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에 섬진강에 이사를 와서 1년 가까지 지내는 섬진강은 과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봄이 오니 섬진강은 그야말로 꽃들의 잔치가 확실하게 벌어진다. 3월부터 봄이 무르익는 지금까지 내내 꽃들의 향기에 취해 살고 있으니 말이다.
봄의 전령 매화와 산수유를 시작으로 피어 나기 시작한 꽃들의 왈츠는 벚꽃-진달래-배꽃으로 이저지고, 머지않아 철죽으로 이어질 기세다. 광양 매화마을 매화꽃이 흰 싸래기 눈처럼 낙화를 하자 강변에 벚꽃이 다투어 일제히 피어나기 시작했다.
19번도로, 하동 쌍계사 벚꽃 십리길, 구례 문척면, 간전면 861번 도로에 날개를 펴듯 피어나는 벚꽃의 물결은 눈이 시릴 정도다. 푸른 섬진강을 따라 조석으로 반짝이는 햇쌀 아래 휘휘 늘어진 벚꽃의 물결은 말과 글로는 다 표현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 벚꽃이 꽃비가 되어 낙화를 하자 이제는 벚똧보다 더 큰 꽃망울을 가진 백옥같이 흰 배꽃들이 바톤을 이어받아 릴레이를 편친다. 벚꽃 아래 납작 엎드려 피는 배꽃의 물결은 흰 도화지를 깔아 놓은 것 같이 희고 곱다. 배꽃은 하동일대, 광양 매화마을 일대를 수놓으며 섬진강변에 무수히 피어 난다.
화무는 십일홍이요
인생은 일장춘몽이라
달도 차면 기울고
아무리 예쁜 꽃이라도
10일을 가기 어렵듯
인생도 100년을 살기 어려우니
세월의 흐름에 따라야 하는 법
섬진강에 이사를 와서 뼈저리게 느끼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을 거스리지말고,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삶이야 말로 무리가 없는 인생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여 달 나라를 가고, 원자력이 발전한다해도
자연의 힘은 거슬러서는 아니된다.
인간이 자연의 흐름에 역행을 하면 결국 쓰나미와 원전 폭팔이라는 재해로
스스로 멸망을 자초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지 않는가 ?
적게 먹고 적게 싸드라도
꽃들의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는 섬진강변에 살아가면서
자연의 순환에 순행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낀다.
(20110.4.14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