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천동 중앙시장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내리면 나는 봉천동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살피재까지 걸어서 간다. 버스 3정거장 거리이니 한 3km쯤 될까? 하여간 운동도 할겸 큰 아기가 살고 있는 아파트까지 걸어서간다. 처음에는 버스를 타고 갔는데, 언젠가 걸어서가며 봉천동 골목길을 구경하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여 그 뒤부터는 구경도 할겸 걸어서간다. 서울대입구역은 항상 사람들로 붐벼서 매우 역동적이다. 2번출구 빠져 나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대학생들이거나 관악산으로 등산을 가는 등산객 들이다. 6~7번 출구로 빠져 나가는 사람들은 먹거리를 찾아 나서거나 시장을 가는 사람들이다.
6번출구로 빠져나가면 봉천 중앙시장이다. 중앙시장에는 족발, 순대, 팥죽, 국수 등 싸고 푸짐한 먹거리가 풍부하다. 붕어빵, 잉어빵도 있다. 참기름집에서 풍기는 냄새는 고소한 미소를 짓게 한다. 목포집, 고흥집, 장흥집, 나주순대.... 포장마차와 작은 식당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골목길을 걸어다니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족발도 먹어보고 순대도 차근차근 먹어보아야지...^^
이 길을 걷다보면 시간이 역류하여 한참 거구로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나는 현재와 과거 사이를 들락달락하며 나만의 시간여행을 즐긴다. 도대체 이렇게 재미있고 인간적인 시장골목이 서울에 몇군데나 될까? 이건 문화재 차원으로 길이 보존을 해야할 가치가 있는 골목이다. 경제논리에 의해서 마구잡이로 쓸어버리고 개발을 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시멘트 콘크리트로 하늘로 치솟아 오른 아파트만 있는 곳은 얼머나 삭막한가? 볼거리도 없고 먹거리도 없으며 인간미도 없다.
■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봉천동 골목시장
나는 시장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구경을 하다가 건널목을 건너 봉천동 골목시장으로 간다. 골목시장은 야채, 생선, 과일, 고기 등을 길거리에 내놓고 팔고 있는데 사람들이 항상 북적 거리며 매우 활기를 띤다. 처음 이사를 와서 골목시장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것을 무척 놀랐다. 길에서 보면 전혀 시장처럼 보이지않는데 골목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받 딛을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빈다. 나는 이런 사람냄새가 나는 시장이 좋다.
봉천동은 내가 살고 있는 DMZ부근 동이리하고는 영 딴판이다. 동이리와 봉천동은 그과 극이다. 동이리는 하루종일 가도 사람도 자동차도 거의 구경을 하지못하는 적막강산이다. 그곳은 절간이다. 그러다가 서울하고도 봉천동엘 오면 사람과 자동차의 홍수를 만난다. 오늘도 아내가 좋아하는 붕어빵을 2000원어치 6개를 샀다. 붕어빵의 체온을 느끼며 골목길을 걸어가는 느낌이 좋다. 아내가 제일 좋아 하는 것이 붕어빵이고 그 다음이 팥죽이다. 다음에는 <생각보다 맛있는 집>에서아내랑 새알 팥죽도 한그릇 사먹어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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