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장수말벌의 독성은 꿀벌의 500배...

찰라777 2014. 9. 8. 07:32

추석 성묘길 벌떼 조심

 

 

 

94일 오후 6, 현관 앞 테라스 밑 화단에서 풀을 베는데 오른 쪽 팔이 불침을 맞은 것처럼 따가운 통증이 왔다. 앞을 보니 벌떼 들이 윙윙거리며 공격을 해왔다. 순간 나는 몸을 낮추고 구르듯 뒤로 살살 빠져 나와 줄행랑을 쳤다.

 

 

 

 

 

팔뚝의 토시를 벗겨보니 벌에 쏘인 자리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있다. 한방을 쏘여서 다행이지 큰일 날 뻔 했다. 다행히 벌침은 박히지 않은 것 같다. 정신을 차리고 벌에 쏘인 장소를 유심히 살펴보니 회양목 가지 밑에 접시만한 벌집이 달려 있고 그곳에 말벌들이 떼를 지어 작업을 하고 있다.

 

 

 

 

119를 부르려고 하다가 나는 스스로 벌집을 퇴치하기로 했다. 장수말벌은 아니고 일반 말벌이라 전에도 몇 번 퇴치를 한 경험이 있어서 에프킬러를 방사를 하면 퇴치를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벌집이 바로 현관 앞 테라스 밑에 있어서 만약에 면역이 약한 아내가 벌에 쏘이면 치명상을 입게 된다. 아내는 심장이식을 하고 면역억제제를 계속 복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꺼운 등산복을 입고, 고무장갑을 낀 다음 얼굴 전체를 마스크와 수건으로 단단히 가렸다. 그리고 양손에 에프킬러를 들고 낮은 자세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벌집을 향하여 계속 에프킬러를 방사를 했다. 에프킬러의 공격을 받고 대부분의 벌들이 나둥그러졌지만, 여전히 벌집 주위를 빙빙 도는 녀석들이 많다.

 

 

 

 

긴 막대기로 벌집을 떼어내어 내니 녀석들이 계속 따라왔다. 따라오는 벌들을 향해 계속 양손으로 에프킬러를 방사를 하니 더 이상은 접근하지 않았다. 벌집에는 새끼 벌들이 가득 들어 있다. 만약에 이 새끼들이 부화가 되면 그 개체수가 배로 증가 할 것이다. 새끼 벌들에겐 미안하지만 벌집을 퇴비 더미 속에 묻어 장례를 지내 주었다.

   

 

92일 날에도 대문 앞 담벼락에서 풀을 베다가 축구공만한 말벌 집을 발견하여 119에 신고를 해서 퇴치를 했다. 아랫집 현이 할아버지도 얼마 전 깨를 베어내다가 장수말벌에 쏘여 병원에 실려 가는 소동이 벌어 졌다. 장수말벌의 독성은 매우 강하다. 현이 할아버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다행히 곧 퇴원을 했다.

 

 

 

 

 

 

 

 

 

 

 

 

 

 

장수말벌들은 현이 할아버지네 깨밭에 있는 묘지에 집을 짓고 있었다. 119에 신고를 하여 벌집을 제거를 했지만 벌들이 여전히 묘지에 윙윙거리며 비행을 하고 있다. 현이 할아버지는 무서워서 아직 벌초를 못하고 있다. 벌들이 다 들어 온 저녁 때 벌집을 제거를 해야 하는데 11시경에 제거를 했기 때문에 미처 들어오지 않은 벌들이 계속 벌집 주위를 맴돌고 있는 것이다.

 

 

금년에는 벌들이 더욱 극성을 부리는 것 같다. 며칠 전에는 테라스에 놓아둔 나무에도 벌들이 때지어 붙어 있어 에프킬러로 퇴치를 했다. 이처럼 예년에 비해 벌들이 더 극성을 부리는 것은 금년 들어 중부지역에 마른장마로 가뭄이 들어서 일 것이라고 한다.

 

 

 

 

추석을 전후하여 연이은 폭염과 마른장마 등으로 전국적으로 말벌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성묘를 하기 전에 반드시 긴 막대기나 스틱 등으로 주변을 살살 두들겨 보고 벌집이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벌집을 발견하면 자세를 최대한 낮추어 움직임을 자제하고 뒷걸음질로 천천히 피해야 한다. 또한 말벌 등을 자극할 수 있는 화장품이나 향수를 얼굴에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장수말벌의 독성은 매우 강해서 쏘이면 치명상을 입는다. 일반적으로 말벌은 꿀벌의 약 50배라고 하는데, 장수말벌의 독성은 꿀벌의 500배에 이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