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더위가 계속되는 6월 17일 오후.
때묻지 않는 동이리 주상절리 평화누리길을 걸었습니다.
일요일 인지라 강가에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띱니다.
파라솔 하나 펴놓고
두 연인이 다정히 앉아
강물에 발을 담근채
강심에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풍경이
정겹고 아름답게만 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아예 강심에
그물코를 쳐 놓은 풍경도 보입니다.
어느그물에 고기가 잡힐까?
잡히면 살육이 되는 고기들이 걱정이 됩니다.
그 살육의 현장에
강물은 말없이 흘러만 갑니다.
작은 실폭포 두 줄기가
주상절리 적벽을 수놓고 있습니다.
실폭포는 바람이 부는 대로
이리저리 흔들거리며 떨어집니다.
강변에 보랏빛 꿀풀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우거진 초목에 고개를 내 빼고 있는 보라색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입니다.
바람이 불면
오디가 우박처럼 툭툭 떨어져 내립니다.
이곳에 멍석을 깔아 놓으면
아마 하루에 한말은 수확을 할 것입니다.
개망초에 걸린 적벽이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지천에 피어 있는 개망초 향기가
임진강을 흔들어 대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올라갈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만 가는
사장교의 탑이 아득하게만 보입니다.
이 고요한 임진강에 왠 괴물일까?
그냥 그대로가 좋은데....
개발은 인간에게 다소간의 편리함을 주지만
환경을 파괴하고
소음을 안겨주며
자연을 오염시킵니다.
다소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천년대계를 바라보는 안목이 절실해집니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합수머리로 흘러가는 임진강은
한반도의 지도를 그려 내며 유유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곳이
중부원점!
한반도 중심이라고 합니다.
평화누리길로 이어진 길은
점점 깊은 수풀로 이어져 갑니다.
이 목타는 가뭄에도
키를 넘기는 초목이
그만 시야를 가리고 맙니다.
엉컹귀 씨앗이
바람에 휘날리며
종자를 번식하고 있습니다.
수만리를 날아가 자손을 퍼트리는
자연의 힘은 참으로 오묘하기만 합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연약한 분홍빛 꽃이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아, 저 여인은 다슬기를 잡고 있군요.
홀로 다슬기를 잡는 여인이
고요한 강물에 원형의 우주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강심에 드리운 엉컹귀 꽃씨가
바람에 휘날리며 새 생명을 잉태시키고 있습니다.
노란 애기똥풀꽃에
앉아 있는 두 마리 파리는
보통 파리가 아닌듯 합니다.
무시무시한 침을 날름거리고 있군요.
푸른 이끼 사이로 흐르는 약수물은
사계절 언제나 변함없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약수물에 목을 축이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길을 계속 걸어 갑니다.
노란 애기똥풀꽃과
키 큰 엉컹귀 씨앗
그리고 멀리 떨어져 내리는 실폭포가
강심에 한폭의 절묘한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아직 진보랏빛 꽃이
싱싱하게 피어있는
엉컹귀가 자태를 뽑내고 있습니다.
아, 엉컹귀 꽃에
한마리 표범나비 한마리가
사뿐이 내려 앉아 꿀을 빨아 먹고 있습다.
너무나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국수나무 열매가
익어가고 있군요.
모든 생물은 종자번식의 의무(?)를 벗어날 수 없는 모양입니다.
흰나비 한쌍이 교미를 한채
붙어 다니고 있습니다.
개망초 꿀을 빨아먹는 흰나비가 암컷인지
거꾸로 매다린 나비가 수컷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군요
녀석들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저렇게 매달려 있습니다.
검은 뱀딸기가 강한 유혹의 손짓을 하고 있네요.
꽃뱀의 유혹일까요?
색깔이 진하고 아름다울수록
독이 많다고 하는데....
어디를 가나 지천에 오디가 널려 있습니다.
가다가 목이 마르면 오디를 한움큼 따서
움질움질 씹어 먹는 맛이란...
아담과 이브가 태초에 이길을 걷지않았을까?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입니다.
개망초가 키를 넘기며 끝간데 없이 피어 있습니다.
평화누리길은 개망초에 묻혀 더 이상 걷기가 힘이 듭니다.
허지만 개망초의 향기도 괜찮군요.
개망초 터널을 겨우 빠져 나오니
확트인 강벌이 나타납니다.
여기저기 텐트를 치고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글세요?
강가까지 다가간 자동차들이 위험하게만 보입니다.
몇 해전 북한 댐 방류 사건이
악몽처럼 되살아나는 풍경입니다.
자동차들이 강물을 오염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기고요.
아예 여울에 들어가
낚시를 하는 사람도 보입니다.
위험 천만!
허지만 시원하겠지요?
한가족이 강물에서 노니는 풍경은
평화롭게만 보입니다.
아빠는 다슬기를 잡고
두 아이는 수영을 하고
엄마는 아기를 등에 엎고 있군요
다산의 풍요로움이라고나 할까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니
그때까지 두 연인은 파라솔 아래서
낚시에 이끼를 끼고 있군요.
너무나 정겨운 풍경입니다.
고기를 몇 마리 잡기는 잡았을까?
지난 4월 인도와 부탄여행을 다녀 온후
오랜만에 걸어보는 동이리 주상절리 6월 풍경입니다.
강시멩 드리운 풍경은 아름답지만
가뭄으로 농민들은 목이 타기만 합니다.
하루 속이 비가 내려
해갈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2012.6. 17 동이리 주상절리를 거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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