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얼룩진 유치원 졸업식 풍경
선생님도 울고 아이들도 울었다!
2월은 졸업시즌이다. 졸업은 한 시대의 마감이자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다. 옛날의 졸업식은 시작되는 시점부터 끝나는 때까지 눈물바다였다. 졸업생과 재학생이 우느라 졸업식이 제대로 진행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요즈음 졸업식은 다르다. 시대가 변해서인지 졸업식은 짓궂은 장난으로 변해갔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거의 없다. 학교폭력 때문이지 심지어는 경찰까지 동원되는 살벌한 졸업장도 있다.
▲이지차일드유치원 졸업식 풍경
2월 25일 오전 10시, 목포에 있는 이지차일드유치원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나는 이 유치원 행사에 가끔 사진을 촬영해주기 위해 온다. 학부모님들이 손에 손에 아이들에게 줄 꽃다발을 들고 강당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윽고 아이들이 사각모를 쓰고 의기양양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의상이 특이했다. 모두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그 위에 가운을 걸치고 사각모를 썼다.
부모님들은 대견스러운 듯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이들로서는 생애 처음으로 졸업식을 경험해 보는 순간이다. 사각모를 쓴 아이들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국민의례가 진행되고 이어서 설립자인 박철홍 이사장님이 축사를 했다.
“우리 친구들을 보내는 마음이 너무 아쉽기만 합니다. 아무리 힘들 때에도 아이들의 재잘거림 소리를 들으면 힘이 나곤 했는데, 이제 우리 친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니 아쉽기만 합니다. 그러나 생애 첫 졸업식을 경험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아이들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아이들에게 격려의 인사말을 전하는 이사장님의 모습이 어쩐지 촉촉이 젖어드는 것만 같았다. 유아교육이 좋아서 목포에 유치원을 설립하여 힘든 유아교육에 온 정열을 쏟아내는 그의 모습은 아이들의 자상한 아버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사장님은 아이들에게 일일이 졸업장과 상장, 그리고 선물을 수여했다.
이어서 재학생들이 졸업생 형과 언니들에게 전하는 송사가 있었는데, 선배들에게 보내는 육성이 졸업생들의 가슴을 파고 들어 졸업생들의 표정은 다소 숙연해졌다. 졸업생들도 재학생 후배들에게 답사를 했다.
이어서 홍세영 선생님과 박선경 선생님이 졸업생들에게 전하는 말이 이어졌다. 길게는 3~4년, 짧게는 1년 동안 정이 듬뿍 들었던 아이들을 보내는 선생님들의 가슴은 눈물로 가득 찬 듯 했다.
두 선생님은 석별의 정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내느라 말을 잇지 못했다. 학부형들이 격려를 하는 박수가 이어졌다. 선생님들은 흐느끼며 겨우 말을 이어갔다. 순간 석연한 분위기로 변했다.
천진난만하기만 아이들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학부형들과 선생님들도 눈시울을 붉혀야 했다. 카메라의 앵글을 돌리는 기자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참으로 오랜만에 유치원 졸업식에서 눈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