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몬태나
▪ 로키의 심장, 글레이셔 국립공원
몬태나 주는 우리나라 거의 2배 크기의 미국에서 4번째로 큰 주다. ‘몬태나 Montana'는 라틴어로 산악지방이라는 뜻. 몬태나 서부의 약 40%가 로키산맥이고 동쪽의 60%는 로키산맥에서 경사를 이루며 뻗어 내려가는 고원지대 겸 평원지대인 그레이트플레인스를 이룬다.
우리는 몬태나 주와 와이오밍 주의 경계선에 위치한 웨스트 옐로스톤의 통나무집에서 하룻밤을 지낸 다음날, 버펄로 서식지로 갔다. 푸른 초원에서 버펄로의 무리들이 떼를 지워 한가롭게 풀을 듣고 있었다. 새끼 버펄로들은 어미의 젖을 빨다가 장난을 치며 다리 사이로 끼어 다니고 있었다.
1988년 대 화재 때에는 저 들소들이 600여 마리나 떼죽음을 하였다고 한다. 자연이 내린 재앙에 그만 숲 속에서 바비큐가 되어버렸다니.
야생동물들이 뛰어 노니는 초원을 지나 우리는 다시 89번 도를 타고 북상하였다. 오늘 우리들 옆 자리에는 인정 많고 마음씨 좋은 맥스 부부가 함께 했다. 아내가 저혈당으로 한 번 스러진 것을 본 맥스 부부는 매일 우리들에게 문안 인사를 했다.
“미세스 박, 아유 올 라잇? (괜찮은가요? 박)”
“슬리핑 웰? 박(잘 잤나요? 박).
그래서 우린 여행 중에 이 맥스 부부와 각별히 친해진 사이가 되었다.
만년설봉, 우거진 숲, 깊은 계곡, 맑은 호수, 푸른 평원, 야생동물……. 몬태나 최남단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몬태나의 풍경이었다. 북쪽으로 갈수록 로키의 고원은 더욱 깨끗하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버스는 베제먼을 지나면서부터는 90번 도로로 갈아타고 로키의 북쪽으로 계속 달려갔다. 오늘은 캐나다의 접경지역인 글레이셔 국립공원까지 머나먼 길을 가야 했다.
구리산업의 본고장 부티(Butte)를 지나 인디언 보호구역인 알리(Arlee)부근에서 공사관계로 약 20분간 도로상에 정차를 해야 했다. 여행자들은 기다리는 시간이나 지루한 시간에는 조크를 했다. 그런데 오늘은 느닷없이 수산이 춤을 추었다. 이에 뒤질세라 익살맞은 맥스가 함께 추었다.
조크와 춤, 그러나 이들은 절대로 버스가 달리는 버스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지 않았다. 다시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우리는 사슴 로지라는 캠핑장의 잔디에서 점심을 먹었다. 물론 점심은 각자가 준비해온 음식이었다.
다시 버스는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촬영했던 미줄라를 지나 93번 도로를 타고 북상하여 플레이스헤드 레이크를 기고 있는 호반의 도시 칼리스펠에 도착하니 저녁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다음날 일직 우리는 글레이셔 국립공원을 향해 출발하였다. 글레이셔 국리공원은 클리블랜드 산 등 60개 이상의 빙하가 있는 만년설보이 있는 곳이다. 빙하산 밑에는 세인트 메리, 맥도널드, 샤번 호수 등 면경지수 같은 아름다운 빙하호가 있다. 이 지역은 로키산맥의 심장에 해당하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곳.
우리가 도착한곳은 맥도날드 호수. 빙산에서 얼음이 녹아 형성된 맥도날드 호수는 눈이 시리도록 맑고 아름다웠다. 호수 가에는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너무나 멋진 맥도날드 로지가 그림처럼 들어서 있었다.
순전히 나무로 지어진 집이었는데, 우리는 그 로지의 테라스 앞 호수 가에서 점심을 먹었다.
로키의 거대한 설봉들이 수정처럼 맑은 맥도날드 호수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니 사진을 찍고 있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았다.
▪ 61년 된 롤스로이스를 타고
로키산맥 깊숙이 들어갈수록 우리의 시계바늘은 과거로 회귀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빙산으로 올라가기 위해 골동품 같이 생긴 롤스로이스 앞에 선 우리는 정말 모두가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말았다.
61년 된 빨간색의 롤스로이스 오픈카!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이 롤스로이스를 타고 ‘고잉 투 더 선 로드 Going-To-The-Sun-Road'라는 빙산으로 가는 험한 길을 올라가는 것.
“안녕하세요? 오늘 여러분이 타실 이 롤스로이스는 61년 전에 생산된 마법의 차입니다. 자, 이 차를 타신 여러분은 오늘 모두 큰 행운을 잡으신 겁니다. 이 차를 타는 순간 여러분은 61년 전의 어린시절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자~ 여러분! 이제부터 이 마법의 차는 여러분을 태우고 하늘아래 얼음성 헤븐 피크로 모십니다. ”
운전수 벤은 멋진 조크를 던지며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헤븐 피크’까지 올라갈 수 있는 자동차는 오직 힘이 좋은 이 자동차뿐이라고 했다.
“우린 태어나기도 전이야.”
“그럼 다음에 몇 년 후에 우리 이곳에서 태어나지요?”
“당신과 내가 몬태나에서 다시 태어나 만나자 이거지?”
“그랬으면 좋겠다는 이거죠.”
“그 땐 아프지 않는 소녀로 태어나겠다 이거지?”
“소망사항이다 이거죠!”
롤스로이스를 타고 2시간 동안 험하고 꼬불꼬불한 산비탈을 올라가는 드라이브는 너무 환상적이었다. 산속에 모습을 드러내는 야생동물을 바라보며 때로는 폭포 속을, 때로는 눈길을 뚫고 지나가는 스릴은 오금이 재릴 정도로 아슬아슬했다.
곳곳에서 빙산이 녹아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폭포를 이루고 있었다. 이 코스는 눈 때문에 늦은 6월까지 오픈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우리는 다행이 운이 좋아 ‘헤븐 피크’까지 무사히 올라갈 수 있었다.
나보다 훨씬 나이를 많이 먹은 롤스로이스를 타고 눈길을 따라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로키의 정상으로 올라가는 모험은 여간해서는 경험할 수 없는 멋진 드라이브였다.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아가게 하는 마법의 롤스로이스! 우리는 이 마법의 차 덕분에 로키의 빙하 속에서 아직 태어나지도 않는 한 쌍이 아기 부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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