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의 보석을 찾아서
한 번도 열어보지 않는
당신의 판도라 상자는 어디에....
인도의 바라나시에 한 거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거지는 평생 동안 갠지스 강 어느 길가에서 구걸을 하고 살았습니다. 그 거지는 늘 작은 나무상자를 깔고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두 손을 벌리고 "한 푼 적선합쇼."를 반복하며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지가 깔고 앉아 있는 나무상자는 오랜 세월을 거지와 함께 지나면서 달고 달아서 반질반질했습니다. 어느 날 한 현자가 그 거지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거지는 예외 없이 그 현자에게 손을 내밀고 말했습니다.
"나리, 한 푼 적선합쇼."
현자는 구걸행각을 하는 거지를 유심히 바라보고는 그가 깔고 있는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그것은 마치 한번도 열어보지 않은 판도라의 상자처럼 보였습니다.
"나는 자긴 게 아무것도 없으니 당신에게 줄 돈이 없구려. 그런데 당신이 깔고 있는 그건 무엇이지요?"
"그냥 내가 평생 깔고 앉아있는 나무상자인뎁쇼."
"그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지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는데요."
"그렇다면 그 상자를 한 번이라도 들여다본 적이 있소?"
"아니오.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 지금 그걸 한번 열어서 그 안을 들여다보시오."
"왜 그러시지요?"
"하여간 열어보기나 하시오."
거지는 현자의 재촉에 못 이겨 자신이 깔고 있는 나무상자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입니까? 그 나무상자 안에는 금은보화가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놀란 거지는 현자에게 넙죽 엎드려 절을 하며 몇 번이고 "감사합니다!"를 반복했습니다. 한참 후에 눈을 들어보니 현자는 온데간데없이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그제야 거지는 한 가지 크게 깨닫는 것이 있었습니다.
"내 나무상자에 보석이 들어 있는 줄도 모르고 나는 평생을 바보처럼 거지생활을 해 왔구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거지는 나무상자를 갠지스 강에 던져 버리고 수도승이 되어 용맹정진 한 끝에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처럼 마음 속에 묻힌 보석상자를 미쳐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을 일깨워주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이와 같이 자신이 평생동안 한번도 열어보지 않는 각자의 판도라의 상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거지처럼 평생 동안 찾아 헤매는 보석상자가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데, 사람들은 밖에서만 보석 상자를 찾으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습니다. 당신의 보석상자는
어디에 있을까요? 우리 사회에 그 보석 상자를 찾는 길을 알려주는 현자는 없을까? 오늘은 그 현자를 찾아 지리산으로 떠나기로 했습니다. 평생을 참선으로 구도생활을 해 오신 분, 지리산 천년고찰 화엄사에 주석하고 계신 선등선원장이신 각초스님을 찾아 내 마음속에 묻혀진 보석상자를 찾는 길을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나는 우리나라 최북단 휴전선이 그어진 임진강을 따나 최남단 지리산 섬진강변으로 가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계속-