탕, 십이선녀탕 등 수많은 명경지수와 소가 있다.

 

나는 지금까지 내 생애 설악산을 여섯 번을 오른 적이 있다. 여름에 두 번, 가을에 세 번, 겨울에 한 번을 올랐다. 등반코스는 주전골 코스, 오색코스, 백담계곡코스, 오세암 코스를 택했으며 그중 백담사 코스를 통해 무려 세 번이나 올랐다. 그만큼 나는 백담계곡과 수렴동계곡의 수려한 경관, 그리고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봉정암에 이르는 코스를 선호하였다.

 

 

내 생애 7번째 오르는 설악산

 

그러나 그동안의 설악산 등반은 시간에 쫓겨 항상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직장생활을 하는 시기였으니 주말을 끼고 일정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주로 산악회를 따라 무박 산행, 12일 코스로 바쁜 산행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설악산을 오른 것은 2009년 가을 심장이식환자 네 명을 인솔하고 백담계곡-오세암-봉정암-대청봉-백담계곡으로 내려오는 23일의 등반이었다. 그때는 심장이식을 한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아내도 동반을 하였다. 그러나 심장을 이식한 환자들과 함께 오르는 산행은 마음이 매우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새로 이식을 한 심장을 고지 적응훈련을 한답시고, 그해 여름 나와 단 둘이서 한라산 백록담과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고 백두산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그해 가을 다른 심장이식환자들과 함께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겠다며 나에게 인솔을 부탁했다. 그리고 마침내 오세암 코스를 통해 봉정암을 거쳐 대청봉에 올랐다.

 

 

▲설악산 등산 안내도(자료: 설악산국립공원. 클릭하시면 큰 지도를 볼수 있습니다)

 

 

아내는 심장을 이식한 후 1년 안에 한국에서 가장 높은 산인 백두산,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등 4개의 봉우리를 오르는 정신력을 발휘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심장을 바꾼 아내의 등산은 하나의 기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체력의 한계를 뛰어 넘는 위대한 정신력의 승리였다. 나는 그런 아내를 바라보며 내 삶의 어려운 난관에 봉착을 했을 때마다 용기를 얻곤 한다.

 

 

▲2009년 8월 아내와 함께 백두산에 올랐을때 모습

 

 

허지만 아내는 2년 전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아킬레스건이 부러지는 불행한 사고를 당한 데다 무릎까지 좋지 않아 이제 높은 산을 오르지 못한다. 그러나 아내는 매일 실내 자전거를 2시간씩 타며 재활운동을 하면서 다시 산에 오르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런 아내를 바라보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위대한 정신력을 발휘하는 아내에게 존경심과 함께 갈채를 보내곤 한다.

 

아내가 산에 오르지 못하자 나 역시 자연히 등산을 하는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산에 대한 향수는 항상 마음속에 잠재해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설악산을 오르고 싶은 충동은 영원히 억제할 수 없는 로망이다그래서 이번에는 아내 대신 친구와 둘이서 설악산을 오르기로 했다. 아직 높은 산을 오를 수 없는 아내를 두고 혼자 오르기는 미안하지만 아내도 기꺼이 지원을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