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Nepal

네팔카필라성지순례[2]-고티화와(과거칠불 중 구륜손불 탄생지)

찰라777 2011. 1. 19. 12:39

 

 

 

▲고티화와 마을의 순진한 아이들

 

▲과거칠불 중 구류손불 유적지-네팔 고티화와

 

 

쿠단을 출발한 버스는 코티하와로 향했다.

고티하와는 과거칠불 중 현재현겁 제1구류손불이 탄생지이다. 구류손여래불(拘樓孫如來佛)은 과거칠불중 제4불에 해당하는 부처님이다. 고티화와로 가는 길은 먼 과거로 회귀하는 느낌을 준다.

 

 

8

▲태고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고히타와 마을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에 호박넝쿨과 박 넝쿨이 무성하고, 흙 담에는 소와 말의 똥을 짓이겨 붙여 놓았다. 땔감으로 쓰기 위해서다. 아이들의 표정은 너무나 순진무구했으며, 소와 돼지, 염소들이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고 있다.

 

 

▲소똥을 짓이겨 연료를 만들어 벽에 말리고 있다

 

 

 

어떤 초막에는 노란 수세미 꽃이 만발하게 피어 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흰 터번을 두른 노인이 소달구지를 끌고 간다. 마을에 있는 아이들이 모두 나와 우리들 뒤를 졸졸 따라 온다.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먼 몇 겁의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쓰러져 가는 초막에 수세미곷이 찬란하다

 


마을 앞에는 연못이 하나 있고, 연못 주위에는 역시 망고나무가 여기 저기 서 있다. 그 연못 중앙에 구류손불임을 증명하는 아쇼카 석주가 부서진 채 서 있다. 석주의 윗부분은 유실되고, 약 3m의 기단부만 남아있다.


석주의 둘레는 2.6m로 그 둘레에는 구류손불이 교화에 대한 이야기가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은 그 글자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파손되었다. 연 못 밑에는 통나무로 바닥을 깔아 만든 작은 방이 하나 있다.

 

 

▲과거칠불 중 제4불인 구류손불임 탄생지임을 표시한 아쇼카 석주


 

연못 서쪽에 승원유적지가 남아 있음이 확인되었으나 아직 구류손불 탄생지에 아쇼카 왕이 건립했다는 스투파는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망고나무 열매가 익어 가고 있는 연못 주변은 매우 정감이 간다. 쓰러져 가는 초막, 벼가 익어가는 들판, 전혀 꾸며지지 않는 풍경은 시간이 정지된 느낌을 준다. 과거칠불은 정말로 존재했을까? 경전에 언급된 내용을 살펴보자.

 

 

 

▲유적지에 익어가는 망고나무 열매

 


과거칠불은 비바시불(毘婆尸佛 Vipaśyin)·시기불(尸棄佛 Śikhin)·비사부불(毘舍浮佛 Viśvabhū)·구류손불(拘留孫佛 Krakucchanda)·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 Kanakamuni)·가섭불(迦葉佛 āśKyapa)·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Śākyamuni)을 말한다.

 

 

 

▲송광사에 소장된 과거칠불 탱화

 

 

팔만대장경 중 첫 번째 경전인 ‘장아함경의 ’대본경‘에는 과거칠불에 대한 설명이 있다.


“너희들은 여래가 숙명을 아는 지혜로써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의 인연을 아는 사실을 듣고 싶어 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내 말해 주리라. 비구들이여, 지금부터 91겁 전에 비바시여래지진(毘婆尸如來至眞)이라는 부처님이 있어 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 다음에는 지금부터 31겁 전에 시기(尸棄)여래지진이라는 부처님이 있어 이 세상에 나오셨다. 비구들아, 또 그 다음에는 31겁 중에 비사파(毘舍婆)여래지진이라는 부처님이 있어 세상에 나오셨다.

 

비구들아 또 그 다음에 현재의 현겁 중에는 구류손(拘樓孫)이라는 부처님과 구나함(拘那含)이라는 부처님과 가섭(迦葉)이라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리고 나도 지금 이 현겁 중에서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 중에 제4불인 구류손불은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4만 세 일대 출현하였다고 한다. 구류손불의 키는 13.2m이고, 쉬리습나무 아래서 성불을 하였다고 한다. 구류손불의 게송은 다음과 같다.

 

 

 ▲구류손불 연못에는 수련과 연꽃이 자라나고 있다.

 


拘留孫佛 現在賢劫第一 偈曰

見身無實是佛見 了心如幻是佛了

了得身心本性空 斯人與佛何殊別         

[如云 身心一如 身外無餘 山河大地 甚處得來]

 

구류손 부처님은 현재 현겁(賢劫)의 첫 번째 부처님이다.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몸이 실체가 없다고 보는 것은 부처님의 견해이며

이 마음이 환영과 같다고 아는 것은 부처님의 아는 것이다.

몸도 마음도 그 본성이 텅 비었음을 알았다면

이 사람이 부처님과 무엇이 다르랴.


이를테면 ‘몸과 마음은 같은 것이며 몸 밖에 다른 것은 없으니 산하대지가 어디에 있겠는가.’라는 말과 같다. 보통 인간이 몸과 마음에 대해서 아는 것과 부처님이 아는 것의 차이점이란 무엇일까.


보통 사람들은 몸도 마음도 이렇게 눈에 보이고 희로애락의 감정도 그리고 눈에 보이는 이 모든 산하대지도 지금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이 있는 것이라고만 알지만, 모든 존재의 실상을 꿰뚫어 보는 부처님은 이렇게 있는 것을 보면서 한편 텅 비어 없는 것으로도 본다.


누구라도 이 몸과 이 마음과 산하대지가 텅 비어 없음을 보아 알면 부처님의 견해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부처님이란 존재의 실상을 바로 꿰뚫어 보고 인생과 세상의 진실을 알아서 그 진실에 어긋나지 않게 살 줄 아는 사람이다.


불교의 교리에 따르면 누구든지 깨달음을 얻어서 불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석가모니 이전에도 깨달은 불타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실재하였던 불타는 오직 석가모니 한 사람일 뿐이며, 나머지 6명의 불타는 과거불 사상이 전개됨에 따라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고티화와 유적지 표시판

 


말로만 듣던 과거칠불. 희미하나마 과거칠불의 탄생지를 돌아보는 감회는 크다. 세세생생 이어오는 부처님의 전법은 누구나 지성으로 부처님의 진리를 믿고 갈고 닦아 깨달음을 얻으면 부처나 될 수 있다고 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과거칠불 중 현생 현겁의 제1불이신 구류손불 유적지를 돌아보는 의미는 매우 크다. 우리는 모두 연못에 덜렁 서 있는 석주에 합장 배례 하고 고티화와를 떠났다.


다음 행선지는 싯다르타 부처님께서 29년 간 생활 하셨던 카필라 성으로 갔다. 아아, 싯다르타가 살았던 카필라 성은 어떤 곳일까? 과연 불타의 채취를 느껴 볼 수 있을까?


(과거칠불 중 제4불 구류손불 탄생지 고히타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