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169]잃어버린 공중도시, 마추픽추

찰라777 2007. 2. 11. 09:18

잃어버린 공중 도시(1)

하늘 위에 떠 있는 마추픽추





 

사람들이 모두 그 놀라운 광경에 탄성을 지른다. 안개 속을 뚫고 모습을 드러내는 마추픽추는 정말 ‘잃어버린 공중 도시’처럼 하늘에 둥둥 떠 있다. 하얀 안개가 완전히 벗겨지자 우아이나 픽추(젊은 봉우리) 앞에 마추픽추의 속살이 훤히 드러나 보인다. 잉카의 마지막 빌카밤바다운 완벽한 모습이다.

 

내 일생에 수많은 풍경과 사진을 보아왔지만 이렇게 신비하고 놀라운 광경을 본적이 없다. 그것은 아마 거의 포기 상태에 있다가 안개 속 베일을 걷어내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리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한 순간에 나타났다가 한 순간에 사라진다. 아무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러나 왠지 지금 바라보는 마추픽추는 영원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추픽추Machu Picchu'는 '늙은 봉우리'란 뜻이다. 유적은 ‘젊은 봉우리’라고 불리는 우아이나 픽추 아래의 늙은 봉우리의 등성이에 누워있다. 주위를 둘러싼 울창한 숲과 뾰쪽한 봉우리들이 마추픽추를 외부세계와 완전히 격리시키고 있다. 유적의 존재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고, 오직 공중에서만 확인을 할 수 있다하여 ‘공중 도시’란 이름이 붙여졌다.

 

유적은 쿠스코지역과도 완전히 차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우기에는 우루밤바 강에 물이 불어나 저지대에서도 도저히 접근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스페인의 그 어떤 정복자들도 결코 마추픽추를 발견 할 수가 없었다.

 

마추픽추의 가장 오래된 부분은 2000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스페인군이 잉카를 정복한 후 다른 유적은 모조리 파괴하였지만 이곳까지는 손길이 닿지 않아 가장 완벽하게 남아있는 잉카의 마지막 유적이라는 것. 그래서 1911년에 이 유적을 발견한 하이람 빙엄은 이 도시를 ‘잃어버린 도시’라고 불렀다.

 

“우나 포토!”

 

 

잉카의 여자 가이드가 다가오면서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한다. 각하와 나는 마추픽추를 배경으로 하여 포즈를 취했다. 사진을 찍은 잉카의 여인이 나에게로 다가와 옆에 선다. 나와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는 것. 그녀의 키는 겨우 나의 허리에 걸린다. 그녀의 오뚝한 가슴이 나의 눈 밑에 서 있다. 다정한 표정이다.

 

“자, 이제 그만 내려가야 합니다.”

 

어네스토가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다고 다그친다. 우리는 돌로 깔려 있는 좁은 잉카의 길을 따라 잃어버린 잉카의 도시 속으로 걸어갔다. 유적에 둘러싸인 푸른 정원이 유독 눈길을 끈다. 아아, 눕고만 싶은 정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