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소쩍새 슬피 우는 입하

찰라777 2015. 5. 6. 06:16

소쩍새 슬피 우는 입하

 

 

밤이 되면 금굴산에서 소쩍새가 구슬프게 운다. 저 소리는 시방 소쩍 소쩍인가, 아니면 솟적다 솟적다인가? 소쩍새가 소쩍 소쩍하고 울면 이듬해 흉년이 들고, “솟적다 솟적다하고 울면 솥이 작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뜻으로 해석하여 풍년이 든다고 했는데에이, 그냥 솟적다로 들어주자.

 

낮에는 숲속의 나뭇가지에서 잠을 자고, 저녁에만 활동을 하며 우는 소쩍새는 좀처럼 보기 힘든 새다. 소쩍새는 주로 배고픈 춘궁기에 운다. 먹을 것이 없던 보릿고개에 주린 배를 부여안고 밥 달라고 우는 아이를 달래며 잠을 재우던 엄마들의 심정을 달래주는 소리다. 그 시절 엄마들은 소쩍새가 울면 풍년이 든다는 말을 믿었다.

 

지금이 춘궁기가 아닌가? 오늘이 입하이지만 아직 논밭에서 수확을 하는 작물은 없다. 애기똥풀이 노랗게 피어나 울타리를 장식하고, 뽕나무 잎이 활짝 피어나고 있지만 아직 주린 배를 채울 먹을거리는 수확이 되지 않는다. 다만 쑥과 상추 잎은 무성하게 자라난다. 그러나 풀잎만 먹고 사람이 살 수는 없다. 쑥버무리를 해 먹는 것도 지금은 웰빙음식으로 먹지만 옛날에는 곡식이 없어 궁여지책으로 만들어 먹었던 음식이다.

 

입하가 되니 이집 저집에서는 고추 모종을 하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는 이미 고추모종을 심었지만 농민들은 멀칭을 하고, 고추모를 심어 지주 대를 세워주기에 바쁘다. 아랫집 현이네도, 이장네 집도, 김 씨 집도 모두 고추모를 내기에 바쁘다.

 

한창 바쁜 시기에 현이 할메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을 한 바람에 현이 할베는 울상이다. 안쓰럽고 안쓰럽다. 지난 토요일 저녁에 현이할베를 집으로 모시고와 함께 저녁식사를 했는데 곧 울 것 같은 표정이다. 어제는 홀로 고추밭 멀칭을 하는 현이할베를 조금 도와드렸다. 현이 할메가 하루빨리 쾌유되기를 기원한다.

 

입하는 태양의 황경이 45도에 이르렀을 때로 곡우와 소만 사이에 들어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절후이다. 이제 봄이 완전히 퇴색이 되고 산과 들에는 신록이 우거지고 있다. 지렁이들이 꿈틀거리고, 묘판에는 볍씨가 싹이 터 모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나비와 벌들도 많아지고 잡초가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다.

 

 

 

솟적다 솟적다이른 새벽 금굴산에서 소쩍새 울음소리가 계곡을 타고 내려온다. 저 소쩍세 울음소리로 보아서는 금년에는 풍년이 들것은 예감이 든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입하가 무색할 정도로 제법 쌀쌀하다. 지금 기온이 영상 4도, 낮에는 영상 21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는데 일교차가 무척 심하다. 감기에 조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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